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엽 과장, '정부 재난의료 관리정책과 향후 추진계획' 밝혀
정부 재난의료시스템 문제 인정..."3가지 큰 틀에서 개선할 것"
현수엽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은 8일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2014 재난의료 정책심포지엄'에서 '정부의 재난의료 관리정책과 향후 추진계획'에 대해 밝혔다.
현 과장은 먼저 "올해 발생한 경주 마우나리조트 사고, 진도 세월호 침몰사고, 장성 효실천사랑나눔 요양병원 화재사고 등에 대해 정부가 재난의료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던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재난발생 시 보건 대응 측면에서의 문제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또 "재난의료지원에 필요한 약품·장비 비축 및 관리기전이 부재했고, 현장응급의료지원차량 기능이 간단한 처치만 할 수 있는 초보수준이었던 것, 그리고 재난의료 전문인력 양성체계가 미흡하고 전문가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특히 재난의료 관리시스템 미흡과 관련 "재난유형에 따른 대응 매뉴얼 및 훈련이 부족했고, 소방방재청과 협력이 미흡해 신속한 상황전파와 협조, 지원 요청이 지연됐으며, 재난현장 의료지휘체계도 부재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앞으로 정부의 재난의료지원에 대한 정책은 ▲상황전파 및 현장대응 신속성 제고 ▲재난거점병원 확대 ▲재난의료지원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3가지 틀에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 과장은 "대규모 사상자 발생을 대비해 응급의료지원 지침을 개정(보건복지부)하고, 긴급구조대응활동 및 현장지침에 관한 규칙(안행부령)도 연내에 개정될 수 있도록 요청을 해놨다"고 말했다.
또 "경주 마우나리조트 사고 당시 현장에 민간구급차가 너무 많아 교통체증으로 인한 접근 지연, 외부에서의 보건소장 및 의료진 식별 불가, 응급의료정보센터 및 현장응급의료소 차량까지 진입이 통제된 경험이 있는데, 앞으로는 재난출입증을 제작해 배포하고, 현장 지원인력 복장에 보건소장·의사·간호사 등 직종과 역할을 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응급의료상황실을 두어 119상황실 등과 24시간 대응해 다수 사상자 발생사고를 감시하고, 재난거점병원에 재난의료지원 출동명령 및 상황보고체계를 운영할 계획이며, 보안성 및 검색기능 등이 강화된 재난전용 다자간 동시대화 어플를 2015년에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20개 권역응급의료센터로는 1시간 내에 현장도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재난거점병원은 15개 더 확대할 계획도 밝혔다.
현 과장은 "현장응급의료지원차량 부족 및 장비 노후화, 재난 시 현장에 출동할 전문인력 및 훈련 부족, 다수환자 수용을 위한 예비병상 부족 등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재난거점병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재난거점병원은 재난 시 다수의 환자수용이 가능하고, 현장에 의료지원팀 파견이 가능해야 하며, 예비병상·전문인력·재난물품 등이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돼 있어야 재난 피해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재난의료지원 전문인력 양성 계획과 관련 현 과장은 "지역내 훈련을 받은 재난의료 전문인력이 없거나 부족하고, 유관 기관 간 재난대응 훈련이 미흡한 것은 물론 재난 시 보건소장이 현장응급의료소장으로 책임성과 행정력은 담보되지만 전문성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역내 재난 시 동원할 수 있는 의료자원의 파악 및 관리, 의료인 비상연락체계 및 교육훈련 등 재난대비체계 부재 등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지역상황을 잘 아는 재난 전문가(재난의료 책임자 지정 등)를 양성해 지역별로 안정적·지속적인 재난의료 지원체계를 구축해 재난이 발생했을 때 현장에 즉각적으로 출동하고, 이송병원 선정 및 의료지원 업무수행 등 현장의료지원을 총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정책심포지엄에서는 ▲일본, 재난의료체계와 대응사례(오토모 야스히로 교수·일본 도쿄의과치과대학 응급재해의학과) ▲안산 트라우마센터의 재난 심리지원 사례(하규섭 서울의대 교수·국립서울병원장) ▲팽목항에서의 응급의료현장 경험과 시사점(신상도 서울의대 교수) ▲국내 에볼라 방역체계 구축 현황과 개선방안(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 ▲에볼라 바이러스의 국내 전파 위험과 현장 대응 방안(최평균 서울의대 교수) 등의 주제발표가 있었다.
하규섭 교수는 "초기 위기 대응을 위해 찾아가는 심리안정 서비스(위기대응 및 단기 개입을 위한 심리지원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상도 교수는 "119 종합상황실의 기능을 강화해 재난응급으료 상황관리센터를 만들어야 하고, 구조·구급대원의 역량을 강화해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현장에 출동하는 재난의료지원단이 제기능을 할 수 있도록 재난의료전문인력제도를 도입해 전문성을 높여야 하고, 현장이동병원을 통해 재난지역에서 초급성기를 지난 대규모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