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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금연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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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5.06.2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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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쉬운 금연치료 따라잡기 ②
니코틴 의존의 생물학적 이해와 평가

니코틴 의존은 흡연자 스스로의 의지만으로는 벗어나기 어려운 뇌의 생리적 변화에 기인한다. 이런 생물학적인 원인에 대한 이해없이 흡연자 개인의 의지만으로 금연을 시도하고자 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매우 크다. 이에 효과적인 금연을 위한 니코틴 의존의 생물학적 이해와 평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니코틴의 흡수와 니코틴 수용체

▲ 김대진(가톨릭의대 교수 정신과)

니코틴은 흡연 시 중독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물질로 흡입시 구강과 폐·위장관 등을 통해 혈액으로 흡수되고 10~20초 이내에 혈액 뇌 장벽을 통과해 뇌에 도달한다. 니코틴 반감기는 2시간 정도로 니코틴 체내 농도가 떨어질 때, 흡연자는 금단 증상을 느끼기 시작한다.

니코틴성 아세틸콜린 수용체는 하부구조에 따라 여러 아형으로 구분된다. 그 중 뇌에는 'α4β2' 및 'α7' 니코틴 수용체가 존재하는데, 흡입된 니코틴에 의해 중독증상이 유발되는 것은 뇌 안의 보상회로를 자극하는 α4β2 니코틴 수용체가 매개하는 신호전달 때문이다. 니코틴이 α4β2 니코틴 수용체와 결합하면 Na+ 및 K+ 의 투과성 변화를 통해 세포 흥분을 일으킨다.

니코틴에 대한 뇌의 반응 및 관련 신경 전달 물질

흡연으로 인해 α4β2 니코틴 수용체에 니코틴이 결합하면 복측피갑개(ventral tegmental area)에서 미상핵(caudate nucleus)으로 이어지는 도파민 회로의 활성이 자극되는데 이 회로는 보상작용과 만족감 등과 관련된다.

니코틴은 주로 보상회로를 통해 도파민을 분비해 쾌락을 유도하고 식욕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니코틴은 도파민계 이외에 노르에피네프린계 작용을 통해 각성 및 식욕 감소를 매개하고 아세틸콜린계에 작용하여 인지기능 향상에 관여하며 글루타메이트계에 작용해 학습과 기억력에 영향을 주고 세로토닌계에 작용해 기분의 변화 및 식욕에 영향을 준다.

또한 엔드로핀이나 가바를 통한 긴장과 불안의 감소에도 관련된다.

치매 치료제들은 대부분 α7 니코틴 수용체에 작용해 각성이나 학습과 같은 인지기능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데 만성적인 흡연자는 이미 뒤에 언급할 내성이 발생한 상태로 니코틴 흡입을 통한 인지기능 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니코틴에 대한 갈망

니코틴에 대한 갈망은 긍정적 강화 및 부정적 강화를 통해 반복된다. 긍정적 강화란 니코틴 흡입이 일종의 쾌감으로 뇌에 작용하는 보상 즉, 흡연으로 야기되는 좋은 느낌으로 작용하는 것을 의미 한다. 보상에 길들여진 흡연자의 뇌는 반복적인 흡연을 유도한다.

부정적 강화란 흡연자에게 일정 시간마다 뒤에 언급할 금단 증상을 겪도록 뇌를 변화시켜 결국 흡연자가 니코틴 부족으로 인한 불편감을 해결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흡연하는 것을 의미 한다.

니코틴에 대한 내성

▲ 박민현(가톨릭의대 교수 정신과)

흡연이 장기간 지속되면 그림에서와 같이 뇌의 각 영역에서 니코틴 수용체의 양이 증가하기 시작한다. (그림. 흡연에 따른 니코틴 수용체의 변화 (좌-비흡연자, 우-흡연자)연구에 따르면 그 수는 자연적인 상태보다 약 3배 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하지만 니코틴 수용체의 양은 늘어나는 반면 그 민감도는 역으로 감소해 니코틴 공급이 증가해도 증가된 니코틴 요구도를 만족시킬 수는 없게 된다.

