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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사, 할당제 넘어 선출직 진출 활발

여의사, 할당제 넘어 선출직 진출 활발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5.05.09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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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출직 부회장 2명에 여성 감사 배출
이사 5명..전문성 등 탄탄한 이력, 의광심 위원장도 위촉

여자 의사들이 대한의사협회 회무 등 의사사회 중앙무대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기존에는 의협 이사직에 여의사 지분으로 할당제 방식으로 진출했지만 최근 선출직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4월26일 열린 대한의사협회 대의원총회에서는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과 김봉옥 한국여자의사회 차기회장(충남대병원장)이 부회장으로 선출됐으며, 여의사출신으로 유혜영 의협 전 재무이사가 감사에 선출되는 기염을 토했다.

▲ 의협 39대 집행부에 합류한 여의사 임원들이 5월1일 상임이사회가 끝난 후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 왼쪽부터 안혜선 사회참여이사, 김나영 학술이사, 김숙희 부회장, 추무진 회장, 김봉옥 부회장, 이혜연 학술이사, 유화진 법제이사, 신현영 홍보이사 겸 대변인.

이어 4월28일 발표된 제 39대 대한의사협회 집행부에는 이혜연 학술이사(연세의대 해부학교실)·김나영 학술이사(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유화진 법제이사(유화진 법률사무소)·신현영 홍보이사 겸 대변인(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안혜선 사회참여이사(국립중앙의료원 병리과) 등 5명의 이사가 이름을 올려 총 7명의 여의사가 집행부 일원이 됐다.

이는 37대 집행부에서 4명, 38대 집행부 5명 등의 여의사 출신 임원진에 비교하면 여의사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참여인원수의 약진 뿐 아니라 그동안 다양한 활동을 통해 쟁쟁한 이력을 쌓아왔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숙희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은 서울시의사회 100년 사상 최초의 여성회장으로서 66.7% 득표율로 당선돼 16개 시도의사회 가운데 가장 많은 회원수를 거느리고 있다. 고대의대를 졸업하고 관악구의사회장·대한의학회 홍보이사·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제23차 세계여자의사회 국제학술대회 사무총장·고려의대 교우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의사사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쌓아왔다.

김 회장은 이번에 서울시의사회장에 당선되자 마자 2016년 수가협상단장으로서 발탁돼 의과계 수가협상 진두지휘을 맡았다. 여기에 이명희 대한개원내과의사회장이 수가협상팀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2명의 여의사가 내년도 수가협상팀에서 활약하게 됐다.

김봉옥 부회장은 국립대병원 첫 여성 병원장으로 의협 뿐 아니라 병원협회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김 병원장은 연세의대를 졸업한 재활의학 전문의로, 충남대병원 재활의학과장·충남대 외국어 교육원장·대전장애인보조기구 사례관리 센터장· 제29차 세계여자의사회 국제학술대회 조직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대한재활의학회 회장·한국여자의사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교체된 이사진 중에는 여성 의사 출신 1호 판사라는 이정표를 세운 유화진 법제이사도 있다. 36대 경만호 집행부에서 법제이사를 역임하면서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39대 집행부에서 다시 발탁됐다. 추무진 의협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리베이트 쌍벌제 등 여러 가지 규제로 행정처분을 받는 회원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유화진 법제이사가 법률적인 문제를 검토하고 회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며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인물이다.

유화진 법제이사는 여성 의사로는 처음 사법시험에 합격해 화제를 모은 주인공이다. 서울의대를 졸업한 후 서울대병원 인턴을 마치고 서울시 여성보호센터에서 근무하다 제4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로서 활발한 활동을 해왔으며, 2009년 3월 유화진법률사무소를 개소했다.

신임 학술이사로 임명된 김나영 교수는 내시경 진단·내시경 점막절제술(EMR)·위점막하 내시경 박리술(ESD)·하이브리드 내시경 시술 등 소화기내시경 치료 분야의 베테랑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교수는 최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기본 개념부터 세부 사항까지 폭넓은 지식을 쌓을 수 있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펴낸바 있다. 또 국제논문 140여편을 비롯해 국내외 유수 저널에 250건이 넘는 연구논문을 게재하는 등 학술분야에서 활발한 업무를 해오고 있다.

