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료기기 사용은 국민 생명 걸린 문제"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국민 생명 걸린 문제"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5.05.2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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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헌재 안과·의협 의견 묻지도 않아...헌법소원 낼 것"
JTBC 뉴스룸 의·한 격돌...한의계 "헌재가 허용했다" 주장

▲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이 진행을 맡고 있는 JTBC 뉴스룸은 21일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허용 문제를 놓고 맞짱토론 자리를 마련했다.<사진=JTBC 뉴스룸 방송화면 캡쳐>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국민의 생명이 걸린 문제인 만큼 절대 양보하거나 타협할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의료계의 강경한 입장이 재차 확인됐다. 의료계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진행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 다시 헌법소원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발언도 나왔다.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허용 문제를 놓고 21일 오후 9시 'JTBC 뉴스룸'에 출연한 대한의사협회 강청희 부회장과 조정훈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이, 대한한의사협회 서영석 부회장과 김태호 기획이사와 맞짱토론을 펼쳤다.

진행을 맡은 손석희 JTBC 보도 담당 사장은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놓고 의료계는 그야말로 폭풍전야다. 실은 폭풍이 시작됐다. 정부는 조만간 한의사들에게 허용 가능한 의료기기의 범주를 명확히 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단순히 밥그릇 싸움으로 볼 수 없는 것이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토론을 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의협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불법" VS 한의계 "면허와 치료는 별개"
이날 토론에서는 법적으로 면허체계를 의사와 한의사로 구분하고 있기 때문에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의료계의 입장과 면허는 치료방식에 따른 구분일 뿐이지 의료기기 사용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한의사들의 주장을 놓고 처음부터 팽팽하게 대립했다.

조정훈 한방대책특위 위원은 "이 문제의 핵심은 안전"이라며 "현대의료기기는 단순한 카메라나 돋보기가 아니다. 잘못 사용하게 되면 사람의 생명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의료기기 사용 자체를 의료행위로 분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문적 원리와 전혀 상관없는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했을 경우 그로 인한 피해는 결국 국민이 질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조 위원은 "선진국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전통요법이나 전례요법을 하는 사람들에게 현대의료기기를 허용한 경우가 한 곳도 없다"면서 "경제를 중요시한 채 국민의 안전을 도외시한 잘못된 정책을 하게 될 경우 피해는 국민이 입게 되고, 대한민국의 비극으로 종결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김태호 한의협 기획이사는 "의료법상에 어디에도 의료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이 없다. 2013년 12월 헌법재판소 판례에 따라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금지한 의료법 27조의 해석 또한 자격이 있는 한의사에게 허용하는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으로 종지부를 찍었다"며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둘러싼 논란이 해소됐다고 주장했다.

▲ JTBC 뉴스룸에 출연한 강청희 의협 상근부회장(왼쪽)과 서영석 한의협 부회장이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허용을 둘러싼 쟁점에 대해 날선 주장을 펼치고 있다. <사진=JTBC 뉴스룸 방송화면 캡쳐>
안전 문제에 대해 서영석 한의협 부회장은 "안전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의료인으로서 면허를 가진 자만이 의료기기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한의사도 의료인이기 때문에 의료기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면허의 해석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강청희 의협 상근부회장은 "면허는 업권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의료법상 의사와 한의사를 엄밀히 구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의사는 의대 졸업 후 의사면허를 받아야 하고, 한의사는 한의대 졸업 후 한의사면허를 받아야 하며, 교육과정 역시 다르다"고 밝혔다.

