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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에 신음하는 소아과 의사들 "몰락합니다"

'달빛'에 신음하는 소아과 의사들 "몰락합니다"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5.04.07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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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과 의사회, 달빛 어린이병원 확대 방침에 '폐지' 촉구

야간·휴일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진료하는 '달빛 어린이병원'이 현행 9곳에서 15곳으로 확대한다는 정부 방침이 발표되자 소아과 개원가가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달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기존 9곳 달빛 어린이병원에다 인천 계양, 경기 용인, 충남 서산, 경북 포항, 경남 양산, 부산 동구 등 6곳을 추가해 15개소로 달빛 어린이병원을 늘렸으며 올해 안에 2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작년 9월 도입된 달빛 어린이병원은 1년 365일 밤 11~12시까지, 휴일에도 최소 저녁 6시까지 소아청소년과 진료가 가능한 병·원이다. 야간·휴일 문을 연 병원이 없어 응급실을 이용하는 소아 환자의 불편을 해소하고 응급실 과밀화를 덜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으나 개원가의 반응은 싸늘하다.

낮에 올 수 있는 환자도 밤에 달빛 어린이병원을 찾아가는 현상이 발생해 소청과 개원가가 몰락할 것이라는 우려다.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회장 김재윤)는 달빛어린이병원 확대정책을 즉각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소청과의사회는 7일 성명을 통해 "소아 환자의 야간진료를 위한 의료시설은 필요하지만, 의료정책은 접근성·편익성·공공성을 고려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결정돼야 한다"면서 "환자 만족도 만을 근거로 집행되는 정책은 소아 의료체계의 심각한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달빛어린이병원이 확대되면서 환자 집중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많은 의원에서 진료 건수가 줄어 야간진료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주간에 올 수 있는 경증환자의 야간 이동현상이라는 의료시스템의 왜곡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네 소청과의원이 문을 닫으면 소아청소년 환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가까운 일차의료기관이 아닌 멀리 떨어진 달빛 어린이병원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국민편익을 위한다는 본래 취지에 반한다는 지적이다.  

소아에 대한 의료정책은 병원의 야간진료를 지원하기보다 동네의원의 진료를 활성화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진료비 소아가산 인상, 육아관리제도의 도입, 유소아 본인부담금 인하 등 제도적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립되지 않은 일회성 정책은 반드시 부작용을 가져오며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진료 현장의 전문가인 의사들 의견이 정책결정 과정에서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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