안혜선 사회참여이사도 새롭게 집행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안 이사는 이화의대를 졸업하고 이후 국립중앙의료원·서울의과학연구소·서울을지병원 등에서 전문 영역을 확고히 했다. 또 제29차 세계여자의사회 국제학술대회 전시분과위원장과 이화의대동창회 홍보이사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특히 이사에 인선되자 마자 네팔 지진피해지역에 대한 의료구호활동에 앞장서고 있으며, 의협에서 마련한 500세트의 응급의약품 키트를 직접 전달하기 위해 8일 네팔로 출국했다.

37·38대 집행부에 이어 39대 집행부에도 유임된 여의사 이사진도 있다.

이혜연 학술이사는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연세의대 해부학교실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37대 집행부에서 의학회 추천으로 학술이사로 참여했으며, 학술이사로서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38대·39대 이어 세번이나 유임됐다. 재임시 의협 대표로서 정부나 시민사회단체의 의대신증설 논리를 방어해왔으며, 기초의학 진흥에도 큰 역할을 해왔다.

신현영 홍보이사 겸 대변인도 38대 집행부에 이어 39대에서도 업무를 이어나가고 있다. 신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전임의로 근무 중이다. 의협 국제협력 실행위원·대한전공의협의회 복지이사·세계의사회 주니어닥터 한국대표·세계젊은여자의사회 회장 등 젊은 나이에도 쟁쟁한 이력을 쌓아왔다.

▲ 유혜영 감사

유혜영 감사,  감사  선출...주영숙 의료광고심의위원장 임명

이번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오래만에 여성 감사가 탄생했다. 총 4명을 선출하는 의협 감사 선거에서 유례없이 11명이 입후보해 치열한 경합을 벌였으며, 유혜영 전 재무이사가 감사에 당선됐다.

유 전 이사는 36대 경만호 집행부에서 재무이사를 역임했다. 특히 서울 강남구의사회 재무이사를 시작으로 대한안과개원의협의회 재무이사·서울시의사회 재무이사 등을 지내면서 재무와 관련해 노련한 살림꾼이라는 평가를 받은바 있다. 이화의대를 졸업하고 유안과의원을 개원했으며, 강남구의사회 부회장·대한안과개원의협의회 회장·대한개원의협의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 주영숙 위원장

이와 함께 주영숙 전 의협 의무이사는 의료광고심의위원장에 임명됐다. 주영숙 위원장은 37대·38대 집행부에서 의협 의무이사로서 공제회 업무와 광고심의 업무를 담당해오면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고려의대를 졸업하고, 주안과의원을 운영해 왔으며, 양천구의사회장을 맡아 구의사회 발전에 앞장서기도 했다. 또 의료윤리연구회 제3대 회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여의사 수 증가...의료계 업무 참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여의사들이 의협 회무에 참여하는 등 사회적 활동이 늘어나는 이유는 여의사 수 증가에 따라 역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1973년대 초 여의사는 전체의 13% 수준에 그쳤지만, 2013년 기준으로 총 2만 3094명으로 23.2%를 차지하며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의대생의 경우에는 평균 30.2%가 여학생 비율인 만큼 여의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 많은 여의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은 "여의사의 사회적 참여는 앞으로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그동안 도전하고 싶어도 엄두조차 못냈던 여의사들이 많다. 하나 둘씩 여의사들이 참여하면서 분위기를 형성하고 이끌어 가야한다"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여의사의 사회적 자리가 마련되지 않는 만큼, 기반부터 차근차근 다져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의사들도 구의사회·학회업무부터 참여하고 기여하며 실력 발휘를 해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여의사로서의 장점이 의협 회무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화숙 한국여자의사회장은 "여의사만의 꼼꼼함·섬세함·책임감이 더해진다면 의협의 분위기가 완충되면서 안정적으로 미래지향적인 의협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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