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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생활습관 개선 '먼저'…약물치료 '신중'

소아생활습관 개선 '먼저'…약물치료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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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1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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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신종감염병 '비만'
의협신문 연중기획-비만병을 치료하자 ⑥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인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남성 37.6%, 여성 25.1%로 나타났다. 비만인은 정상인보다 당뇨병·고지혈증·고혈압·관상동맥질환 등 만성질환에 잘 걸리며, 각종 암과 관절질환의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의료비를 증가시키고,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리는 비만을 '21세기 신종 감염병'으로 규정했다.

국가 차원에서 21세기 신종 감염병인 '비만'을 관리하지 않으면 국민의 건강 수준을 떨어뜨려 인적 자원의 질을 저하시키고, 개인은 물론 국민의료비 증가로 경제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도 2018년부터 식이조절이나 운동 등으로 치료가 어려운 병적 고도비만 환자의 수술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키로 했다.

<의협신문>에서는 비만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효율적인 비만 관리 방법을 알리기 위해 총 11회에 걸쳐 연중기획 <비만병을 치료하자…21세기 신종 감염병 '비만'>을 시작한다.<편집자>

▶소아청소년 비만병 치료-약물처방 중심으로◀

소아청소년 비만의 현황

▲ 김재현 인제의대 교수(일산백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청소년 비만은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소아청소년 비만을 정의하는데 몇 가지 기준이 사용되고 있으나,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체질량지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체질량지수가 한 인구집단에서 같은 성별·연령에 비교해 85~94백분위수이면 과체중, 95백분위수 이상이면 비만으로 정의한다.

최근의 보고에 의하면 20세 미만의 소아청소년 연령에서 비만과 과체중은 2013년에 선진국에서 남자 23.8%, 여자는 22.6%로 보고됐고, 개발도상국에서는 남자에서 12.9%, 여자에서 13.4% 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1980년대에 비해 많이 증가한 수준이며, 최근의 증가폭은 개발도상국에서 더 크다.

우리나라에서 전국적으로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2~18세 소아청소년 연령에서의 비만 유병률은 1997년에 5.8%(남 6.1%·여 5.5%)에서 2005년에는 9.7%(남 11.3%, 여 8.0%)로 1.7배 증가했다.

또한 한국 학생 건강검사 표본조사에 의하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초·중·고등학교 학생의 비만율은 각각 12.3%·12.8%·12.9%로 증가 폭은 감소했으나 증가 추세이다.

소아청소년 비만의 문제점은 성인비만으로 이행할 가능성이 높고, 대사 및 심혈관 질환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또한 이상지질혈증·고혈압·당뇨병·골관절 문제·수면 무호흡증과 더불어 정신·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도 높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의 한 보고에 의하면 비만한 소아청소년이 정상 체중인 경우보다 평생 1만 9000달러의 의료비를 더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개인적으로는 여러 가지 급성 또는 만성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며, 사회적으로는 많은 비용을 발생시키는 질환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소아청소년 연령에서 비만으로 진행했을 때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 비만을 줄이는 것이 위에서 기술한 문제점들을 해결하는데 필요하다.

소아청소년 비만 치료의 핵심은 생활 습관 및 행동 변화에 있다. 즉 여러 전문 분야에 걸친 포괄적인 다면적 접근 방법으로 비만한 소아청소년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비만 치료의 목표이다.

이를 위해 식사 치료·운동 치료·행동 치료 등이 포함되는 생활습관 개선이 일차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으며, 일부에서 약물 치료나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하지만 생활습관개선의 경우 가족의 지지가 부족하거나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이유 등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적 치료는 신체적 성장이 완료된 경우 생활습관 개선이나 약물치료에 실패했고, 체질량지수가 40kg/㎡ 이상이거나, 35~40kg/㎡ 이상이면서 심각한 합병증이 동반됐을 경우 고려해 볼 수 있으나 아직 근거는 부족하다.

소아청소년 비만에서 약물 치료는 반드시 생활습관 개선과 병행돼야 하며, 생활습관 개선 단독으로 체중 증가를 막을 수 없거나, 합병증을 경감시킬 수 없을 때 신중하게 고려돼야 한다. 과체중일 경우 생활습관 개선에도 심각한 합병증에 대한 개선 효과가 없을 경우에만 약물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또 소아청소년 비만의 약물 치료는 비만 치료약제에 대해 경험이 많고, 잠재적인 부작용에 대해서 잘 인지하고 있는 임상의사가 하는 것이 권고 사항이다. 소아청소년 비만에서 약물치료는 생활습관 개선과 수술적 치료의 중간 단계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에 성인에서는 여러 가지 비만 약제들이 국내외적으로 승인을 받아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소아청소년 비만의 치료로 사용할 수 있는 약제는 제한적이다.

