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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인력, OCED 평균치 환상 버려야
의사인력, OCED 평균치 환상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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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1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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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30년 9960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2년 정형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보건복지부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연구에서는 2020년 국내 의사 수가 최소 3만 4000명이 부족할 거라 예상했다.

정부의 의뢰나 정부출연기관에서 수행한 연구 결과의 공식은 한결같다. 결론은 '의사 수 부족'이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늘 OECD 평균치란 것을 차용한다.

보사연은 이번 연구에서 의사의 근무일수를 연간 255~265일로 잡아 의사인력이 부족할 것이란 추계를 내렸다. 이 계산에 따르면 의사의 근무일수가 주 5일로 의사들이 주말엔 모두 휴진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하지만 개원가만 보더라도 토요진료가 일반화돼 있어 실제 근무일은 300일 가깝다.

근무일수만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 우리나라의 인구밀도, 출산율 감소로 인해 전체 인구는 감소하는데 비해 의사 수는 인구 수 대비 5배나 증가하고 있는 사실은 배제됐다.

여기에 정부가 발주한 다른 연구에서와 마찬가지로 2012년 한국의 의사 1인당 환자 수는 50.3명으로 OECD 국가 평균 13.1명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니, 중장기적으로 OECD 국가 평균수준을 유지하도록 권고했다.

2012년 큰 논란을 빚었던 정형선 교수의 연구에서도 OECD평균치는 전가의 보도처럼 인용됐다. 당시 연구는 2010년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1.99명으로 OECD 평균 3.1명에 비해 부족하니 의대정원을 20% 증원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전가의 보도처럼 쓰여지는 OECD평균이란 것을 과연 기준으로 삼을수 있는가 의문이다.

OECD 회원국은 모두 34개국으로, 이 가운데 활동 의사 수나 면허 의사 수와 같은 의사인력자료를 제출한 국가는 각각24개, 20개국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제출된 국가의 자료만으로 산출된 평균치를 기준 삼아 한국의 의사 수가 모자란다는 논리는 반복되고 있다.

이번 보고서 발표 이후 예상되는 수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의사인력의 부족이 예상되니 정부는 의사인력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정책목표를 세울 것이고, 의사 수를 늘리면 모든 의료문제가 해결될 것 처럼 단순화하는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이 지원군으로 나서고, 여기에 지역을 비롯해 그동안 호시탐탐 의대 신증설을 노려온 대학들이 지역균형발전의 명분을 내세우며 국회의원들과 손잡고 의대 신설에 총력전을 펼칠 것이다.

의협은 이번 연구에 대해 전반적인 문제점은 지적했지만 조건반사적 대응은 자제했다. 보사연의 정식 연구 보고서가 발간되면 통계학자 등 외부 전문가 자문을 거쳐 면밀히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때마침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에서도 의사인력 추계연구 결과가 곧 발표될 것이라고 한다. 적정 인력수급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는 두말할 것 없이 중요하다.

의사인력은 최종 배출까지 10여년의 시간이 필요하며, 잘못된 추계로 성급히 인력을 늘릴 경우 국민의료비 등 사회적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국책기관이 수행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섣부르게 의사인력공급 정책을 논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의협의 연구결과가 나오면 두 연구를 놓고 의사인력에 대한 공개적이고 투명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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