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의료일원화' "내부 공감대부터 형성해야"
갈길 먼 '의료일원화' "내부 공감대부터 형성해야"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5.11.24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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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의학회 23일 의료일원화 첫 토론회...추무진 회장 "논의 중심은 회원과 환자"
장성구 의학회 부회장 "국민 위해 소모전 끝내야"...충분한 의견 수렴 공감대 형성
▲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가 공동주최한 의료일원화 관련 토론회가 23일 의협 회의실에서 열렸다. 추무진 의협회장과 이윤성 의학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정토론과 청중토론이 이어졌다.

남북통일 만큼이나 어렵다는 '의료일원화' 논의가 시작됐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는 23일 의협 회의실에서 '의료일원화 관련 토론회'를 열어 의료계 내부의 의견 수렴과 공감대 형성에 나섰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현재 이원화된 의료체계 하에서 참 많은 문제점들이 양산돼 왔다"며 국민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한의사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 문제를 비롯해 이중 의료비 지출로 인한 국민의료비 낭비·의료인력 과다 배출·소모적인 법적 분쟁 문제를 대표적인 문제점을 손꼽았다.

"진료를 받는 국민의 혼란이 크다"고 지적한 추 회장은 "이렇게 폐단만 초래하는 이원화 체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시점에 도달했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의학과 한방의 의료일원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추 회장은 "의료일원화라는 최종 목표를 설정해놓고, 의계와 한의계 그리고 정부가 함께 방법론을 고민해 나가는 노력을 쏟아야 한다"며 "국민건강을 위한 진정성을 전제로 접점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16개 시도와 의학회·개원의협의회 등 의료계의 의견을 조회한 결과, 의료일원화라는 궁극적인 방향은 대체로 찬성하지만, 세부적인 통합 방식과 시점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한 추 회장은 "오늘 토론회는 서로의 생각을 좀 더 나누고, 통일된 목소리를 내기 위한 첫걸음의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며 의료일원화에 대한 의료계 내부의 공감대 확보와 의견 수렴에 무게를 실었다.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이윤성 대한의학회장은 "의료일원화를 위해 언제, 어떻게, 무슨 일을 할 것인지 앞으로 해 나가야할 많은 일이 있다"면서 "의협이 추진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도와 한 목소리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의료일원화 관련 토론회가 23일 의협에서 열렸다.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이윤성 대한의학회장과 주제발표를 맡은 장성구 의학회 부회장·김봉옥 의협 부회장(왼쪽부터).

장성구 의학회 부회장(경희의대 교수)은 '미래의학과 의료의 기능 그리고 형태적 변화'에 관한 주제발표를 통해 "전세계에서 유일한 비합리적인 굴절된 모습을 다음 세대까지 유산으로 남길 수 없다. 지금과 같은 상황의 지속은 국민·의료계·한의계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언제까지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고 있을 수는 없다는 절박함 속에서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계와 한의계가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는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협의체'에서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제시하고, 또한 듣고 있다"고 언급한 장 부회장은 "오늘 토론회는 협의체에서 논의하고 있는 방안을 회원들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라며 "회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다. 의료계가 의료일원화를 다 반대한다면 못하는 것이다. 다방면의 의견을 취합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봉옥 의협 부회장(충남대학교병원장)은 '의료이원화의 실태와 문제점' 주제발표를 통해 의료일원화 추진과 관련, ▲의대와 한의대 교육과정 통합 ▲의사와 한의사 면허를 통합하되 기존 면허자는 현 면허제도 유지 ▲의료일원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2025년까지 의료일원화 완수 등 기본 원칙(안)을 설명하면서 "의과와 한방의 장점을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할 경우 개인은 물론 국가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지만 현재 상황은 제도의 경직성과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이견으로 적정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당사자와 정부가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대타협을 끌어내는 획기적인 계기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복수면허 활용과 협진을 장려하고 있지만 임상가이드라인을 비롯한 인프라 부족으로 실질적인 협진에 한계가 있고, 국민에게 질적인 보장을 할 수 없어 비용효과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한 김 부회장은 "미세적인 조정과 타협보다는 보건의료 전반의 틀 내에서 의료인력의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하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큰 틀에서의 개혁에 무게를 실었다.

지정토론에 나선 이원철 의학회 부회장은 "의료일원화에 관한 논의는 하루 이틀 만에 합의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원칙을 공유하고, 논의 과정마다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의료계의 많은 단체들이 모여 논의할 수 있는 실무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구민성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정책위원(가톨릭관동의대 학장)은 "의료일원화를 위한 교육과정 통합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의료일원화 통합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 관련 단체가 같이 참여해 충분히 논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왕 경상북도의사회장은 "16개 시도와 시군 회장단 회의에서도 20∼30% 가량이 의료일원화를 할 필요가 있냐는 의견을 내놨고, 대다수가 교육을 중요성을 강조했다"면서 "교육의 일원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의·한 협진처럼 한 공간에서 다른 치료법을 주장하면서 에너지를 낭비할 것"이라고 우려한 뒤 "충분한 교육과정을 거쳐 졸속으로 가거나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만희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사전에 충분한 논의와 설득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반감만 커지고, 협의체가 깨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모처럼 시작한 논의가 어려움에 봉착한다면 의료계와 한의계 모두에게 불행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영대 대한전공의협의회 사무총장 겸 정책이사는 "장기적으로 의료일원화는 필요하지만 정부의 편향적인 정책과 한의계가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의료일원화를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의료일원화 논의가 한의계의 주장을 부각시키는 데 도움이 될 우려가 있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유용상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은 "의료일원화 과정에 감성·문화·민족이 개입돼 왜곡된다면 큰 부작용과 사회갈등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는 한방의 허위 이론을 폐기하고, 한의대 정원을 과감히 줄이거나 모집을 중단해 세계와 통하는 현대의학으로 의료일원화라는 국가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23일 열린 의료일원화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한 청중이 질문을 하고 있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의료일원화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인위적인 통합으로 수명을 연장하면 더 큰 부작용을 부를 것"이라며 "국민에게 한의학의 허구성을 알리도록 공세적으로 나가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추무진 의협회장은 "국민의 건강과 환자의 안전을 가장 우선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밝힌 뒤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의료일원화를 할 것인가를 놓고 많은 토론을 해야 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의견을 취합할 것"이라며 "의료일원화 논의의 시발점"이라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최재욱 의료정책연구소장은 "50년 넘게 의료일원화를 고민하다 실현을 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무수히 많은 불합리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과학적 틀거리 내로 끌어와 투쟁하고, 해결하지 않으면 후배들에게 미안하다는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토론회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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