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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들 왜 현대의료기기 넘볼까? 이유 살펴봤더니
한의사들 왜 현대의료기기 넘볼까? 이유 살펴봤더니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5.02.0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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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진단법 신뢰도 낮고, 선호도 떨어져...한의사들도 한방진단기 불만
의료정책연구소 '한의사 현대의료기 사용에 대한 비판적 검토'

▲ 의료정책연구소는 주요 현안을 심층 분석, 를 발행하고 있다.
음양오행과 기와 혈을 앞세우며 한방진료를 해 온 한의사들이 X-ray·초음파를 비롯한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자 의료계는 "한의사들이 내세운 한방원리와 효과는 어떻게 하고 현대의료에 손을 내미느냐? 지금까지 환자들은 부실한 진료를 받았다는 거냐"며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의학의 위상과 정체성에 대한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한의계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해야겠다고 주장하고 있는 이유는 왜일까?

의료정책연구소는 <FOCUS> 최근호에 '한의사 현대의료기 사용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통해 "한의학적 원리로 개발한 한방의료기기의 임상적 근거 부족과 기기활용결과에 대한 재현성·신뢰성 부족을 이유로 한의계 내부적으로 불만족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한국한의학연구원이 2004년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한방 의료기관과 의료기기 업체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한방진단기기에 불만족하다는 응답이 53%에 달했다. 46%의 응답자는 치료기기에 대해서도 한의학적 치료 효과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2011년 대한한의학회지에 발표된 '한방의료기관 의료기기 보유 현황에 대한 조사 연구'에서는 한방의료기관 보유장비는 검사장비 1.1%, 방사선 진단 및 치료 장비 0.3%, 이학요법장비 26.7%, 수술 및 처치 장비 0.1%, 한방의료장비 71.6%로 조사됐다.

한방진단기기는 경락기능검사기 48%, 맥진기 17%, 양도락 14% 등이었다.

한방 진단기기의 보유율은 평균 50% 이하로 상당수 한의사들이 진단할 때 진단기기의 도움을 받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자들은 "한방진단기기이면서 보험급여가 인정되고 있음에도 한방의료기관의 보유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이는 한방의료기기에 대한 한의사들의 부정적인 인식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한방의료 이용률도 또 다른 요인으로 손꼽혔다.

의료정책연구소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1년 대국민 한방의료이용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질병이 있을 때 주로 진료를 받는 의료기관은 병·의원 86.5%, 한방의료기관 6.0%(한의원 5.0%, 한방병원 1.0%)로 한방의료에 대한 선호도가 낮다"며 "2008년 조사결과와 비교하면 병의원 선호도는 55.7%→86.5%로 높아졌으나 한방의료기관은 8.2%→6.0%로 더욱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의학정책연구원이 주최하고 여론조사업체(케이스파트너스)가 조사·분석한 '한의사의 기본적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국민조사'에 대해서도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진료에 활용하는 것에 대해 국민의 인식은 긍정적이지만, 실제 국민이 한의사들로부터 의료기기를 이용한 검사를 받는 것에 대한 인식은 조사되지 않았고, 한의사의 의료기기 활용 때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인식 역시 고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관한 국민의 인식이 긍정적이라는 설문조사 결과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규제 완화에 대한 정책적인 문제는 구분해야 할 별개의 사항"이라고 밝혔다.

의료정책연구소는 "한의사들은 한의학의 본질적인 문제점과 전통의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외형적인 객관성과 신뢰 확보를 위해 초음파·X-ray 등 현대의료기기를 이용한 진료를 원하고 있다"면서 "한방의료에 대한 선호도와 이용률이 낮아짐에 따라 규제 완화라는 핑계로 한방과 관련성이 없는 현대의료기기를 활용하고자 하는 자기 모순적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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