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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한테 폭행당한 동두천 의사 "참담할 뿐"

환자한테 폭행당한 동두천 의사 "참담할 뿐"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5.07.22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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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평소에도 욕설·조롱 다반사...자괴감"
해당 병원 응급실 폐쇄 "의사 폭행은 결국 국민 피해"

▲ 사건 당시 CCTV 화면
의료기관 내 의료인 폭행 범죄가 해마다 늘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대책은 마련되지 않는 형국이다. 이 가운데 지난달 25일 동두천 소재 A 병원에서 또다시 발생한 의료인 폭행사건은 의료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폭행은 CT 촬영을 마치고 응급실로 돌아오는 엘레베이터 안에서 자행됐다. 당시 술에 취해있던 환자는 응급실 전담의사인 B 씨의 가슴을 팔꿈치로 수차례 가격하며 밀치고 손으로 의사의 얼굴을 구타했다.

B 의사는 눈 부위에 상처를 입고, 정신적 충격으로 치료를 받다가 병원에 사표를 제출했다. 

이번 사건이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행위를 하는 의사에게 벌어졌음에도 검찰은 가해자를 단순상해죄로 간주했다. 가해자는 벌금 300만원 약식기소 처분을 받은게 전부다.

<의협신문>은 20일 정신적 충격으로 언론과의 접촉을 극도로 꺼리고 있는 B 의사를 어렵게 설득해 인터뷰를 진행했다<인터뷰 전문 기사 하단 박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CCTV 영상에 나오는 대로다. 욕설과 함께 경부·흉부·우측 하지 쪽을 수차례 가격 했다. 폭행을 당한 후 엘리베이터에서 나가자 환자가 따라와 안면부를 폭행했다"고 설명했다.

병원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심경도 밝혔다. B 의사는 "폭행을 당한 후 휴직을 신청하고 요양했다. 그런데 주취자 진료에 대한 회의감과 가족들의 심한 반대로 더는 진료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사직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 같은 사건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시스템적인 문제임을 알기 때문에 사직 후 현재도 여전히 불편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 사건 당시 CCTV 화면

검찰 처분에 대한 입장도 전했다. B 의사는 "병원 내였지만 진료실 밖이었다는 이유로 일반폭행 사건으로 취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폭행이 발생한 물리적 공간, 즉 진료실이냐 아니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환자 진료의 연속선상에 있던 과정에서 의사에 대한 폭행이 가해졌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기관 내 폭언과 폭행은 그 자체가 응급실내 환자들의 치료에 차질을 줄뿐 아니라, 특히 의료인 폭행으로 인한 진료 공백은 다른 환자들에게 결정적인 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현행법상 의료진이 진료를 거부할 수 없다면, 반대로 의료진을 보호하는 법 또한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아주 당연한 것임에도 이런 법 조차 아직 없다는 사실이 기분을 참담하게 한다"고 한숨 지었다. 

이 사건 이후 동두천 지역에서 유일하게 응급실을 운영하던 해당 병원은 당국에 응급실 폐쇄를 신청했다. 폐쇄 신청이 받아들여 지면 동두천 지역에서 응급실을 운영하는 병원은 한 곳도 남지 않게 된다.

A 병원 응급실장인 응급구조사 C 씨는 "주취자의 만행과 정부가 의료진 보호장치를 만들어 놓지 않은 것이 주민들로부터 응급실을 앗아갔다"며 "약식기소에 그친 것은 너무 부당하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병원에서 의료진을 폭행해도 되는가"라고 한탄했다.

또한 "원내에서 이뤄진 응급진료 상황이기 때문에 단순히 진료실이 아니라고 해서 단순폭행으로 보면 안된다. 의료인이 환자를 대동해 이동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것 또한 응급의료 중이라고 봐야 한다"며 "의료인폭행방지법도 반드시 통과돼야 하지만 현재 있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만이라도 잘 지켜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 사건 당시 CCTV 화면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6월 1일 진료 중인 의료인과 환자를 폭행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도록 한 의료법 개정안, 이른바 '의료인 폭행방지법'을 통과시켰다.

3년간 계류중이던 법안이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자 의료계는 본회의 조속한 통과를 기대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는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법안의 통과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두천 의료인 폭행 사건 당사자 A 의사 인터뷰 전문>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히 듣고 싶다.

- 여느때처럼 진료실에 앉아 진료를 보는 중에 응급실 직원(EMT)에게 만취 상태의 머리를 다친 환자가 응급실에 왔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와 함께 환자를 이송한 여성 119 대원이 이송 중 자신에게 말을 저질스럽게 했으니 조심하라는 당부도 했다는 내용도 보고받았다.

