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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병원 '주홍글씨'..."중소병원들 존폐 기로"

메르스병원 '주홍글씨'..."중소병원들 존폐 기로"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5.06.2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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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반토막...정부 지원책 내놓고 있지만 현장선 체감 못해
중소병원협회 "직원 인건비 바닥...건강보험 진료비 선지급 후정산"

▲ 24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의료계 대표자 메르스 간담회에 앞서 홍정용 중병협 회장(가운데)은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왼쪽)에게 중소병원들이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메르스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성범 용인 다보스병원장.
 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거쳐갔거나 치료하고 있는 병원들이 '메르스병원'이라는 낙인이 찍혀 환자수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메르스환자가 경유했거나 발생한 병원은  '메르스병원'이라는 주홍글씨를 받으면서 환자가 진료를 꺼려하고 있다.

A병원장은 "'A병원에서 메르스환자가 발생했다. 가지 말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외래환자가 반토막이 났다"면서 "안심병원을 운영하고, 정문을 통제하느라 인력을 더 투입해야 하지만 잘못된 소문에 환자가 진료하러 오지 않아 하루매출이 1/3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B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 B병원장은 "이번 달 월급을 어떻게 줄 수 있을지 막막하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B병원장은 "더 가슴아픈 것은 병원에 다니는 직원의 자녀에게 학교에서 등교하지 말라는 문자를 보내온 것"이라며 "아이는 물론 부모의 마음에 큰 상처를 줬다"고 말했다.

메르스 감염관리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고용노동부는 병원 협력업체 직원들의 메르스 관리여부를 검열한다며 많은 자료를 요구, 피로에 지친 병원 직원들에게 일감을 더 얹어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홍정용 대한중소병원협회장은 26일 "환자의 급감으로 병원 의료수입은 곤두박질 친 상태인데다 감염방지를 위한 손소독제나 마스크 등 위생용품 지출이 급증하면서 중소병원의 경영수지가 참담한 실정에 직면했다"면서 "정부는 병의원을 위한 지원책을 대대적으로 언론에 발표하고 있으나, 건강보험 급여비에 의존하고 있는 대다수의 중소병원은 당장 직원 인건비 조차 지급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메르스 환자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중소병원들도 환자들이 발길을 줄이면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홍 회장은 "메르스 환자 확진이나 경유병원으로 공개된 병원은 물론이고, 전혀 영향이 없는 병원까지도 환자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있는 상태"라며 "건강검진은  무기한 연기되고, 필요한 검사마저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조차도 병원 방문을 꺼리는 상황"이라고 밝힌 홍 회장은 "전국 각지에서 지역거점병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중소병원의 경우 비급여 비중이 적고, 건강보험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아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했다.

홍 회장은 "자금 조달에 한계를 드러낸 중소병원들의 현실을 고려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는 건강보험 청구금액이라도 전년 수준으로 먼저 지급한 후 메르스 사태가 진정됐을 때 추후 분할 정산하도록 함으로써 인건비라도 지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병협은 긴급 운영자금 대출 규모를 확대하고, 대출 금리도 1%대로 인하해야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법인병원에 대해서도 금융대출 특례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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