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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공사 하는데 다학제 의료진 총출동 '왜?'

병실공사 하는데 다학제 의료진 총출동 '왜?'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4.12.1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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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안암병원, 환자중심서비스디자인위원회 활동 '눈길'
강윤규 위원장 "'환자' 대신 '사람' 중심 변화 유도할 것"

▲ 고대안암병원 암병동 증설에 따른 방향 수립을 위해 다학제 암치료 전문의료진이 모였다. 사진은 '환자중심서비스디자인위원회' 회의 모습.
한 해 끄트머리에 다가선 매서운 겨울날, 고려대 안암병원에서는 암환자를 치료하는 새로운 공간을 확보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여느 공사현장과 다를 것 없다. 평소 다니던 복도가 막혀 당황하고, 소음과 먼지 때문에 불편하다. 몇몇 행정팀은 다른 층으로 옮기느라 부랴부랴 짐을 쌌다.

공사시점에 발맞춰 다학제 암치료 전문의료진이 한자리에 모였다. 암병동 증설에 따른 운영의 방향성을 수립하기 위한 첫 모임. 지난 8월 발족한 '환자중심서비스디자인위원회' 활동의 일환이다.

강윤규 환자중심서비스디자인위원장(재활의학과)은 최근 <의협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의 임무는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해 공간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며 위원회 역할을 소개했다.

▲ 강윤규 고대안암병원 환자중심서비스디자인위원장. ⓒ의협신문 이은빈
강 위원장은 인터뷰 내내 '환자' 대신 '사람'이라는 단어를 썼다.

뻣뻣한 '권위'의 자세 대신 '부드러운' 미소를, 빨리 떠나고 싶은 화장실 대신 커다란 거울을 들여다보며 옷매무새를 정리할 수 있는 마법의 장소로 병원이라는 공간이 변화하면 좋겠다는 바람에서다.

강 위원장은 "공간의 변화도 필요하고, 사람을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 세계가 우선 변화했으면 한다"면서 "고대병원이 추구하는 '환자 최우선 암병동'에 대한 합의점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위원회는 의료원 교수진뿐 아니라 교직원, 고려대 공과대학과 디자인조형학부의 관련 교수, 건축설계회사 관계자를 위원으로 위촉해 '사람이 좋아하는' 서비스와 공간을 함께 논의하고 있다. 

중장기적 과제도 있다. 이번 암병동 증설 경험을 토대로 3~4년 뒤 증축할 새 병원의 위용을 미리 정리하는 것이다. 고대의료원에서 수년간 '첨단의학센터'로 명명한 이 미래 건물의 명칭부터 다시 생각해내야 한다고 강 위원장은 강조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암병동에는 '안전하고 편안(安)하게 암(癌)을 치유하는 동(洞)네'라는 뜻의 '안암동'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어느 공간에서, 누구를 위해, 어떤 일을 수행해야 할까요? 건물의 실질적인 운영 주체이며, 주인인 우리의 생각과 방향이 필요합니다. 고려대학교의 정신과 그 핵심 주체로 자부하는 의과대학과 의료원의 정신이 방향타가 돼줄 거라 믿어요."

끝으로 그는 "사람의 생각은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은 사람의 정신을 지배한다"는 철학을 언급했다. 

점점 어려워지는 의료환경에서 가격이 아닌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정신, 그에 바탕한 교육만이 병원을 믿고 찾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강 위원장은 "지난주까지 매주 회의를 열어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실천방법을 모색했다"며 "고대정신을 되새기는 것에서부터 변화는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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