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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올해 수가협상...일방적이고 불합리하기는 매한가지

초점올해 수가협상...일방적이고 불합리하기는 매한가지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5.06.0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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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자단체들, 문제 해결 않고 매년 반복...'비난'
재정위 가이드라인 공개해야...반복되는 부대조건 '질타'

▲ 건보공단과 공급자단체는 내년도 수가 인상률 결정을 위한 협상을 2일 마무리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단체의 내년도 수가 인상률 결정이 2일 마무리됐다. 건보공단은 공급자단체와 총 33회의 수가협상을 진행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협상 방식이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문제가 개선되지 못하고 올해도 똑같이 되풀이 됐다는 지적이다.

건보공단은 매년 수가협상에서 재정운영위원회를 통해 추가재정소요액(밴딩)을 정하고 있다. 그러나 밴딩 자체가 공개되지 않으면서 공급자단체들이 협상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이영민 약사회 부회장은 "협상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서로의 생각을 인정하고 공유해 나가야 하는 것인데도 밴딩 공개도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가계약을 포함해 어떤 계약이 이뤄지더라도 계약의 크기는 확인해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수가계약이 규모도 모른채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숫자를 듣고 수용해야 할지 말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밴딩 폭을 미리 정해서 제한적으로 수가협상을 진행하는 부분도 문제로 언급됐다. 공급자단체 관계자는 "밴딩 폭을 미리 정해서 협상을 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다"며 "그런데도 우리는 늘상 재정위가 정한 밴딩을 가지고 각 단체가 얼마나 많은 파이를 가져올 수 있을지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보공단과 공급자·가입자 단체가 협상을 하면서 접점을 찾고 밴딩을 결정한 후에 수가 인상을 확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보재정 흑자인데...수가 인상률에 못써

▲ 건보공단 수가 협상팀
이번 협상에서 공급자들은 건강보험 재정 흑자분을 수가 인상률에 써야 한다고 요구해왔으나, 이것 역시 건보공단에 제대로 수용하지 않았다.

건보재정은 누적흑자 12조 5981억원에 7조원 국고 보조금 미납금까지 더하면 20조에 달했다. 특히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공급자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주장을 했다.

임익강 의협 보험이사는  "정부가 1989년 전국 의료보험제도를 확대 도입한 이후 의료계는 저수가-원가이하의 상태를 유지하며 누적 적자를 가져왔다"며 "그런 적자가 결국 지금의 건보재정의 흑자를 가져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의료계는 수가인하도 있었고, 적자를 겪으면서도 감내하고 이 자리까지 온 것인데 이제껏 보상받지 못했다며 인상률을 주장했다.

이영민 약사회 부회장은 "건보재정이 어려운 시기에는 요양기관에 고통을 분담하자고 하고, 건보재정이 흑자일때는 과거의 배려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에는 사상 최대 흑자이기 때문에, 어떤 단체든지 수가 인상률을 기대하고 밴딩 규모도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그러나 결국 올해 수가협상이 끝나고 공개한 밴딩도 지난해보다도 낮은 수치였다.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에도 이에 대한 제대로된 설명도 없다"고 꼬집었다.

"협상 하루, 이틀 만에 부대조건 결정 안돼"   

이번 협상에서는 '진료비 목표관리제'를 부대조건으로 제시하면서 공급자단체를 압박했다.

진료비 목표관리제는 지난해 협상에서도 제시됐지만, 구체적인 내용도 없다는 반발이 나오며, 결국 전 유형에 부대조건 없는 수가계약을 타결한 바 있다. 그럼에도 올해도 같은 상황을 되풀이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숙희 의협 협상단장은 "부대조건을 단순하게 협상 하루 이틀로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진료비 목표관리제가 정말 필요하다면, 수가협상단이 아니라 정책부분에서 장기간에 걸쳐서 해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강보험가입자단체도 준비 없는 부대조건이라고 비판했다. 가입자단체인 건강보험가입자포럼은 성명을 내어 "건보공단은 지난해에도 백지화된 바 있는 같은 부대조건을 올해도 충분한 사전 준비 없이 수가협상 직전에 제안했다"며 "과연 건보공단측은 합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속 없는 부대조건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마경화 치협 부회장은 "한걸음씩 가면서 갖춰나가야 하는데도, 건보공단측이 얘기하는 진료비 목표 관리제는 처음부터 큰 부분을 얘기하고 있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건보공단측에서 진료량에 집착하는 것은 알지만, 만약 이걸 받아들인다 해도 진료량을 통제하는 것은 쉽지 않다. 협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일축했다.

"충분한 이해로 협상다운 협상 이뤄져야"

공급자단체들은 매년 불합리한 수가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급자단체 관계자는 "충분한 이해 없이 일방적인 수가 협상은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밴딩 규모 등 서로간에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협상다운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입자단체의 대표성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관계자는 "가입자 대표가 재정위에 참석해 재정을 결정하고 있는데, 과연 지금의 가입자 대표들이 대표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진정한 가입자 대표로서, 가입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대표가 구성되고 합리적인 재정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협상기한을 2주만 주고서 결정하라는 것도 문제가 있다"며 "2주동안 공급자와 가입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충분한 기한을 가지고 협상을 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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