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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군 당뇨환자, 아스피린 임의중단 안돼"

"고위험군 당뇨환자, 아스피린 임의중단 안돼"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5.04.10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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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CA "아스피린 복용 허혈성 뇌졸중 위험 70% ↑" 논란
김대중 교수 "연구 한계 많아...임의로 복용 중단은 위험"

김대중 아주의대 교수
만우절이었던 이달 1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이 눈길을 끌 만한 연구결과를 보도자료에 담아 배포했다.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없는 당뇨병 환자가 아스피린을 복용했더니 오히려 허혈성 뇌졸중 발생위험이 70%나 높아졌다는 내용이었다.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을 투약했는데 심혈관 질환이 발생했다는 연구결과는 언론매체를 통해 쏟아졌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물론 진료실에서 의사는 아스피린을 복용하던 당뇨병 환자의 근심어린 문의를 끝없이 받아야 했다.

연구팀은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번 연구가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없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1차예방' 목적의 아스피린 투여라는 점을 환기시켰다.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2차예방' 결과와는 다르게 해석돼야 한다는 말이었지만 늘 그렇듯 언론은 '뇌졸중 위험을 높였다'는 단편적인 사실에 초점을 맞췄고 그렇다보니 진료현장에서 는 혼란이 일어났다.

본지는 이번 연구결과의 의미를 살펴보고 한계를 환기시켜 균형있는 정보전달과 의학 전문가의 의학적인 논의를 끌어내기 위해 김대중 아주의대 교수(내분비대사내과)를 인터뷰했다.

<일문일답>

아스피린 복용이 당뇨병 환자의 뇌경색 발생률을 올리는 것으로 발표됐다.

'아스피린 뇌경색 위험 증가, 약이라고 다 좋은 건 아니다?'라는 기사를 읽고 당황했다. NECA가 박병주 서울의대 교수팀(예방의학) 연구결과를 인용한 것으로 '당뇨병 환자가 아스피린을 먹으면 뇌경색(허혈성뇌졸중) 위험이 1.7배 높아진다'는 내용이었다.

논문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된 진료기록을 토대로 2006~2007년 처음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를 복용군과 비복용군으로 나눠 2009년말까지 두 비교군의 뇌경색 입원정도를 분석한 내용이다. 아스피린 복용군 1만 5000명이 포함된 것으로 발표됐다.

연구결과는 당뇨병 환자에게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있다고 입증된 아스피린을 투약하는 것이 오히려 심혈관질환 발생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이 기사를 접한 당뇨병 환자가 임의로 아스피린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아질까봐 걱정된다.

이번 논문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이면서 꽤 많은 수의 당뇨병 환자를 관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동시에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후향적으로 분석한 데이터라는 한계도 있다.

연구자도 논문에서 아스피린 복용군은 비복용군보다 나이도 많고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도 더 많아 고혈압약제나 지질약제를 더 많이 복용 중이었고 밝혔다. 두 군간의 동등한 비교가 아니라는 한계를 설명한 것이다.

심혈관질환을 높이는 중요한 위험인자인 비만과 흡연·음주 등을 감안하지 못한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아스피린 복용이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질환 발생률을 낮춘다는 연구결과도 있는 것으로 안다.

임상연구는 모두 가치가 있지만 연구설계에 따라 중요도가 다르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는 후향적 관찰연구(코호트)다. 보통 코호트조사는  비교임상시험보다 신뢰도가 낮은 연구방법으로 통한다.

이중눈가림과 무작위 배정방법을 적용한 비교임상시험을 통해 당뇨병 환자에게 아스피린을 투약하는 것이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연구가 있다면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그런 연구가 마침 최근 일본에서 발표됐다. 일본 연구팀은 60세 이상 성인 1만 4000여명을 대상으로 아스피린군과 비투약군으로 나누어 5년간 심혈관질환과 출혈위험을 관찰했다. 5000여명의 당뇨병 환자가 포함된 연구였다.

관찰 결과 기대했던 종합적인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만 놓고 보면 발생위험을 낮추지도, 증가시키지도 않았다.

하지만 아스피린이 심근경색을 47%, 일과성뇌허혈을 43% 줄인다는 하위분석 결과를 얻었다.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도 마찬가지였다. 연구결과 아스피린 투여가 뇌경색의 위험을 늘린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런 일본의 연구결과는 질병패턴이나 생활습관이 비슷한 한국 당뇨병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항혈전제인 아스피린이 뇌경색을 증가시킬 수 있나?

약제의 기전을 보면 아스피린이 뇌경색을 증가시킨다는 결과에 동의하기 어렵다. 아스피린은 혈소판의 기능을 떨어뜨려서 혈액 응고가 잘 안되도록 하는 약제인데 뇌경색의 위험을 올릴 수 있을까?

이와 관련된 최근 연구결과를 하나 소개하겠다. 여러 임상연구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한 메타분석이다. 근거수준으로는 가장 신뢰받는 연구방법이다.

최근 발표된 메타분석에 따르면 심혈관질환 1차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투여한 임상연구 14개(10만여명 참여)의 결과를 종합분석한 결과 아스피린은 심근경색을 14%, 뇌경색을 14%, 사망 6%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뇌출혈을 34%, 위장관출혈 등 주요 출혈 위험을 55% 높였다. 아스피린이 당뇨병이 있는 여성의 뇌졸중과 당뇨병이 있는 남성의 심근경색을 줄이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유럽·아시아 지역 연구팀들이 최근 저용량 아스피린이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질환예방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연구도 내놓고 있다. 미국 당뇨병학회도 당뇨병 환자에게 심혈관계질환 일차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복용하도록 한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맞다. 그래서 최근에는 당뇨병 환자에게 무조건 아스피린을 권고하지 않는다. 이번 연구에서도 6%의 환자만이 아스피린을 처방받았다. 처방받은 당뇨병 환자는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이 큰 경우였다. 예를 들면 50세 이상 남자 또는 60세 이상 여자 당뇨병 환자가 심혈관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고혈압이나 흡연·이상지질혈증·알부민뇨증 등의 추가위험 인자가 있으면 아스피린을 처방한다.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높은 고위험 당뇨병 환자는 이번 연구결과와 상관없이 임의로 아스피린을 중단하면 안된다. 꼭 담당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을 투약하는 것이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누구에게 먹이는 것이 적정한지 보다 정교한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정부가 나서야 한다. 당뇨병 환자의 아스피린 효과와 안전성을 밝히는 국가적인 연구를  주도해야 한다.  그게 정부와 보험자의 역할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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