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학회, 협진 의무화 고시 갈등 심경 밝혀
28일 관상동맥연구회서 데이터 공개-토론 제안
심장내과 의사와 흉부외과 의사가 협의해 심장 스텐트 치료방침을 정하도록 한 정부 고시를 두고 내과학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침묵을 지켜온 흉부외과학회가 공개 토론을 제안해 주목된다.
해당 고시는 어떤 치료법이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를 의논해 양질의 치료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협진을 의무화한 고시가 당장 환자 생명에 위협을 가할 것처럼 호도하는 일부 학계의 주장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대한흉부외과학회 산하 관상동맥연구회는 오는 28일 오후 2시 연세대학교 세브란스심장혈관병원 3층 대강당에서 열리는 연례 컨퍼런스에서 '새로운 PCI 고시안에 대한 논의' 세션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김기봉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흉부외과)가 연자로 나서 최근 문제시된 스텐트 시술과 관상동맥우회로술의 성적 등을 학문적으로 비교하는 데이터를 제시할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대한심장학회 제58차 추계학술대회 기간(28~29일)과 겹친다.
연구회는 참석 안내문에서 "새로운 PCI 고시안에 관하여 뜨거운 논의가 심장내과와 흉부심장혈관외과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다. 병원마다 Heart Team을 고심하며 준비하는 곳도 있고, 추이를 보며 관망하는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별도 세션을 마련한 계기를 밝혔다.
눈에 띄는 점은 "연구회원이 아니더라도 컨퍼런스에서 활발한 토의를 해달라"며 "늦게 오시는 분들은 저녁자리에서라도" 의견을 나누자고 거듭 언급하고 있는 대목이다.
이는 스텐트 시술의 우월성을 강조하며 고시에 반박해온 심장내과 의사를 사실상 공개 초청한 것으로, '객관적 데이터를 앞에 두고 토론해보자'는 정면승부의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시 예고 이후 심장학회와 심혈관중재학회 등의 거센 반발에도 대응을 자제해온 흉부외과학회측은 일부 언론에서 스텐트 협진을 '살인행위'라고 하는 등 표현수위가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환자에게 스텐트와 우회로술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토록 한 고시는 의사로서 설명 의무를 다하고, 환자의 자기 선택권을 보장하는 문제로 기본 방향은 옳다는 판단이다.
선경 흉부외과학회 이사장(고려의대)은 "스텐트의 장점을 훼손할 생각 없다. 환자가 원하면 하는 건데, 지금까지는 일방적으로 정보가 전달된 측면이 없지 않다"며 "포지티브가 아닌 네거티브(삭감) 방식으로 시행되는 방식에는 아쉬움이 있지만 고시 자체는 타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고시를 둘러싼 논란을 위기에 처한 동료의사들의 문제로 보고 따로 대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안의 본질이 호도되는 상황에서는 전문가로서 의견을 표명할 때가 됐다"며 공개토론 제안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