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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정책, 복지에서 치료·예방 중심으로 바꿔야"

"건보정책, 복지에서 치료·예방 중심으로 바꿔야"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5.08.14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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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동 경남의사회장, 메르스 정책토론회서 건보정책 결정구조 지적
"표 의식한 건보정책 포퓰리즘·후진적 입원문화가 문제 발생 원인"

▲ 박양동 경상남도의사회장
"또다른 메르스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정책 결정구조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의 '복지중심' 결정구조를 민간이 주도하는 '치료중심', 정부가 주도하는 '예방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박양동 경상남도의사회장은 13일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주최한 '메르스 종식선언 이후 대응과제'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회장은 "건강보험 결정이 복지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밥값·약값·중복진료에 너무 많은 재정이 들어간다"며 "표를 의식한 건보정책의 포퓰리즘이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는 감염병 등 재정은 많이 들어가지만 빛이 나지 않는 곳에 재정을 투자하지 않고 민간은 이익이 창출되지 않아 투자하지 않는다"며 "큰 틀을 바꿔야 재난의료의 위기대응체계를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료 시스템 개혁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현재 시스템에서 대형병원, 이른바 빅5가 전체 건보급여의 20%를 가져간다. 부모가 암에 걸렸을 때 빅5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잘 모셨다고 생각하는 문화의 문제"라며 "대형병원 응급실에는 대기하는 환자로 북새통이다. 병실을 늘리고 응급실을 늘린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대학병원 교수가 하루에 환자 150명, 일주일에 20건 이상의 수술을 하는 나라는 없다.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지방 국립대병원을 강화해야 한다. 이름을 하나로 바꾸고 교수들을 순환보직으로 바꾼다면 지방병원이 강화되며 환자 쏠림 현상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 환자가 리퍼시스템을 따르지 않을 경우 돈을 더 지불하거나 보험적용이 안 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 박종훈 고려의대 교수

이날 발제를 맡은 박종훈 고려의대 교수(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는 입원 문화에 대해 지적했다.

박 교수는 "한국을 의료선진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의료문화가 후진국 수준이기 때문"이라며 "질병관리본부가 제 역할을 하고 방역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었다 하더라도 메르스가 쉽게 잡히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메르스를 치료하던 의료진 감염은 어쩔 수 없지만 바이러스와 무관한 병으로 입원한 환자가 가족들이 감염됐다"며 "이는 한국에서 너무나 자연스러운 다인실구조와 가족간병 시스템에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주말에 회진을 돌면 6인실에 30명이 들어차 있다. 지방에서 올라온 가족 친지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감염환자가 발생했을 때 전국으로 퍼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심지어 누가 문병을 하고 갔는지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감염병은 이제 더이상 특정 지역·국가의 문제가 아니다. 제2, 제3의 메르스가 일어나는 것을 막아야 하지만 언제 그런일이 생겼냐는 듯 잊혀지고 있다. 과연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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