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유전자 활성 대장암 예후·재발에 영향, 표적항암제 효능과도 관련
분당서울대병원 이근욱 교수팀 미국 텍사스대 MD앤더슨병원과 공동연구
대장암의 치료를 방해하고 표적항암제의 효과를 저하시키는 유전자가 발견돼 화제다.
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혈액종양내과) 이근욱 교수팀은 미국 MD 앤더슨 병원 이주석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YAP1' 유전자의 활성이 환자의 예후는 물론 표적항암제의 치료효과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 이를 저명한 암 연구 학술지인 <Clinical Cancer Research> 최근호에 게재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은 미국·호주·프랑스 등 다양한 국가에 축적된 암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YAP1 유전자의 신호가 대장암 환자의 약 15∼39%에서 발견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 YAP1 유전자의 활성화는 완치적 수술을 받은 대장암 환자들에 있어서도 재발률을 높일 뿐 아니라, 암의 진행 정도가 비슷한 환자군에서도 환자의 예후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서 작용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YAP1 유전자는 '히포 시그널링 경로(Hippo Signaling Pathway)'라고 불리는 세포증식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로, 세포의 증식과 사멸을 제어해 성장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히포 시그널링은 암세포와 종양의 증식에도 관여할 수 있어 암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전으로 평가받는다.
히포 시그널이 작동하면 YAP1 유전자가 활동할 수 없고, 반대로 히포 시그널이 작동하지 않으면 YAP1 유전자가 활성화되는데, 활성화된 YAP1 유전자는 세포 내로 진입해 세포의 복제를 촉진한다.<그림 1>
지금까지는 대장암의 예후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종양의 침투 정도(T), 림프절 침범 여부(N), 원격 전이 여부(M)를 평가하는 'TNM 병기'가 주로 사용됐는데,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앞으로는 YAP1 유전자의 활성 여부도 TNM 병기에 보조적으로 대장암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연구진은 전이성 대장암에서 널리 사용되는 표적항암제인 세툭시맙(Cetuximab)의 효능을 환자의 YAP1 유전자 활성화 여부를 통해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툭시맙 단독요법 시행 시 YAP1 유전자가 활성화된 환자의 대장암 종양은 축소되지 않았다. YAP1 유전자가 활성화된 경우 세툭시맙 요법의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
또 세툭시맙은 KRAS라는 암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들에게만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그래프 1의 B>, KRAS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의 경우에도 YAP1 유전자가 활성화된 경우 세툭시맙의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새로운 사실도 밝혀냈다.<그래프 1의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