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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사태 장기화...지쳐가는 일선 공보의

메르스사태 장기화...지쳐가는 일선 공보의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5.06.18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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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동원 대공협 회장, 메르스 대응 공보의 고충 전해
"2001년 임시방편 공보의 역학조사관...15년째 그대로"

"앳된 공보의 후배들이었다. 우리 병원에 확진환자가 경유했다는 말에 당황했지만 피곤한 모습이 역력한 역학조사관의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희생하고 있는 그들에게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곧바로 병원 휴업하고 모든 직원이 격리될 수 있도록 협조했다"
메르스 확진환자의 경유병원인 경기도 평택 A의원을 운영하던 김 원장은 자신의 병원을 조사하러 온 역학조사관을 이같이 묘사했다. 
이어 "역학조사관은 4명이었다. 이들 모두는 경유병원임을 알면서도 마스크만 착용한 상태였다. 병원을 방문한 환자들이 놀랄까 모든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빠른 해결을 기대했지만 정부의 긍정적 전망들은 빗나가고 말았다. 의료진 또한 메르스 사태가 길어지며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특히 공중보건의 등 젊은 의사들의 고충은 심각한 상태다. 

16일 백동원 대한공보의협의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공보의들은 최전선에서 메르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충분한 교육과 역할에 대한 분배없이 전장으로 뛰어들게 하고 있다"며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모두가 지쳐가고 있다"고 밝혔다.

공보의 업무에 대해 그는 "보건소 근무 공보의들은 의심환자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만큼 검체를 채취해 넘기고 자택에 격리된 의심환자를 관리하는 일을 한다"며 "보건소 앞에 설치된 컨테이너박스에서 검체를 채취하고 더운 날씨에도 보호장구를 모두 착용하고 자택 격리자들을 방문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6월 5일 평택보건소로 차출된 공보의들은 12일 담당 지역으로 복귀했다"며 "이들 또한 정부의 두서없는 업무분장, 고민없는 팀 구성, 구체적 활용 방안 부재로 고충이 더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백 회장은 역학조사관 공보의들의 고충을 강조했다.

그는 "역학조사관 역할을 공보의가 하게 된 것은 2001년부터다. 당시 전문 역학조사관이 부족해 공보의가 임시로 역할을 대신했다. 하지만 15년이 지난 지금 역학조사관 34명 중 32명이 공보의"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보의의 재직 기간은 3년이다. 그런데 역학조사관을 교육하는 데 2년이 걸린다. 1년차에 들어가자 마자 교육을 시작해도 제대로 된 역학조사관으로 활동하는 기간은 1년에 불과하다"며 "현재 역학조사관 중 3년차 공보의는 6명에 불과하다. 공보의가 역학조사관 역할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역학조사관에 대한 보상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역학조사관들은 숙식을 자비로 해결하고 있다. 집이 근처에 있더라도 메르스 바이러스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만큼 행여 가족들의 감염을 우려해 들어가지 못한다"며 "질병관리본부에서 추후 영수증 정산을 약속했지만 1인당 하루에 7∼8만원이 소요되고 있는데 30명이 한달 가까이 역할을 수행 중이다. 예산이 따로 편성된 것도 아닌데 이 액수를 질본에서 어떻게 감당할 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보의들이 추가수당이나 활동비를 못 받는 사례는 너무 많다. 대공협 차원에서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백 회장은 역학조사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역학조사관이 경유 병원을 조사하러 가면 이들은 조사관으로서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감염환자 한명당 조사할 역학적 요소가 산적한데 병원의 각종 민원과 환자들의 상담까지 처리하고 있다. 행정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함께 가서 이 같은 민원을 해소하고 역학조사관은 조사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16일 브리핑을 통해 역학조사관 90명을 충원했다고 밝혔다. 이는 의사·간호사·보건학 전공자 등 민간 인력으로 구성됐다.

이에 대해 그는 "16일 대구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기존의 역학조사관들이 모두 대구로 내려갔다. 민간역학조사팀이 활동을 해 역할이 분담되면 조금이나마 사정이 나아지겠지만 아직까지는 구성이나 활동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민간조사관에 대한 교육까지 진행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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