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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종주국 중국 "사스 위기 이후 침·한약 내려놨다"
한의학 종주국 중국 "사스 위기 이후 침·한약 내려놨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4.11.17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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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병협회장 "중의약은 보완·대체의료 수준...이젠 농촌도 MRI 설치"
병협 KHC, 14일 '유럽·중국·일본 의료개혁 어떻게 하나?'현주소 점검

▲ 황 지에푸 중국병원협회장은 중국 경제와 의료 발전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제 중의학은 현대의학을 보완하거나 대체의료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한의학의 종주국인 중국에서 중의약이 차지하는 위치에 대해 언급했다.ⓒ의협신문 송성철
"아직도 중국에서 침이나 한약으로 치료를 하는 줄 알면 오산입니다."

한의학 종주국인 중국의 병원계를 이끌고 있는 황 지에푸 중국병원협회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차 Korea Healthcare Congress(KHC)'에 참석, 강연을 펼친 자리에서 "침이나 한약은 2000년대 초반까지 초보적으로 침이나 한의약 치료를 받는 시절의 얘기"라며 "이제 중의학은 현대의학을 보완하거나 대체의료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병원개혁과 발전'을 주제로 중국 의료의 과거·현재·미래 과제에 대해 발표한 황 협회장은 중국 의료계의 발전단계를 아편전쟁을 계기로 서양의학이 들어왔던 1단계(1949∼1978년), 등소평의 문호 개방 정책에 따라 구소련형 시장지향적 체제 전환기인 2단계(1979∼2000년)에 이어 중국 경제와 의료체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2003년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을 전후한 3단계로 구분했다.

황 협회장은 "2003년 사스 발생을 계기로 중국 정부는 대중의료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감염병과 질병의 위험을 깊이 인식하고, 전국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3단계 의료개혁을 통해 사회주의 시장경제 의료체제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SARS 발생시 미온적으로 대처했던 중국의 사회경제적 여파는 엄청나 파장을 불러왔다. 당시 SARS의 영향으로 항공 노선이 전면 중단되고, 외국 주재원 사무실이 폐쇄되기도 했다.

매년 승승장구하며 상승세를 보이던 중국의 경제지표는 일시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 적지 않은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세계보건기구는 2003년 전세계 30개국에서 8456명이 SARS에 감염, 809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황 협회장은 "SARS 여파 이후 중국은 3단계 의료개혁을 단행해 보건의료 시설과 장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의학 연구와 의료인력 교육에 집중하면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의 국민 의료비는 GDP의 5.57%를 차지할 정도로 늘어났다"고 언급한 황 협회장은 "현재 중국에는 2200개의 병원이 있고, 이중 1000병상 규모의 병원이 1000곳에 달한다"며 "가장 큰 곳은 8000개 병상을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도입한 중국은 눈부신 경제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빈익빈 부익부와 자본주의의 병리현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황 협회장은 "시골지역까지 MRI를 비롯해 좋은 장비를 설치하고 있지만 정작 의료인들이 도시지역 대형병원에 근무하는 것을 선호하면서 산간이나 시골지역을 기피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시골이나 산간벽지에서도 도시와 평등하게 형평성 있는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풀뿌리 진료를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가가 풀어가야 할 과제"라고 밝힌 황 협회장은 "풀뿌리 진료를 강화하기 위해 시골에 진출하는 의료인들에게 더 많은 월급을 주고, 승진과 수련은 물론 해외 교육을 비롯한 여러가지 인센티브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 유치와 국제 교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황 협회장은 "중국은 사회보장 안전망을 확보하는 동시에 보건의료산업 육성을 위해 외국인이 70%까지 지분을 소유할 수 있도록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면서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해 북경·상하이 등 7개 지역에 7개 사립병원을 세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8월 중국병원협회가 주최한 포럼에는 중국 전역에서 5000∼6000명의 병원장이 참석해 병원 경영 표준화·양질의 의료를 위한 3자 평가시스템 도입·장기적 교육·직업 자격 등의 현안을 모색했다"며 중국병원계의 활발한 활동상황을 설명한 황 협회장은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인류를 지키고, 건강을 증진할 수 있도록 국제병원계가 서로 경험을 나누고, 정보 교류를 해 나가야 한다"며 "한·중·일이 지속적으로 연결고리를 맺어 협조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황 협회장은 "중국과 FTA 체결한 첫 번째 국가가 한국"이라며 "한국 병원계와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

