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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photo Story
Medical Photo Story 3D 프린팅, 가슴 안으로 들어오다
2019. 12. 08 by 김선경 기자
박병준 중앙의대 교수(중앙대병원 흉부외과)가 삼차원 프린팅으로 제작한 인공흉골을 흉골 결손 환자에게 이식하고 있다. 박교수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1년 남짓 시차를 두고 삼차원 프린팅 흉골 이식 수술에 연이어 성공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박병준 중앙의대 교수(중앙대병원 흉부외과)가 삼차원 프린팅으로 제작한 인공흉골을 흉골 결손 환자에게 이식하고 있다. 박교수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1년 남짓 시차를 두고 삼차원 프린팅 흉골 이식 수술에 연이어 성공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무게 89g, 가로 21cm, 세로 13cm, 두께 1mm

반짝이던 차가운 금속 조형물이 뜨거운 심장 위로 미끄러지듯 들어간다.

삼차원 프린팅으로 제작한 순도 99.9%의 티타늄 흉골.

신이 만들어준 흉골을 잃었던 환자는 다시 인간에 의해, 원래 있던 것을 그대로 재연한 새 흉골을 이식 받는다.

판막질환으로 인한 수차례의 심장수술로 흉골이 결손된 채 2년을 살았던 환자.

뼈로 가려지지 않은 심장은 펄떡이며 피부를 밀어냈고, 그리하여 작은 충격에도 위험에 처할 수 있어 늘 노심초사하며 살아야 했다.

서울 대형병원 3곳을 전전했지만 그 어떤 방법도 찾지 못했던 환자는 3D 프린팅 흉골 재건술로 잃어버렸던 일상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삼차원 프린팅을 이용한 의료기술이 날로 발전하면서 이를 이용한 혁신적인 흉골·늑골 재건 수술이 전 세계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흉골·늑골은 구조가 복잡하고, 심장·폐 등 주요 장기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모양뿐만 아니라 탄력·탄성·강도·무게 등 모든 것이 맞춤형이어야 한다.

기존의 인공 골시멘트를 이용한 재건 수술의 경우, 수술 도중 본을 떠서 찰흙을 만지듯 뼈 모양을 만든다. 그러나 5분만 지나도 시멘트가 굳어 정확한 모양을 만들기 위해 10차례 이상 작업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수술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물론, 감염 위험도 매우 높다. 또한 골시멘트는 무겁고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는데다, 심폐기능이 저하되거나 흉곽의 변형이 오는 사례도 있어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쉽지 않은 수술이었다.

삼차원 프린팅을 이용한 재건 수술은 이 모든 것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

환자에게 딱 맞는 뼈 모양을 구현할 수 있는데다, 인체 친화적인 순도 99.9%의 티타늄을 사용해 안정성을 높였다. 무게도 줄어들고, 강도와 탄성 또한 높였다.

기존 골시멘트와 비교하자면 무게는 1/3∼1/4, 두께는 1/10 수준이다. 이 기술은 수술 정확도를 끌어올리고 감염 위험을 낮추는 데도 기여했다. 수술장에서의 제작 과정이 생략되니 수술시간마저 드라마틱하게 줄어든다.

박병준 중앙의대 교수(중앙대병원 흉부외과)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1년 남짓 시차를 두고 삼차원 프린팅 흉골 이식 수술에 연이어 성공했다.

세계에서도 아직까지 이 수술을 시행한 사례는 10건도 채 안된다.

그는 기대수명이 1개월도 채 남지 않은 폐암 환자와 평생 흉골이 결손된 채 살아야 하는 환자에게 새 삶과 '잃어버린 일상'을 찾아주었다. 

박교수는 삼차원 프린팅을 이용한 수술이 "흉골·늑골 결손 환자들의 생사뿐 아니라 '삶의 질'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의학 발전의 측면에서도 의의가 있겠지만, 환자들이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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