헌재 판례에 대한 한의계의 해석에 대해 강 부회장은 "헌재는 보건위생상 위해가 없고, 전문적인 식견이 필요없으면서, 한의대 교육과정에 의료기기가 포함돼야 쓸 수 있다고 했다"면서 "2013년 헌재 판례 이후 2014년 대법원 판례에서는 업무(업권) 이외의 의료기기 사용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한의계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강 부회장은 "헌재는 결정을 하기에 앞서 안과학회나 이비인후과학회를 비롯한 전문학회와 의협에 한의사가 이런 의료기기를 써도 되겠냐는 의견 조회를 한 사실이 없다"면서 "다른 과정의 헌법 소원을 통해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조정훈 한특위 위원은 "헌재는 안경사들이 사용하는 정도의 간단한 의료기기를 한의사들이 사용하는 것까지 처벌할 수 없다는 정도였다"면서 "한의계가 이를 놓고 모든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침소봉대하고 왜곡하는 것을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2006년 CT에서부터 X-ray·초음파, 2015년 IPL 판결에 이르기까지 현대의료기기를 한의사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게 대법원과 헌재의 일관된 판결이었다"고 헌재 판례의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의계 "일반의가 쓰는 의료기기는 다 쓰겠다"
손석희 JTBC 보도 담당 사장은 "헌재는 안압측정기·자동안굴절검사기·세극등 현미경·자동시야 측정장비·청력검사기는 안전에 문제가 없고, 한의사가 판독하기 어렵지 않으므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했다"면서 "한의계는 어디 선까지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요구하고 있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김태호 한의협 기획이사는 "의대 6년을 졸업한 일반의가 쓰는 정도의 의료기기라면 한의사도 동등하게 쓸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의사들도 새로운 기기가 나오면 교육을 받듯이 한의사들도 교육을 받고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지 보수교육이나 추가교육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청희 의협 상근 부회장은 "한의대에서 어떤 정도의 교육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학과목의 명칭은 유사하지만 교육의 내용과 수련과정, 환자를 보는 임상 실습과정이 다르다"면서 "의대와 한의대 교육내용이 75%가 같다면 한의대에서 한의대생을 뽑을 것이 아니라 의대와 통합해야 한다"고 반격했다.

▲ 조정훈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왼쪽)과 김태호 한의협 기획이사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허용에 대해 한치도 양보없는 설전을 펼쳤다. <사진=JTBC 뉴스룸 방송화면 캡쳐>
배우니까 쓴다 VS 일반인도 배우면 의료행위 할 수 있나?
이 자리에서 서영석 한의협 부회장은 "진단기기는 한의학적 원리나 의학적 원리나 같다. 환자의 객관적인 정보를 얻어내는 과정에 불과하다. 진단기기 자체가 진단을 하는 것은 아니다"고 발언, 관심을 모았다.

김태호 한의협 기획이사 역시 "한의학의 골절과 의학의 골절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얻기 위해 원리가 반영되지 않는 X-ray나 초음파를 쓰자는 것"이라며 "다만 CT나 MRI는 영상의학과의 전문성을 인정한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강청희 의협 상근 부회장은 "진단과 치료와 예후는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라며 "한의학적 접근과 의학적 접근이 다르고, 치료가 다른 데 진단기기만 쓰겠다는 것은 면허체계에 혼란을 주는 모순"이라고 반박했다. 강 부회장은 "학문적으로 현대의학을 받아들여 한의학을 발전시키겠다면 교육의 일원화부터 이뤄져야 한다"면서 의료일원화 문제를 제기했다.

"한의대에서 생리학·해부학·방사선학을 비롯한 현대의학 과정을 배우고 있으므로 진단의료장비를 써야 한다"는 한의계의 주장에 대해서도 강 부회장은 "배운다고 쓸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일반인들도 의학을 배워 의료행위를 하면 되지 않냐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일축했다.

조정훈 한특위 위원은 "진단도 의료행위다. 진단이 바탕이 돼야 치료를 할 수 있다"면서 "초음파나 X-ray를 갖고 한방 원리에 따라 음양오행 진단기를 만들어 측정한다면 검증받고 사용하면 된다. 의사들이 막을 이유가 없다"고 언급했다.


한의계 "의료비 1만 4000원 절감" VS 의료계 "이중지불이 더 낭비"
한의계는 골절이 의심되는 환자가 병원에 들렀다가 다시 한의원을 와야 하지만 한의원에서 X-ray를 쓰게 되면 약 30%(1만 4000원)의 비용이 감소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조정훈 한특위 위원은 "골절이 의심되는 환자가 한방에 같다가 의료기관에 오면 이중으로 돈을 지불하게 된다"며 "골절이 의심되는 환자는 의료기관으로 바로 오는 것이 비용을 절감한다"고 반박했다.

조 위원은 "8000여 곳의 한의원에 X=ray장비를 들여놓는다고 가정하면 건강보험 재정에서 약 2500억 원이 지출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한의원에 X=ray장비를 놓는 것이 더 낭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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