즉, 흡연이 지속될수록 흡연자는 계속 부족감을 느끼고 니코틴을 원하는 만큼 보충하기 위해 점점 더 흡연량이 증가된다. 이런 과정이 니코틴 내성이다. 흡연을 시작할 때, 수면을 취하는 동안 내성이 감소한 이후에 피우는 아침 첫 담배에서 업무 수행 능력의 향상, 기분의 고양감 등이 느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흡연자들이 아침 첫 담배를 가장 즐겨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니코틴 금단

니코틴의 반감기는 약 2시간 정도이다. 이런 빠른 대사 및 배설 속도로 인해 금단 증상 또한 신속하게 발생한다. 니코틴 금단 증상으로 불안과 짜증·집중력저하·초조함·안절부절함·우울감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틀 이상 금연한 흡연자의 절반 가량이 금단의 진단기준을 만족시킨다.

금단 증상은 금연 24시간 이내에 시작되며 금연 2~3일 후에 최고조에 달한 후 대개 2~3주 지속되며 1개월 이상 지속 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 흡연에 따른 니코틴 수용체의 변화 (좌-비흡연자, 우-흡연자)

니코틴 의존의 평가

미국 정신 의학회 에서 2013년 발행한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편람 제5판(DSM-5) 에 따르면 흡연과 관련된 정신장애는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물질관련 및 중독 장애 (substance-related addicitve disorders) ▲담배 관련 장애(tobacco-related disorders) ▲담배 사용 장애 (tobacco use disorder ) ▲담배금단 (tobacco withdrawal) ▲기타 담배 관련 장애 (other tobacco-related disorder) ▲상세 불명의 담배 관련 장애 (unspecified tobacco-related disorder)

▶담배 금단의 진단기준 (DSM-5)
A. 적어도 수 주간 매일 담배 사용
B. 담배 사용의 갑작스러운 중단이나 양을 줄였을 때 다음 증상 중 4개 이상이 24시간 이내에 나타난다(1짜증·욕구불만·분노 2불안 3집중하기 어려움 4식욕 증가 5안절부절 6우울감 7불면).
C. 위의 증상들이 사회적·직업적 혹은 중요한 기능상의 지장을 가져옴
D. 위의 증상들이 다른 내과적인 상태에 기인하거나 다른 질환으로 더 잘 설명되지 않음(예: 다른 물질의 중독이나 금단)

▶흡연력 평가
담배의 종류·상품명·흡연량·흡연 기간·흡연 형태(상황·장소·시간·속도), 금연 경력 및 태도(금연 시도 및 실제 금연 횟수·금연 방법·금연시의 금단 증상·금연 후 체중 변화 및 이에 대한 태도·금연 상황 및 금연 관련 신체 질환·주변의 금연 압력·금연에 따른 걱정 등), 진단기준에 따른 평가 등이 포함된다<표>.

니코틴 및 일산화 탄소 농도 측정

니코틴 혈중 농도 및 니코틴의 대사 산물인 코티닌을 혈액이나 소변에서 측정할 수 있다. 코티닌 측정을 통해 1주일 전 흡연 여부를 알 수 있고 하루에 노출된 니코틴의 총량을 알 수 있어서 니코틴 금단과 관련된 정량적 정보를 얻는데 좀 더 유용하게 사용된다.

폐포 내 일산화 탄소 측정은 1회의 호흡으로 측정 가능하며 12시간 내의 흡연을 탐지 할 수 있으며 비용이 저렴하고 치료 현장에서 피드백을 주는데 유용하다.

▶동반 정신 질환에 대한 평가
니코틴 의존은 다른 물질 사용 장애 및 우울증 등 다른 동반 정신질환과 공존하는 경우가 많으며 대다수 주요 정신장애 환자의 흡연율이 일반인 보다 크다.

현재의 정신질환 뿐 아니라 과거의 정신질환 병력 모두 포함해 파악하고 평가하는 것이 도움된다. 동반 정신질환이 있는 경우 금연 성공을 어렵게 만들며 금연을 했더라도 재발 위험도를 높인다.

의존은 뇌의 생리적 변화에 따른 결과이므로 니코틴 의존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 및 객관적인 평가는 효과적인 금연에 있어 필수적인 기본요소로서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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