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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납업체, 높은 수수료에 결제는 미루고..."
"간납업체, 높은 수수료에 결제는 미루고..."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5.12.0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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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협회, 악덕 간납업체 철폐 앞장...TFT 구성
"합당한 서비스 수수료 공개...정부 현황파악 먼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의료기기산업에 있어 불공정한 유통구조를 만들고 있는 '악덕 간납업체'철폐를 위해 칼을 빼들었다. 간납도매개선 TFT를 만들고 중점 업무로 강력 대응을 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의료기기산업협회에 따르면, 간납업체는 병원이 직접 의료기기를 구매하지 않고, 중간 매개 회사를 통해 유통이 이뤄진다는 의미로 '간접납품업체'의 약자로 사용되고 있다. 의료기기 공급업체의 필요에 따른 업체가 아니라, 병원의 필요에 의한 업체라는 점에서 기존의 대리점과도 구별된다.

간납업체에서 주로 이용 하는 의료기기 품목은 치료재료라 할 수 있다. 치료재료는 보험이 등재된 것으로, 해당 물품 금액의 상한가를 정해두고 상한가 범위 한도안에서 실제 거래한 가격만큼 상환해 주는 '실거래가 상한제'를 적용받고 있다.

간납업체는 이런 실거래가 상한제에서 가격 결정 후에 중간에 유통구조를 만들어 넣으면서 이윤을 챙기고 있다. 의료기기 공급업체에서 계약한 금액보다 적은 금액으로 병원에 납품해 차액을 가져가고 있다. 또 중간 유통을 거쳤기 때문에 공급사에 수수료를 내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기기업체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수수료를 내고도 제대로된 서비스는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가 있다 하더라도 결국 병원에 돌아가게 하는 유통구조이다. 공급업체에게는 단지 세금계산서만을 발행해주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이다.

수수료에 대한 기준이 없는 것도 큰 문제다. 미국에서 활발하게 이뤄지는 GPO의 경우에는 수수료를 1.22~2.25% 수준으로 적용하는데, 이는 법적으로 3%를 초과하지 못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또 공급업체로부터 받은 수수료를 병원에 최소한 1년에 한 번씩 서면으로 공개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간납업체는 일정액의 수수료 인상에 대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공급업체에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는 현실이다.

▲ 의료기기산업협회는 최근 간납도매개선 TFT를 구성하고, 악덕 간납업체 철폐 의지를 피력하고 나섰다.

최근에는 수수료 인상에 대한 여론이 심상치 않자, 의료기관의 창고부족으로 인한 부담을 공급자에게 전가해 수수료 명목으로 요구하고 있다.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 창고를 만들고, 창고에서 병원으로 제품을 이동하는데 드는 물류비용을 업체에 청구하기도 한다.

유통구조상 해당 간납업체를 통하지 않고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공급업체 입장에서는 높은 수수료 등의 요구에도 거부할 수 없는 실정이다.

문제는 또 있다. 일부의 간납업체는 수수료 대신 자신들이 원하는 가격으로 계약하길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계약을 하기 전에 제품 사용을 필요로 하는 환자와 병원과의 관계를 생각해 제품 공급을 먼저 하는 경우가 많은데, 간납업체는 원하는 가격이 제시되지 않으면서 계약을 무기한으로 미루게 된다.

그러다보면 대금 결제는 지연되고, 결국 업체에 피해만 가져다주게 된다. 가격조정과 비급여 품목은 일방적으로 인하 하도록 하면서,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갑과 을의 관계로 강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간납업체에 대한 법적 규정이 없기 때문에, 유통질서를 문란하게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도 처벌하거나 개선할 수 없는 부분도 존재하고 있다.

불공정·규칙도 없어...합당한 서비스 수수료 공개해야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대로된 구매대행업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박재형 의료기기산업협회 간납업체 개선 TFT 위원은 "현재이 간납업체는 구매보다는 계산서 발행만 주로 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며 "미국의 GPO처럼 구매 수요가 있는 업체의 구매력을 모아서 구매대행업체가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협상해 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서비스 중심의 수수료 구조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공급업체와 간납업체는 서비스 중심의 적정 수수료를 표준경쟁계약서와 같은 메뉴얼을 통해서 명확히 해야 한다"며 "계약서에는 어떤 서비스가 이뤄지고, 누가 제공 받는지가 명확하게 제시되고, 그런 서비스에 대한 합당한 수수료를 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한 유통구조 확립을 위해 정부에서 현황 파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영철 의료기기산업협회 간납업체 개선 TFT 부위원장은 "상대적으로 약자인 공급업자에게 강요하는 현재의 실태는 공급업체의 의지를 꺾고 있다"며 "공정하지도 않고 정해진 규칙도 없는 상황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간납업체에 대한 즉각적인 현황 파악을 통해 유통 구조를 개선하고,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할 수 있도록 움직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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