일부 약제가 적응증을 획득하기는 했으나, 국내에서 소아청소년비만 치료에 대한 임상 연구 자료는 아직까지는 없으며, 다만 해외의 여러 연구에서 임상적인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비만 약제들 중에서 소아청소년 연령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제들에 대해서 정리해 보고자 한다.

 

올리스타트(Orlistat)

올리스타트는 pancreatic lipase와 공유 결합을 해 pancreatic lipase의 기능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며 이는 경구 섭취한 지질의 분해 및 체내 흡수를 30%까지 감소시켜 체중 감량의 효과를 나타낸다.

10세 이상의 비만한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된 여러 임상 연구에서는 생활습관개선과 함께 올리스타트를 복용했을 경우 체질량지수 및 체중이 감소하고, 일부 연구에서는 지질·혈당·인슐린 저항성에도 좋은 효과가 있음을 보였다.

가장 대규모로 시행된 연구는 539명의 12~16세의 비만한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것인데, 올리스타트 120mg을 하루 3회 복용했을 때 체질량지수가 1년 동안 0.55 kg/㎡ 감소했고, 체중은 0.53kg 증가했다. 반면 위약군은 체질량지수가 동 기간에 0.31kg/㎡ 증가했고, 체중은 3.14kg 증가했다.

올리스타트는 대부분 대사과정을 거치지 않고 대변으로 배설되기 때문에 전신적인 약리 작용은 거의 없다. 하지만 지방흡수 억제로 인한 소화기계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며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도 감소할 수 있다.

소화기계 부작용은 대개 6주 이내 호전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담석증과 같은 합병증도 보고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올리스타트는 12세 이상의 소아청소년에서 처방 가능하다.

메트포민(Metformin)

메트포민은 바이구아나이드계 약제로 2형 당뇨병의 1차 치료약제로 널리 쓰이며 10세 이상에서 처방 가능하다.

메트포민은 간에서의 당 생성 및 장에서의 당의 흡수를 감소시키며, 간·근육 및 지방에서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킨다. 메트포민의 체중 감량의 기전은 명확하지는 않지만 위와 같이 당뇨병에 미치는 효과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널리 알려진 약이기 때문에 다른 비만 치료약제들 보다는 소아청소년 연령에서 임상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된 편이다. 대부분의 연구는 12~15세의 비만한 소아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메트포민 1000~1500mg/일 정도를 투여했으며, 치료 기간은 대개 2~6개월이었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체질량지수 또는 체질량지수의 표준편차 점수가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최근의 메타 분석에 따르면 체질량지수의 변화는 6개월 미만 치료군에서 0.84kg/㎡ 감소, 6개월 치료군에서 1.38kg/㎡ 감소, 6개월 이상 치료군에서 0.79kg/㎡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분석에서는 치료 기간 중 체질량지수가 1.1~1.7kg/㎡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했다. 또 혈당·총콜레스테롤도 감소하는 소견을 보였다. 메트포민은 소화기계 부작용이 가장 흔하며 설사·복통·오심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많게는 20% 까지 보고되고 있으나 대개는 일시적이다. 젖산혈증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도 드물게 보고돼 있다.

기타 약제

현재 성인에서 비만의 치료로 사용되고 있는 약제 중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에게 임상 연구가 실시된 것에는 GLP-1 작용제인 엑세나타이드(Exenatide), 항경련제의 일종인 토피라메이트(Topiramate)가 있다.

엑세나타이드의 경우 3개월 정도의 단기 연구만 보고돼 있으나 체질량지수 및 체중 감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치료 중 오심·두통·구토·복통 등의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다.

토피라메이트의 경우 36개월까지의 장기 치료에 대한 보고도 있으나 체질량지수 및 체중의 감소가 보고됐다. 인지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으로 치료 중 용량 조절을 해야 할 수도 있다.

결론

최근 들어 성인에서 여러 비만 약제가 비만의 치료제로 승인을 받으면서, 비만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에게는 적용은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소아청소년 비만의 치료는 생활습관개선 등을 통한 식이·운동·행동 개선 등이 선행돼야 하지만 생활습관개선으로 비만이 호전되지 않을 때에는 조심스럽게 약물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겠다.

소아청소년 비만의 약물치료로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제한적이며, 이러한 약제들의 비만과 심혈관계 합병증 및 부작용에 대한 장기간 사용성적에 대해서는 아직 보고된 것이 없다.

비만의 약물치료로 인한 단기간의 효과가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될지에 대한 의문이 있고, 실제로 좋은 효과라고 보고된 것이 미래의 당뇨병이나 심혈관계 질환을 얼마나 예방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소아청소년비만의 약물 치료는 비만 치료약제에 대해 경험이 많은 임상의사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추천된다.

증가하고 있는 소아청소년 비만의 치료를 위해서 국내에서도 기존의 약제 뿐만 아니라 새롭게 출시되고 있는 약제로 소아청소년 연령에서 임상연구가 실시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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