응급실로 이동해 직접보니 환자는 머리에 피를 흘리며 고성을 지르고 있었다. 환자의 병력과 몸상태를 확인하고 뇌출혈가능성 및 두피열상으로 인한 뇌 CT와 봉합을 시행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설명을 듣고 환자는 반말로 응대하며 "너는 누구냐. 난 아무검사도 안하겠다. 머리에 피만 멈추게 해달라"며 응급처치를 거부했다. 사실 주취자들의 고성 및 폭언·막말 등은 자주 있는 일이라 평소처럼 환자를 설득하고 보호자 연락을 시도했다. 보호자는 연락이 닿지 않았지만 수분에 걸친 환자 설득으로 CT 검사와 봉합에 동의했다. 직원들에게 2층 CT 실로 이송해 검사를 진행 할 것을 말하고 진료실로 다시 돌아왔다.

얼마 후 직원이 다시 진료실에 들어와 환자가 CT 실에서 검사를 거부해 어쩔 수 없이 다시 내려왔다고 전했다. 나는 재차 응급실로 건너가 환자에게 CT 검사 필요성을 설명했으나 환자는 계속되는 고성과 막말로 모든 검사 및 치료를 거부하고 머리에 붕대만 감고 퇴원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에 뇌출혈로 인한 사망가능성을 강력히 경고했고 퇴원을 원한다면 자의퇴원동의서 작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자는 처음에는 동의할 듯 하더니 치료거부로 인한 모든 법적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구절에서 자신은 동의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환자는 검사도 받지 않겠고 동의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계속 고수했다. 이에 직원 2명이 계속된 설득 작업을 벌였고 수분 후 환자는 CT 검사를 받겠다고 동의했다.

환자가 만취상태에서 고성 및 폭언을 하는 과정을 본 상태라 모두 20대 여성직원이었던 직원을 보호하고 원활한 검사를 진행하기 위해 직접 올라가서 검사를 진행하려 했다. 이런 경우는 이 병원에 근무하면서 처음이었다. 그만큼 환자가 공격적인 상태였다.

이동식 침대를 끌고 2층 CT실에 올라가 검사를 진행하는 동안 환자는 계속해서 말을 듣지 않았지만 끈질기게 설득해 검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그런데 검사 후 CT실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로 가는 중 환자는 침대에서 일어나려는 시도를 한 차례 했고 나는 환자에게 낙상으로 인한 외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환자가 이동 중인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제지 했다.

CCTV에 나타나 듯 엘리베이터 탑승 후에도 환자는 다시 일어나려는 시도를 한 차례 했고 나는 다시 일어나지 못하게 제지하려 했다. 환자는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하려는 손을 뿌리치고 "네가 뭔데 내가 일어서려는 걸 자꾸 못하게 하느냐"며 화를 냈고 나는 두부 외상 및 음주 상태이기에 침대에 누운채로 검사 이동이 필요하고 이동 중인 침대에서 일어나게 되면 낙상의 위험이 있기에 이를 제지했다는 설명을 재차 했다.

이 후 내용은 CCTV에 보이는 대로다. 욕설과 함께 경부·흉부·우측 하지 쪽을 수차례 타격 했고, 폭행을 당한 후 엘리베이터에서 자리를 피하려고 나가는 나를 따라와 안면부에 폭행을 한 차례 더 했다.

이로 인해 좌측 안구 결막하 출혈 및 뇌진탕와 경부 및 전 흉부, 양측하지 타박상으로 3주 진단을 받았다.  

▲사건 이후 병원을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와 지금의 심경을 말해달라.

-  동두천 지역 병원에서 일하면서 주취자들로 인한 진료의 어려움 겪은 경우가 종종 있었다. 대부분의 경우 만취상태로 내원해 고성방가와 욕설을 하는 것뿐 아니라 꼭 진료에도 응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설득하는 의료진을 조롱하는 듯한 경우가 있어 육체적 및 신체적으로 많이 힘이 들었다.

이번 사건으로 안와 부종 및 안저 출혈등이 생겨 휴직 후 요양했으나 주취자 진료에 대한 회의감과 가족들의 심한 반대로 더는 진료하기 힘들다는 생각에 결국 사직했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에피소드가 아니라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시스템적인 문제임을 알기 때문에 사직 후 현재도 여전히 불편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다. 

▲이전에도 근무하면서 직·간접적인 폭행을 경험하거나 접한 경우가 있었나.

