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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 소모품 PPT 판매방식, 관행이라도 위법"

"의료기 소모품 PPT 판매방식, 관행이라도 위법"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5.05.07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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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투석 소모품 구입 조건으로 비품 제공한 A업체 주장 기각
"대가 지급 않거나 적은 대가 지급하고 경제적 혜택 제공한 리베이트"

의료기기업체가 신장투석에 필요한 여과기·혈액회로 등 소모품을 구입하는 조건으로 신장투석 관련 비품를 무료로 임대하는 방식(Price per treatment, PPT)이 관행일지라도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제5행정부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독일 의료기기업체의 국내 법인인 A사가 28개 의료기관에 신장투석 소모품 판매를 목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줬다며 내린 7개 품목 판매정지처분이 적법하다는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식약처는 2012년 7월 A사가 2010년 12월부터 2011년 8월까지 28개 의료기관 등에게 신장투석치료를 위해 필요한 의료기기인 여과기와 혈액회로를 판매할 목적으로 신장투석 환자용 병상, 컴퓨터·모니터·체중계 등 신장투석 환자관리시스템 운영 장비 등 비품을 제공하는 리베이트 행위를 했다며 7개 품목에 대한 판매정지처분을 내렸다.

이에 A사는 부당하다며 판매정지처분취소소송을 제기했다.

A사는 "해당 비품은 신장투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비일 뿐 아니라 약정한 수량의 소모품을 모두 구매하는 조건으로 임대되는 이른바 PPT 방식에 따라 제공된 것"이라며 "30여년 넘도록 이 방식으로 영업을 했음에도 식약처는 행정지도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해당 비품의 소유권은 A사에 있고 유지·관리와 감가상각 등 회계처리 역시 A사가 계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환자 수가 적거나 의료기관 등이 폐업해 계약기간이 종료되기 전에 해지될 경우 해당 비품을 A사에서 회수해 가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이 같은 판매방식이 의료기기업계의 관행이라 할 지라도 정당하지 않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3년 7월 판결에서 재판부는 "A사가 제공한 비품들은 신장투석기 또는 소모품의 일체로서 제공돼야 하는 물품이라기 보다는 의료기관의 필요에 따라 구매할 수 있는 대체 가능한 물품"이라며 "특히 의료기관마다 A사로부터 제공받은 비품이 제각각이고 신장투석실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 수 없는 가습기·음향기기·전기장판 등이 포함돼 있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비품의 제공 여부에 따라 소모품 판매 가격이 달라지기는 하나 그 변동률이 비품 가격에 비례하지 않는다"며 "이는 의료기관이 대가를 지급하지 않거나 적은 대가를 지급하고 비품의 혜택을 제공한 만큼 임대했다 하더라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A사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심을 제기했지만 2심 재판부 또한 이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A사가 2심에서 추가로 제출한 증거들 또한 공급계약 체결과정에서 비품을 제공한 것이 의료기기 판매촉진을 위한 리베이트가 아니라고 보기 어렵다"며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또한 2심에서 A사가 식약처의 처분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료기관에 어떤 종류와 수량, 금액의 비품을 경제적 이익으로 제공했는지 특정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식약처가 전체적인 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어떤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뤄진 것인지 충분히 알 수 있다"며 원고 주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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