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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관리 새로운 틀 만들어야

감염병 관리 새로운 틀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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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6.0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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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환자 가운데 사망자가 발생하고, 당초 가능성이 희박하다던 3차 감염자까지 나오면서 대한민국이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달 29일까지만 해도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개미 한 마리라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자세로 하나하나 철저하게 대응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지만 자고 나면 늘어나는 확진환자와 격리자 수 앞에서 보건당국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첫 감염자 행적을 정확히 파악해 빈틈없는 추적을 했어야 했는데 초기 방역에 실패함으로써 메르스 확산의 결정타가 됐다.

아직까지는 2·3차 감염이 병원이라는 특수상황에서 벌어지고 있고, 주 발생지역인 중동지역의 예를 보더라도 지역사회에서 일어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는 점이 위안이지만 이번 메르스 확산을 계기로 신종감염병 관리를 원점에서 철저하게 재검토해야 한다.

한마디로 전염병에는 국경이 없다. 특히 비행기라는 운송 수단이 지구상에 새롭게 출현하는 각종 감염병의 전달 통로가 되면서 과거 같으면 국지적으로 끝났을 특정 지역의 감염병은 곧바로 전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메르스는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첫 발생했으며, 이후 인근 중동지역으로 확산됐다. 중동지역에서 치사율이 40%나 되는 위험한 질병임에도 보건당국은 지난 3년간 발열감시는 실시했지만 올해 들어 건강상태질문서 징구는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메르스에 대한 위험을 홍보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초 환자가 중동지역 방문 사실을 밝히지 않고 의료서비스를 받은 것은 메르스에 대한 인식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이며, 의료기관에 대한 보건당국의 홍보 역시 부족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늑장 신고를 했다며 책임을 의료인에 전가하는 태도를 보여, 감염병이 창궐할 때 마다 목숨을 내걸고 최전선에서 감염병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의료인들의 사기를 꺽고 분노를 산 것은 유감이 아닐수 없다.

이런 가운데서도 대한의사협회는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일선 의료기관과 환자를 대상으로 대응매뉴얼을 배포하고, 자가격리자들에 대한 세세한 지침을 내놓는 등 메르스의 지역사회 확산 방지에 팔을 걷고 나서 보건당국의 빈틈을 메우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보듯 감염병 관리는 보건당국이 콘트롤타워가 되지만, 감염병 의심자와 의료인 및 의료기관이 유기적인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작은 틈새라도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신고의무 위반시 벌금을 처하는등 지금까지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에 채찍을 주는 방식으로 감염병 관리를 시작했지만 보다 자율적이고, 선진적인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지금은 메르스 확산을 막는데 민·관이 총력전을 벌여야 할 때이지만 메르스 사태가 마무리되는 대로 감염병 관리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틀을 만들어야 한다.'소'는 잃었더라고 '외양간은 고쳐'놔야 제2, 제3의 메르스 사태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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