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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의학-한방 협진? 국민은 마루타가 아니다"
"메르스 의학-한방 협진? 국민은 마루타가 아니다"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5.06.1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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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한의협 협진 주장에 '본인이 걸려도 한방치료 하겠느냐' 되물어
"재난 기회로 국민 기만 행위...한의사 스스로 의료인이길 포기하는 것"

메르스 바이러스에 맞서다 감염되는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의사들은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메르스 환자 치료와 추가 전염을 막기 위해 사투 중이다. 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들 또한 국민 건강을 위해 희생에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의계가 "현대 의학과 한방 협진을 통해 메르스 치료하자'며 정부에 요청해 전공의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17일 성명서를 통해 "한의사 자신들이 메르스에 걸렸을 때 한방치료에 의지할 수 있겠는가?"라고 물으며 "국민은 마루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전협은 "한의협의 요청은 의료인으로서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고자 하는 발로로 생각할 수 있는 행동"이라면서도 "그러나 한의협의 이번 요청은 모순된 점이 있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한의협회장이 기자 회견에서 "메르스 치료에 자신이 있다"는 근거로 "의학-중의학 협진 시 사스의 치사율이 낮았다"는 발언에 대한 문제 지적이다.

대전협은 "한의사협회장이 진정 한의학의 우수성을 이야기하자고 한다면 인과 관계를 성립시키기 위해 '사스 당시에 OO명의 환자들이 현대의학과 병행하여 A탕, B단으로 치료를 받았고, 해당 치료로 인해 사스의 치사율이 낮아졌다고 생각된다' 라는 식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것이 공개된 정보에 기반해 근거를 제시하는 전문가로서 최소한의 도리"라며 "한의협회장에 중의학이 어떤 탕약을 처방해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 같은지, 그것을 메르스에 적용했을 때 어떤 결과가 예상되는지, 그리고 메르스에 대처하는 한방의 '상식'은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한의협의 주장을 메르스를 기회로 삼은 '국민 기만 행위'로 규정했다.

대전협은 "이 같은 한의협의 주장은 메르스마저도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위한 기회로 생각하고 전문성을 빙자해 국민 기만하는 행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한의사 본인이나 가족들이 메르스로 의심되고 확진을 받았다면 한방 치료에 의지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또한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이 '어차피 현대의학으로 환자를 진료할 것이니, 한방 치료를 병행했을 때 효과가 있으면 한방의 덕이라 선전하고, 효과가 없으면 현대의학이 잘못한 것이라 주장하면 될 것이다' 라고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우려했다.

끝으로 대전협은 "메르스로 인해 환자 및 보호자들이 고생하고 있고 많은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의사 집단은 메르스를 치료하고 추가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현대의학의 상식에 근거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당연히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재난을 기회삼아 건강을 담보로 국민을 기만하는 것은 한의사 스스로 의료인이길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한의협은 지난 3일 "WHO가 사스 치료에 한·양방 병행치료가 효과가 좋았다는 사실을 밝혔다"며 "공공보건 비상관리 상황에 한·양방 치료를 함께 활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의협 한특위는 "자료 어디에도 WHO가 공식적으로 '공공보건관리 상황시 한의학 치료 병행을 권고한다'는 내용이 전혀 없다"면서 "국가적인 비상사태를 두고 심각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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