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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국민 불안감 과도하게 증폭됐다"
"메르스 국민 불안감 과도하게 증폭됐다"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5.06.0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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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모두 '병원 내 감염'...'지역감염' 가능성 매우 낮아
전문가들 "지나친 걱정은 오히려 독...바로 알고 극복하자"

4일 서울중앙우체국 10층 회의실에서 '중앙메르스대책본부'와 대한감염학회 등 관련 7개 의학회 공동 주최로 개최된 메르스 관련 민관합동세미나.
메르스 관련 전문가들이 메르스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사실과 다르게 과도하게 증폭돼 있다며 국민들과 보건당국, 의료기관 등이 차분하게 대처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4일 서울중앙우체국(포스트타원) 10층 회의실에서 대한감염학회 등 관련 7개 의학회와 공동으로 '메르스, 바로 알고 극복하자'는 제목으로 민관합동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메르스 대응 단계는 현재 '주의' 단계인데 국민들은 '심각' 단계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메르시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알려지지 못하면서 실제보다 국민 불안감이 커진 측면이 있다. 이번 세미나가 잘못된 정보나 대처법 등 오해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알기 쉬운 메르스의 역학적 특성'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이진수 인하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까지 발생한 메르스 환자 모두가 의료기관 내 전염자라는 점을 지적하며, 지역 감염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메르스의 특징으로 ▲인수공통전염병 ▲의료관련 감염이 중요한 역할(지역사회 감염은 입증되지 않음) ▲조건에 따라 전염력 차이 ▲미해결 역학과제 규명 필요 ▲병원의 감염관리가 관건 등이라고 전제하고, "미해결 역학과제가 존재하지만 병원 감염관리만 철저히 하면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알기 쉬운 메르스의 임상적 접근'이란 주제로 발제한 엄중식 한림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먼저 "메르스가 우리나라에 새로 유입된 중증호흡기 질환이며 초기에는 발열과 기침을 비롯한 비특이적 증상으로 시작돼 주로 고위험군에서 폐렴이 발생하고 급성 호흡부전이나 신부전이 합병될 수 있으며 초기 확진을 통해 적극적인 보존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메르스 감염자 중 고위험군으로는 ▲당뇨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만성심장질환 ▲만성신장질환 ▲면역저하질환(종앙질환 및 항암치료, 고형장기이식, 조혈모세포이식, 면역억제제 장기 복용) 환자 등을 꼽았다.

엄 교수는 "지난 2002년 중국에서 처음 발생한 '사스'의 경우 사망률이 9.6%인데 반해 메르스의 사망률은 41%로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메르스가 처음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우리나라의 의료수준 차이가 크다"면서 "우리나라의 의료환경을 감안하면 메르스의 치사율을 크게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패널토의에 참여한 김홍빈 분당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SNS에 치사율이 40%라는 내용이 떠돌면서 의료인과 가족들과의 접촉을 꺼리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국민들이 두려움을 갖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잠복기에는 다른 사람에게 감염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굳이 그렇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의료기관 내 감염관리를 심각하게 보고 있으나 대학병원이나 국가지정 격리병상을 갖고 있는 병원들이 철저하게 지침을 준수한다면 더 이상 확산은 되지 않을 것이며 환자가 발생한 병원이라 하더라도 내원 환자들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병원 내 감염도 잦아들 것이다. 일반 국민들에게 메르스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장욱 고려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는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진단될 확률이 낮으므로 이 점을 국민들이 잘 인식해, 병력을 숨기거나 하지 않아야 한다"고 경계했다.

또한 "최근 병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이 크게 줄었다"면서 "메르스에 대한 불안이 지나쳐 환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지 못할 경우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무의미한 공포분위기로 인해 병원진료를 피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는 외국의 경우처럼 주로 병원 내에서 전파됐으며 환자들 사이에서 전파가 용이했던 측면이 있었던 만큼, 학교 문을 닫는 등의 조치는 과하다"면서 "병원 내 전파의 경우도 환자를 잘 격리하고 차단하는 데 집중하면 지역사회로 전파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메르스의 병원 내 감염자와 3차 감염자 수가 당분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정부와 의료계 등 민간에서도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감염 사례가 끊어질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끝으로 이재용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정확한 상황에 대한 이해 없이 막연한 불안감에서 확산되는 유언비어에 동요하거나 이를 실어 나르는 일이 없도록 기본적인 예방수칙을 토대로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민관이 힘을 합쳐 협력을 해나가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아울러 "의료인들이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그리고 의료인들이 불의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진료과정에서 환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줄 것이라 믿는다"면서 "메르스 환자들을 조기에 발견해 현 상황을 조기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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