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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매력을 지닌 화가의 또 다른 자아, 'Double'전
반전의 매력을 지닌 화가의 또 다른 자아, 'Double'전
  •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 승인 2014.12.1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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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갤러리에서 이번달 23일부터 2015년 2월 13일까지 팝아트풍 작품을 선보이는 한국의 대표적인 젊은 작가 김지희와 찰스장의 2인전을 연다 .

밝은 색감과 명랑한 이미지의 팝아트풍 작품으로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는 두 작가의 이번 전시 타이틀은 '더블(Double)'. 분신(分身)·이중의·두 배 등 의미를 가진 단어로 이번 전시에서는 예술가를 대변하는 작품들의 이중적인 의미에 주목했다고 한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자신이 전달하거나 표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작품으로 표현하는데, 예술가의 자아에서 분리된 '또 다른 자아'라는 측면에서 작품은 곧 그들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 작품은 화려한 색감과 대중친화적인 형상으로 표면에 드러나는 이미지가 주는 강렬함에 사로잡힐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내면에 사회적인 메시지와 인간을 향한 연민이라는 다소 진지한 의미를 담고 있어 반전의 매력을 보여준다.

 (그림 좌)Sealed smile, 장지에 채색, 90x72cm, 2014 / (그림 우)Virgin heart, 장지에 채색, 50x50cm, 2014
김지희의 작품에는 화려한 머리장식을 한 여인의 얼굴이 전면에 등장한다. 작품 속 주인공은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과 나비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는 커다란 가발을 쓰고 복(福)자가 그려진 둥근 썬그라스를 착용하고 있다. 비교적 부드러운 톤의 색감과 반짝이는 듯한 표현으로 전반적으로 밝고 화려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보는 이에게는 예쁘고 아름다운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올 것이다. 그러나 실상 이 작품 속 여인의 모습은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을 표출하는 아이콘의 집합체라 할 수 있다.

김지희는 이전 작업에서 고가 브랜드 이미지와 보석 그리고 썬그라스를 낀 채 어색한 웃음을 짓는 소녀의 모습을 그려냄으로써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서 행복한 감정을 위장하고 있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억지 미소를 짓는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한 바 있다. 화려한 장신구와 소비사회의 도상 뒤에 숨겨진 얼굴과 위장된 웃음을 통해 불안함을 감추는 현대인의 자화상은 아마도 김지희 자신의 자화상이기도 했을 것이다.

최근에 작가는 민화의 도상을 이용하여 부귀영화(富貴榮華), 입신양명(立身揚名), 무병장수(無病長壽)와 같은 더욱 본질적인 욕망을 가진 인물을 섬세한 묘사법으로 그려냄으로써 욕망에 대한 주제의식을 심화시키면서 확장했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작가는 시대를 반영하는 이미지들을 상징화해 현대인의 소유와 외양에 대한 욕망을 풍자했다면 이제는 전통적인 도상들을 밝고 따뜻하게 그려내 모든 이들의 근원적인 소망과 염원을 담아낸다. 그리고 이와 같은 행복과 풍요로운 삶에 대한 소망은 아마도 한 인간으로서 작가 스스로의 염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림 좌)Happy Hearts, 194x130cm, Acylic on Canvas, 2014 / (그림 우)왕관을 쓴 하트, 100F, Acrylic on canvas, 2012
찰스장은 로보트 태권브이, 스폰지밥과 같은 대중에게 잘 알려진 캐릭터를 차용해 원색적이고 단순하게 표현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온 작가다. 최근 들어 그의 작품은 이미 알려진 이미지를 차용하는 작업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자신만의 독창적인 캐릭터를 작품 속에 등장 시키는 작업으로 변화했다. 그의 작업은 많은 이들이 쉽게 예술을 향유함으로써 모두가 즐겁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바램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의 최신작 '해피 하트(Happy Heart)' 시리즈에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웃고 있는 다양한 캐릭터들은 작가의 모습을 닮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이미지는 작가를 대변하는 메타포로서 그 자체가 작가 본인이다. 즉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의인화 된 자동차·동물·하트 등은 보는 이를 즐겁고 행복하게 해 주는 긍정과 행복의 아이콘인 것이다.

대중적인 캐릭터가 가지는 이미지의 힘을 이용한다는 면에서 찰스장은 다분히 팝아트적인 작업을 해 왔다고 볼 수도 있으나,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창조해 그것으로 자신의 감정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면에서는 다분히 표현주의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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