- 공중보건의로 근무 중 보건소 내에서 초진 진료시 약을 장기처방해주지 않는다며 환자에게 폭행당한 적이 있었다. 다행히 당시에도 CCTV로 인한 영상증거가 확보돼 사건을 처리할 수 있었다.

사실 사건처리 되지 않은 일까지 포함하면 더 많은 경우가 있었고 이는 비단 나뿐 아니라 다른 의료인들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번 일이 언론에 알려졌을 뿐 진료시 의료인을 폭행하는 문제는 상당히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인이 폭행당한 사건임에도 검찰은 단순 폭행사건으로 간주해 약식기소에 그쳤다. 어떻게 생각하나?

- 병원 내였지만 진료실 밖이었다는 이유로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중요한 것은 진료실 안팎이냐가 아니고 환자가 진료를 시작해서 알맞은 검사와 치료가 끝났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다.

그리고 의료기관은 다른 곳과는 다르게 환자가 비협조적이고 주취자 등이 난동을 부린다 해도 진료를 거부할 수 없는 특성이 있다. 늦은 시간 만취 후 쓰러져 경찰이나 응급구조대를 통해 병원으로 오는 환자들이 욕설과 폭행으로 본인의 진료를 포함한 타인의 진료에까지 차질을 줄 경우에도 의료진으로서는 해결 할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의료기관 내 폭언과 폭행은 그 자체가 응급실내 환자들의 치료에 차질을 줄뿐 아니라, 특히 의료인 폭행으로 인한 진료 공백은 다른 환자들에게 결정적인 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현재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인을 폭행하는 등 진료를 방해하는 행위를 가중 처벌하는 이른바 '의료인폭행방지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법안 입법 필요성에 대해 많은 의료인들이 공감하고 있다. 실제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로서 어떻게 보는가.

- 폭언과 폭행을 행사하는 환자를 진료하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구나 의료인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위험과 맞닥뜨리는 것을 피하고 싶은 본능이 있다. 그러나 그런 환자들도 적절한 치료는 필요하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 진료를 거부하지 못하는 법이 있다.

위험을 피하지 못하고 진료에 임하게 하는 법이 있다면, 응당 모든 진료에 대한 의료진의 보호를 보장하는 법 또한 있어야 한다.

사실 이건 아주 당연한 조치다. 이런 법 조차 아직 없었다는 사실이 기분을 참담하게 한다. 

▲사건이 발생한 병원은 지역 내에서 유일하게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응급실 폐쇄를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문제는 지역주민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의료인 폭행에 대해 지역주민이나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 주변 지인분들을 포함한 대부분이 사실 응급실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잘 모른다. 사실 대부분은 응급실 이용을 한적이 없거나 대형병원 급 응급실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중소 병원급에서 응급진료를 하는 경우가 더 많고 여기서 벌어지는 일들은 대형병원급의 그것들과는 많이 다르다.

지역 병원급의 응급실은 대부분 인력 및 시설 부족이라는 열악한 환경 속에 있고 환자와 보호자들의 불만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모든 응급실은 부족한 환경 내에서 조금이라도 더 효율적인 응급진료를 위해 선착순이 아닌 '응급중증도'에 따른 진료순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 병원은 중증환자 발생 시 다른 환자의 대기시간이 대형병원보다 더 길어 질 수 있으니 "먼저 왔는데 왜 나부터 안 봐주냐"는 환자, 보호자들이 많다. 이용 환자들이 이를 알고 좀 더 이해해 줬으면 한다.

그리고 대형병원처럼 모든 진료과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차 진료 후 전원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 때도 마찰이 상당하다. 응급진료 체계 상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위해 상급병원 전원은 꼭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에 이점 또한 이해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마지막으로 상습적으로 음주 후 만취한 상태에서 오시는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응급실에서 일하며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주취자였다. 만취상태가 되면 어떤 말도 통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통제가 불가능하다.

음주를 못하게 하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현실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주폭 단속 강화 및 순찰 강화 등의 조치는 응급실 내에서 아무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응급실에 주취자를 데리고 나가는 것이 바로 경찰들이나 응급구조사들이기 때문입니다.

응급실 내에서 실질적으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응급의료에 관한 확실한 법 제정이 없는 한 아마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은 계속 벌어질 것이고, 이것은 지역병원 응급실의 폐쇄로 이어 질 것이다. 부디 이점을 병원 이용자들이 알아주시고 관심을 계속 가져 줬으면 한다. 

▲향후 계획은?

-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 우선은 쉬면서 마음을 추스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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