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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 뿐인 의사 석·박사 학위, 만족하십니까?"

"껍데기 뿐인 의사 석·박사 학위, 만족하십니까?"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4.11.2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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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교육평가원, 임상의학 학위제도 개선 심포지엄서 집중 조명
김병수 교수 "현재 체제로 대학원 본연 업무 수행 어려워" 지적

▲ 김병수 교수가 '우리나라 임상의학 학위제도 현황과 문제점'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의협신문 이은빈
의학분야에서만 한 해 1100여명의 석·박사 인력이 배출되고 있지만 부실한 교육과정으로 대학원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거 일부 개원의사의 홍보수단, 또는 수련과정상 의무적으로 비교적 쉽게 학위를 받을 수 있었던 관행에서 벗어나 연구교육의 내실을 기할 수 있도록 과정을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병수 고려의대 교수(내과학교실)는 25일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주최로 열린 '임상의학 학위제도 개선에 관한 심포지엄'에서 우리나라 임상의학 학위제도 현황과 문제점을 주제로 이 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전통적으로 사람 이름 뒤에 따라오는 가장 명예로운 수식어 중 하나로 '박사'를 설명하면서 개업의에 있어서 박사학위가 중요한 홍보수단으로 자리 잡은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개업환경이 열악해지고, 일반대중이 학문적 개념의 '박사학위' 보다는 기능적 측면의 '전문의'를 중시하면서 개업의들의 박사학위에 대한 수요는 예전 같지 않다.

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련을 받는 과정에서 석·박사 학위과정에 대한 유혹이 높았던 전공의들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김 교수는 "내과에 들어가면서 대학원 시험을 같이 봤다. 가점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대학과 병원의 경쟁력이 달라져 고대의대에 들어와도 더 큰 병원에 수련받으러 간다. 임상의학과 전공의들의 대학원 응시율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 25일 한국의학교육평가원 법인 설립 10주년 기념으로 열린 '임상의학 학위제도 개선에 관한 심포지엄'.

반면 대학의 연구경쟁력이 필수적 요소로 자리매김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교수들은 자신의 논문 실적을 쌓기 위해 전공의 등을 대학원생으로 동원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수는 "지금의 의학과 대학원 과정은 내용적·제도적으로 껍데기만 있다. 그 안을 어떻게 채울지가 과제"라며 "임상의학 학위과정 개혁을 통한 인재양성이 최우선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면밀한 기획과 적극적인 지원, 엄격한 질 관리가 시급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의학계 인사들은 의학분야 석·박사 인력이 연구자로서 경력을 추구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양은배 연세의대 교수는 "석·박사의 정의는 단독으로 학술 및 연구활동을 수행할 수 있음을 공인하는 자격증"이라며 "석·박사 인력이 지식 생산과 확산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학위 명칭에 부합하는 교육의 질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임기영 아주의대 교수는 "학위를 받고 난 이후는 전혀 책임져주지 않는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 전공의가 교수 뒷바라지 하기 위해, 개원의가 환자 보느라 바빠 등록금만 내고 학위를 받던 시대는 끝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교수는 이어 "MD 중 제대로 된 전일제 박사를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면서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대학교수들끼리 논의하기 보다는 외부 시스템으로 해결책을 모색해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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