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 "사스 때 WHO도 중의학 권고...메르스 병행치료" 주장
과학중심의학연구원 "WHO 권고 없었고, 중의학도 미포함"
최근 대한한의사협회는 "사스의 경우처럼 메르스도 WHO의 권고처럼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병행치료가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며 "한의약 병행치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WHO가 공식적으로 '공공보건관리 상황시 한의학 치료 병행을 권고한다'는 내용이 전혀 없다. 보고서는 국제 전문가회의 검토(결과)를 기록한 것이지 WHO가 공식적으로 중국의 전통의학과 현대의학을 병용할 것을 권고한 것이 아니다"면서 "국가적인 비상사태를 두고 심각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한의계 단체인 참의료실천연합은 "양의계가 한의학도 모자라 사스 치료에 대한 WHO의 연구보고서까지 폄훼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진실 공방에 가세했다.
강석하 사이언티픽크리틱스 편집장(과학중심의학연구원 이사)은 16일 과학중심의학연구원(http://www.i-sbm.org)에 기고한 'WHO, 사스, 메르스 그리고 한의사들의 끝없는 거짓말'을 통해 "WHO가 아니라 한의협이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강 편집장은 "WHO 보고서에서 '공공보건의 비상사태에 임상적 치료에 한방의료를 도입해 한방의료자원을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는 문장이 포함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 문장은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이 제시한 의견이고, 회의 기록일 뿐 WHO의 공식 권고가 아니다"고 밝혔다.
WHO의 공식 권고가 아니다는 점에 대해 강 편집장은 다음과 같은 증거를 제시했다.
'Recommendations to WHO' 'WHO 권고' |
강 편집장은 WHO가 전문가 회의를 열게 된 배경과 관련 "이 회의는 중국의 SARS에 대한 중의학 치료 연구들을 평가하기 위해 WHO와 중국 정부의 국가중의약관리국(SATCM)에서 전문가들을 소집해 개최한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13편의 임상시험을 제시하며 WHO에게 전문가 회의를 개최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에 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전문가 회의에 참석한 사람은 28명으로 중국 20명, 홍콩 4명, 베트남 1명, 태국 1명, 미국 1명, 네덜란드 1명이다. 이중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 온 전문가는 중국인이고, 네덜란드 전문가는 보건경제학자다. 업저버로 참석한 17명은 16명의 중국인과 한 명의 일본인이다.
강 편집장은 "대부분 중국인들로 구성된 전문가회의 보고서에는 참실련에서 언급한대로 중의학 병행 치료를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 권고는 WHO의 공식 권고가 아니라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의 주장"이라며 "WHO는 'Recommendations to WHO'를 통해 보고서의 성격이 중국이 제시한 연구들에 대한 국제회의 기록일 뿐이며, 치료방법을 권고하는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WHO는 메르스 환자 치료에 대한 권고 사항을 제시했는데 여기에 중의학 또는 한의학 치료는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WHO가 메르스 치료에 중의학 치료를 권고한 적이 없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건강이 악화된 환자에게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약을 사용하는 것은 의료윤리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지적한 강 편집장은 "메르스는 환자에게 해가 될지 모르는 방법까지 사용해야 할 정도로 치명적이지 않다"면서 "한의사들은 메르스 위기 상황에 숟가락을 얹으려는 거짓말을 중단하고. 한방 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연구나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