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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뽀| ④ 메르스 보다 더 무서운 낙인, 유언비어...

|현장르뽀| ④ 메르스 보다 더 무서운 낙인, 유언비어...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5.06.24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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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무진 회장, 김포시 경유병원 방문해 의료진 고충들어
자녀 등교 막고 아파트 방송까지..."정신적 피해 심각"

|현장르뽀| 메르스 격전의 현장을 가다 

5월 20일 첫 환자를 시작으로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환자와 가족은 물론 의료계에도 큰 고통과 상처를 남기고 있다. 일선 의료인들은 감염의 위험에 노출된 채 사명감 하나로 메르스 사선(死線)을 지키고 있다. 확진 환자가 발생하거나 경유한 의료기관들은 줄줄이 폐쇄되고 있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은 당장 직원 월급을 걱정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있다. 의료인 자녀의 등교를 거부하는 일부 학교의 비교육적 처사는 지칠대로 지친 의료인들의 가슴을 멍들게 한다.

의협신문은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과 함께 메르스로 인해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입은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의 현장을 찾았다. '메르스 의원'들이 처한 현실과 문제점, 고충과 대안을 들어봤다.

① 메르스 환자 14명 발생한 평택병원 직접 가보니...
② 다시 문 열었지만...메르스 병원 후유증 '심각'
③"메르스 감염관리, 우리가 모범"...전라북도 의사회

④메르스 보다 더 무서운 낙인, 유언비어

▲ 추무진 의협 회장이 격리가 해제된 K시의 한 의원을 방문해 고충을 듣고 있다. ⓒ의협신문 최원석

※당사자의 요청에 따라 의원 및 원장 이름을 익명 처리했습니다.

"동사무소에서 알려드립니다. 000동 000호에 거주민이 메르스 병원인 00의원 간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주민들께서는 주의 바랍니다."

김포시에 위치한 한 아파트단지에서 울린 방송 내용이다. 메르스를 맞서고 있는 의료진을 멀리서는 격려하지만 가까이 있으면 기피대상으로 여기는 현실이 여실히 드러나있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23일 메르스 확진환자가 증상이 나타나기 전 방문했던 김포지역의 두 의원급 의료기관을 찾아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들 의원장들은 가족 중에 경유병원 의료진이 있다는 이유로 외면받는 현실에 대해 지적했다.

A의원장은 "거주지가 병원에서 멀리있는 곳이고 자녀들이 이미 대학생이라 우리 가족들의 피해는 적었다"면서도 "하지만 병원 직원 대부분이 이 지역에 살고 있고 자녀들이 동네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에서 직원 자녀들이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질병관리본부에 문의했다"며 "질본은 학교에 보내도 된다고 답했다. 자가격리자의 자녀는 격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환자가 발열이나 폐렴증세가 있기 전에 병원에 내원했지만 만약을 대비해 병원 직원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갔던 것인데 이로 인해 가족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며 "그렇다면 논란의 재건축 설명회에 방문했던 1500여명의 자녀들도 학교나 외부활동을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인가"라고 가족들이 감당하고 있는 이른바 '왕따' 피해에 분개했다.

이어 "자가격리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보지만 이와 함께 자가격리자가 격리된 상황에 대한 설명도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왼쪽부터)추무진 의협 회장·유석진 김포시의사회장·유영록 김포시장·조재형 김포시보건소장·신경란 보건행정과장이 주민들에 안심하고 의료기관을 이용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의협신문 최원석

이에 대해 조재형 김포시보건소장은 "질본과 교육부의 지침이 달라 발생하는 문제다. 질본에서는 자가격리자의 가족에 대한 위험성이 없다고 보지만 교육부는 아니기 때문"이라며 "주민들에 이 상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확진환자가 지나쳐간 B의원장의 상황도 비슷했다.

B원장은 "해당 환자는 비뇨기계 질환이 있어 방문했던 것이다. 발열·폐렴 등 아무런 증상이 없는 환자였다"며 "의심증상 발현 전에는 전염성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질본 방침에 따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슬하에 중학교 2학년·초등학교 6학년의 두 자녀를 두고 있다. 두 자녀를 격리기간 동안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학교 교감선생님의 연락이 오기도 했다"며 "아이들이 집앞 놀이터에도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동네에서 도는 소문이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을 들은 유영록 김포시장은 "메르스 사태에 있어 종식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주민들에 공포심을 가지게 하는 유언비어들이 돌고 있다"며 "휴업으로 인한 병의원의 경제적 피해와 함께 정신적 피해에 대해서도 해결할 방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포시는 홈페이지에 두 의료기관 재개원 소식과 함께 '보건소에서는 건물 내부와 외부에 소독 조치 했고 그 동안 해당 의료기관과 관련해 자가격리 되셨던 분들은 자가격리 해제되어 아무 이상없이 정상임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추무진 회장은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의료진 가족에 대한 외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어린 자녀들이 겪는 고통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의협은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복지부 정신상담센터와 MOU를 맺고 자가격리자들과 가족의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지역 주민들이 메르스 그 자체와 함께 자가격리자에 대한 오해가 불러온 문제라고 본다"며 "유언비어로 인해 정신적으로 피해입는 의료진 가족들을 위해 주민들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영유해도 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믿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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