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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율 살아났지만…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율 살아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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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2.1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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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전공의 모집 현황이 발표되면서 사상 첫 내과 전공의 지원 미달사태를 접한 의료계의 당혹감은 사뭇 커 보인다. 기본 4과중 마지막 보루였던 내과 마저 지원율이 미달되자 "올 것이 오고 말았다"는 반응이다.

2015년 내과 전공의 지원율은 92.2%로 전년과 비교해 무려 17% 포인트나 떨어졌다.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 최고 인기과의 반열은 아니더라도 메이저과로서 꾸준한 선호도 덕에 충원을 걱정하는 일은 없었다.

2000년 의약분업이 시행돼 원외처방료가 신설되고 보험수가가 크게 인상되면서 2006년엔 161.3%까지 지원율이 치솟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지원율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였다.

흉부외과·비뇨기과 등 기피과로 분류되는 전문과의 공통점은 낮은 수가 구조상 개원해서 생존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내과 역시 이 구조적 모순을 피하기 힘든 과다. 진찰료가 수입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터에 내원환자 마저 줄고 있는 상황이다.

2012년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구소 연구결과 하루 환자가 50명이 안 되는 의원이 27% 나 됐다. 더욱이 비보험 진료 비율이 5%에 불과해 낮은 보험수가를 보전하기에도 역부족인 상황이다.

더욱이 원격의료 강행이라는 정부의 의료정책은 고혈압· 당뇨 환자가 대부분인 내과의 특성상 내원율이 급감할 것이란 위기감을 확산시켜 이번 사태에 결정타를 날렸다. 열악한 수련환경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원주세브란스병원 내과전공의 1년차 파업 사태에서 보듯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이 오히려 전공의 노동 강도를 높이고 있는데다 여기에 전공의 과정을 끝내도 내과의사로서 필요한 술기를 익히지 못한 채 또다시 전임의로서 몇년간의 시간을 유예하는 실정이다.

이번 전공의 모집에서 내과와는 대조적으로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율이 살아난 점은 눈여겨 볼만 하다. 산부인과는 저출산의 직격탄을 맞아 2007년 충원율 49.5%로 바닥까지 내려가면서 회생불가로 보였다.

그러던 것이 2010년 64.2%, 2011년 65.6%, 2012년 70%, 2013년 73.6%로 점진적으로 지원율이 오르더니 이번에105.3%로 반등했다.

산부인과학회와 산부인과의사회의 꾸준한 문제제기로 정부가 가산 수가 등 정책적 지원을 뒷받침하면서 산부인과 회생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지금까지 전문의사 수급은 시장의 경쟁 기능에 맡겨져 있었고, 최근에서야 흉부외과, 산부인과의 급격한 몰락을 겪으면서 조금 움직이는 정도다.

문제가 생기는 과에 단기적·대증적 처방을 하는 지금의 방식은 이번 내과 사태처럼 대상만 다를 뿐 계속해서 폭탄을 돌리는 방식이 될 소지가 크다. 이번 기회에 전문의사 인력 양성 등 보건의료인력정책을 핵심적인 보건의료정책의 하나로 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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