▲ 분과토의장에 격려차 참석한 김광태 국제병원연맹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황 지에푸 중국병원협회장(왼쪽 첫 번째)과 에릭 크레이버그 노먼 전 노르웨이병원협회장(세 번째)과 좌장을 맡은 이혜란 한림대의료원장(다섯 번째) 등 주요 인사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인구 고령화=재정 위기'...1차의료·지역사회의료 개혁 "때가 급하다"

'유럽·중국·일본 의료개혁 어떻게 하고 있나?'를 주제로 열린 이날 분과토의에서는 인구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증가 문제와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로 인한 재원조달 위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주된 관심사로 부각됐다.

▲ 유이치 이마나카 교수(일본 쿄토대 보건경제학)
일본측 발표자로 참석한 유이치 이마나카 교토대 교수(보건경제학)는 '의료의 질과 경제·가시화와 개혁'에 관한 주제발표를 통해 "일본의 경우 1965년 65세 이상 노인인구와 20∼64세 생산연령의 비중이 1:9.1에서 2012년 1:2.4로, 2050년 1:1.2(생산인구 1.2명이 1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로 급격히 낮아지면서 초고령화의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재정과 자원이 부족해 지는 초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시급히 보건의료시스템을 개혁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병원간 급성심근경색 사망률·뇌졸중 환자의 혈전용해제 투여 등을 비교해 격차를 줄이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힌 유이치 교수는 "의료의 질을 시각화해 보여줌으로써 병원·지역간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자원의 낭비를 막고, 의료의 질을 높여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이치 교수는 "지속 가능성과 비용효과적인 의료를 위해 국가·지방 정부 뿐만 아니라 시민·의료기관·보험사·의료 산업·학계·사회적 기업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보건의료 문제를 공유해야 한다"면서 "이들 이해 관계자들이 의료의 질과 효율성·형평성 있는 의료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사회 공동경영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1인당 국민소득 9만 9664달러로 룩셈부르크에 이어 OECD 가입국가 2위권인 노르웨이도 의료개혁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와 실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에릭 크레이버그 노먼 전 노르웨이병원협회장
에릭 크레이버그 노먼 전 노르웨이병원협회장은 '노르웨이의 의료개혁' 주제발표를 통해 "노르웨이도 의료시스템을 혁신할 수 있는 새로운 공중보건법을 제정해 공중 보건을 촉진하고, 건강에 관한 사회적 불평등을 줄여 사회 발전에 기여해 나가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공중 보건 연구를 통해 건강·웰빙 환경을 조성하고, 정신적·신체적 질병·장애·부상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의 건강을 위해 환자 중심의 치료·정보통신기술 인프라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고 밝힌 에릭 전 회장은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혁신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비용 편익을 분석하고, 네트워크를 확산시킴으로써 혁신 문화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릭 전 회장은 "노르웨이는 남북으로 길게 뻗어있는 국토의 특성상 큰 병원 중심의 진료보다 지역과 현장 중심의 진료와 진단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뇌졸중 환자를 90분내에 치료할 수 있도록 CT를 장착한 앰뷸런스를 최근에 도입하고, 앞으로 헬리콥터에 장착할 수 있도록 경량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좌장을 맡은 이혜란 한림대의료원장은 "유럽·일본·중국 모두 고령화와 재정 위기 문제와 더불어 의료시스템의 지속가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의료개혁을 진행하고 있다"며 "한국도 고령화와 지속가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관심과 연구를 해야 한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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