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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 임원실이 회의실로 바뀐 이유가?

일동제약 임원실이 회의실로 바뀐 이유가?

  • 최승원 기자 choisw@doctorsnews.co.kr
  • 승인 2015.02.14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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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 CEO 릴레이 인터뷰⑦] 정연진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

정연진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
일동제약 본사 7층은 임원실이 있는 곳이다. 임원층 입구에 들어서면 임원실 중간중간 제법 큰 방들이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부터 임원층에 있는 이런 회의실을 직원에게 개방했다.

더 좋은 환경에서 회의할 수 있도록 임원진이 회의실을 '포기(?)'한 것.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에서 직원과 임원이 소통할 수 있게 하겠다는 배려다.

이런 소통 강화 움직임의 중심에는 입사 41년차를 맞은 '일동맨' 정연진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 있다.

정 부회장이 생각하는 경영의 핵심가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 좋은 약을 개발해 환자를 행복하게 하면 제약사도 환자도 행복하다. 완쾌된 환자를 보고 있으면 의료진 역시 행복하다.

이 모든 과정이 순환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 부회장은 애를 쓴다. 그는 "조직원을 신바람나게 하는 거다. 그런 환경 속에서 서로 공감할 수 있어야 조직은 끈끈해진다. 그래야 제대로 된 성과도 낸다. 리더의 역할은 그런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의 경영키워드는 'ABC 경영'으로도 불린다.

우선 'A'는 'Absorption(몰입)'. 그는 "일동제약의 고객이랄 수 있는 의료진을 생각을 바꾸려 하기보다 '요구'를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며 이 과정에서 의료진에 대한 관심과 나아가 몰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이 입사했을 때 일동제약의 병원 영업은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불모지를 개척하겠다는 의욕을 앞세워 영업 전선을 누볐지만 생각만큼 만족스러운 성과가 나지 않았다.

고민하던 끝에 우선 과도한 의욕부터 자제하고 의료진의 요구를 꼼꼼히 살펴 일반의약품 위주의 일동제약을 전문의약품 비중이 70%를 차지하는 제약사로 바꿔 놓았다.

'B'는 'Basic(기본기)'이다. 정 부회장은 기업 성장을 위한 다양한 전략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탄탄한 기본기가 앞서야 한다고 믿는다. 흐트러짐없는 응대와 시간 엄수 등 기본적인 요인이 기업의 수준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늘 되새기고 직원에게 강조한다.

'C'는 'Communication(소통)'. 정 부회장은 수평적인 의사소통 환경이 단단한 조직을 만든다는 소신이 있다.

정연진 부회장의 경영철학 'ABC'부터

일동제약은 2015년을 도약의 해로 삼고 있다. 그 어느 해보다 준비한 신제품과 개발 중인 신약이 많다. 정 부회장은 그 중 특히 주목해야 하는 제품으로 비만치료제 '벨빅'과 B형 간염치료제 '베세포비어', 고지혈증 치료제 등을 꼽았다.

벨빅은 미국 FDA가 13년만에 인증한 비만치료제다. 그는 시부트라민 퇴출 이후 이렇다할 치료제가 없는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시포비어 한 해 1500억원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한국의 경구용 B형 간염 치료제 시장에 2017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일동제약의 신약이다.

일동제약이 처음으로 내놓는 신약이라는 점도 눈길을 끌지만 출시부터 글로벌 블록버스터 바라쿠르드와 비리어드, 바라쿠르드 제네릭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의약품이다.

특히 올해 바라쿠르드 특허가 만료되면서 베시포비어 출시 시기인 2017년 바라쿠르드 제네릭이 최소 20여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 부회장은 베시포비어의 선전을 장담했다. "개발 과정에서 도출된 임상시험 결과가 긍정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B형 간염 치료제의 '베스트 인 클래스'가 되겠다는 의지다.

개발 중인 고지혈증 치료제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지난해 특허가 만료된 로수바스타틴과 최근 글로벌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스타틴만큼 좋은 고지혈증 치료효과를 보인 에제티미브를 결합한 복합제가 일동제약의 만성질환 관련 파이프라인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제티미브와 함께 스타틴의 아성에 도전하는 페노파이브레이트와 로수바스타틴 복합제도 개발해 고지혈증 치료제 A부터 Z까지의 라인업을 완료한다는 복안도 밝혔다. 정 부회장은 "표적지향 항암제와 암전이 억제제, 바이오베터 항체 항암제 등 최신 항암제 개발 트랜드에 맞춰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동제약은 전통적으로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모두에서 강점이 있다. 정 부회장은 전문의약품 가운데 고혈압·당뇨 치료제 등을 육성품목으로 꼽았다. 일반의약품 관련 전략은 일반의약품 전담 부서를 만들어 특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일반의약품 전담부서 개편에 대해서는 "올해 긍정적 성과를 보여 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전반적인 조직개편으로 "순발력이 강화됐다"고 자평했다. 정 부회장은 "제네릭 출시 속도가 다른 제약사보다 늦다는 반성이 있어 개발책임자를 부지런히 해외로 보낸 끝에 출시 타이밍을 앞당겼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했던 투자에 대해 올해는 결실을 내야 한다. 올 1월 성장세는 아주 좋다. 의미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일동제약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글로벌 전략으로는 항암제를 타깃으로 잡았다. 정 부회장은 "일동제약은 항암제 전 제형을 생산할 수 있고 합성 기술도 최고 수준이라 이머징 마켓에 원료나 반제품, 완제품 모두 추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히알루론산은 지난해 신규 설비 투자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일본과 유럽에 진출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인터배트에 고혈압치료제 제제 기술을 이전했다. 인터배트는 일동제약이 전수한 기술을 바탕으로 칸데사르탄 제네릭 제제 생산에 착수해 인도네시아와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인데 앞으로 5년간 일동제약이 칸데사르탄 원료를 인터배트에 독점 공급하기로 했다.

사우디 제약기업 'SPC'와 항암제 공장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공장 구축과 가동 기술, 소프트웨어 이전에 따른 수익, 원료 공급 독점권과 완제품 판매 로열티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신제품과 신약 출시 많아...결실 거둘 것

정연진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
정 부회장은 지난해 말 전 사원을 대상으로 "74년의 역사를 가진 일동제약을 하루빨리 국내 5대 제약사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국내 기업의 수명이 평균 28년이라 한다. 일동제약은 74년을 이어 온 만큼 나름 잘해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만족할 순 없다. 수출 비중을 늘려 국내 5대 메이커에 들기 위해 의욕을 발휘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아직도 자신을 영업맨 출신 대표이사라고 말한다. DNA가 영업맨인 만큼 현장경험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직원이 한 번은 현장영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을 경험한 직원들은 다르다. 나 역시 그랬고 다른 직원들도 그럴 것이다. 현장경험과 기본기가 튼튼한 직원과 조직을 통해 일동제약의 저력을 보여주겠다.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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