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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예술의 연장선에 대한 기록 '폐허 Ruin'전
삶과 예술의 연장선에 대한 기록 '폐허 Ruin'전
  •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 승인 2015.03.0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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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전문가를 다룬 비디오 작품 네점 선보여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두산아트센터 1층 두산갤러리 서울에서 4월 4일까지 '폐허 Ruin'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14년 하반기 두산 레지던시 뉴욕 입주작가였던 전소정의 개인전이다. 작품은 2009년부터 진행해 온 일상의 전문가들에 대한 비디오 작품의 연장선에 있는 네 점을 선보였다.

전소정은 일상에서 만난 타인의 삶 속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연극적 무대와 퍼포먼스, 혹은 고전 텍스트를 차용한 내러티브를 개입시켜 사진, 설치 혹은 영상작품을 만들어 온 작가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진행해 오고 있는 비디오 작품들은 줄광대·기계자수사·간판쟁이·피아노 조율사·해녀와 같은 삶과 예술의 경계에 서 있는 일상의 전문가들을 통해 예술가의 태도에 대해 사유하고 고민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폐허'는 예술가이기 이전에 한 개인으로써 부딪히는 한계 상황들과 사회 속에서 예술가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무력함을 표현하고 있다. 또한 일상의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작가로서, 개인으로서의 태도와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들의 삶에 내재되어 은유적으로 드러나는 사회 속의 모순과 폭력성 등은 비애감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집요하고 강박에 가까운 행위의 과정은 기묘한 아름다움과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동시에 보여준다.

신작 '따뜻한 돌 Warm Stone'과 '사신 God of Death'은 각각 수석가와 박제사의 삶을 통해 예술가와 대상의 관계, 기억과 기록을 다루는 방식, 그리고 예술적 광기와 사회 속에서의 예술가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 사신 God of Death (스틸컷), 2015, HD싱글채널 비디오, 스테레오 사운드, 칼라, 9'35''
이 작품은 동물의 사체에 일종의 '생명'을 불어 넣어 삶을 역으로 기록하는 박제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박제사·금계·박제가 된 동물들, 그리고 모든 죽음을 관장하는 사신과의 대화로 구성된다. 박제된 동물들은 구조적 모순, 억압과 한계 상황 속에서 무력함을 느끼는 예술가들의 은유적인 모습으로 표현됐다. 작품에서 짧게 춤을 추는 장면은 '죽음의 춤'을 형상화한 것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예술적 광기를 보여주고 있다

▲ 따뜻한 돌 Warm Stone (스틸컷), 2015, HD싱글채널 비디오, 스테레오 사운드, 칼라, 13'06''
이 작품은 수석가와 수집의 대상인 돌의 관계를 드러낸다. 수석가는 자연에서 가져온 돌에 특별한 의미와 이야기를 담는데, 이 과정은 예술가가 사회 안에서 작품의 영감을 얻고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 수석가는 수석이 취미에만 머물며 예술의 경지로 나아가지 못함을 안타까워하지만, 그가 수집한 돌은 그의 기억과 중첩돼 '기묘하고 아름다운 강박의 세계'를 보여준다. '따뜻한 돌 Warm Stone'은 자연에서 만난 돌을 의미화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자연미와 인공미, 취미와 예술, 욕망과 현실의 간극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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