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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photo Story
'불금'의 응급실 의사들...12시간의 사투
Medical Photo Story 생과 사의 최전선에 서다
2018. 08. 02 by 김선경 기자

 

오후 6시. 의식을 잃은 위장관 출혈 환자를 살리기 위해 응급의학과 인턴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 한 환자를 살리기 위한 의료진의 사투는 한 시간 가량 진행됐다.  ⓒ의협신문
오후 6시. 의식을 잃은 위장관 출혈 환자를 살리기 위해 응급의학과 인턴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 한 환자를 살리기 위한 의료진의 사투는 한 시간 가량 진행됐다. ⓒ의협신문

끊임없이 밀려드는 구급차들. 깜깜한 밤을 가르는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번쩍번쩍 빛나는 불빛으로 응급실 앞이 불야성이다. 7월 말 서울 한 대학병원 응급실의 '불금'(불타는 금요일).

응급실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분초를 다투는 의료의 최전선 현장이다. 제한된 시간 속에서 제한된 응급의료 인력으로 촌각을 다투는 중증 환자부터 경증환자까지 모두 다 돌봐야하기 때문이다.

오후 6시부터 새벽 6시까지 12시간 동안 지켜본 응급실은 한 마디로 급박했다. 밤을 하얗게 새우며 의료진들은 쉴 틈 없이 환자들 사이를 분주하게 오갔다. 심폐소생술로 겨우 한 환자를 살리고 한숨 돌리는가 했더니 정신질환자와 주취 환자가 소리를 지른다.

응급 환자에 밀려 장시간 대기한 경증 환자와 보호자 항의도 항상 응급의학과 의사들의 몫이다. 시시때때로 응급의학과 의사는 환자와 보호자의 폭행에 노출되기도 한다.

이날 밤샘 근무를 한 김창영(고대 안암병원 응급의학과4) 전공의는 응급의학과 의사의 고충을 이렇게 말한다.

"보람을 느낄 여유가 없어요. 촌각을 다투는 환자를 심폐소생술 해 살려도 보호자를 설득해야 하거나 화를 받아 주는 일이 많아요. 오늘은 심한 주취 환자가 없지만 난동 부리는 환자가 찾아오면 폭행을 해도 피할 방법이 없죠. 저도 겪었고, 바로 얼마 전 아래 년차가 환자에게 구둣발로 밟히기도 했어요. 그런 환자 한명 상대할 때 드는 시간이 중환자 몇 명 보는 시간과 비슷해요. 폭행과 폭언보다 위급한 환자가 바로 눈앞에 있는데도 치료할 수 없는 상황이 될 때가 제일 힘듭니다."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한 대학병원의 응급실 앞. 밤이 깊을수록 응급 환자를 태운 구급차들이 끊임없이 밀려들어 온다. ⓒ의협신문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한 대학병원의 응급실 앞. 밤이 깊을수록 응급 환자를 태운 구급차들이 끊임없이 밀려들어 온다. ⓒ의협신문

 

오후 8시를 넘어서면서 환자들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경찰과 구급대원이 응급 환자를 태우고 응급실로 왔다. ⓒ의협신문
오후 8시를 넘어서면서 환자들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경찰과 구급대원이 응급 환자를 태우고 응급실로 왔다. ⓒ의협신문

 

밤 10시경의 응급실은 환자들과 이를 치료하기 위한 응급의학과 및 각 과의 의료진들로 북새통을 이룬다.ⓒ의협신문
밤 10시경의 응급실은 환자들과 이를 치료하기 위한 응급의학과 및 각 과의 의료진들로 북새통을 이룬다.ⓒ의협신문

 

119 구급대원이 교통사고 외상 환자를 응급실로 급박하게 이송하고 있다. ⓒ의협신문
119 구급대원이 교통사고 외상 환자를 응급실로 급박하게 이송하고 있다. ⓒ의협신문

 

의식을 잃은 교통사고 외상환자에게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기도 삽관을 시도하고 있다. 중증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하자 응급의학과 의사를 포함 8명 이상의 의료진이 동시에 처치를 진행한다.  ⓒ의협신문
의식을 잃은 교통사고 외상환자에게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기도 삽관을 시도하고 있다. 중증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하자 응급의학과 의사를 포함 8명 이상의 의료진이 동시에 처치를 진행한다. ⓒ의협신문

 

보호자가 치료받고 있는 환자를 지켜보고 있다. ⓒ의협신문
보호자가 치료받고 있는 환자를 지켜보고 있다. ⓒ의협신문

 

자정이 되자 응급실 38병상이 모두 꽉 찼다. ⓒ의협신문
자정이 되자 응급실 38병상이 모두 꽉 찼다. ⓒ의협신문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인턴들에게 응급실 환자들의 기본 상태를 보고 받고 있다.ⓒ의협신문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인턴들에게 응급실 환자들의 기본 상태를 보고 받고 있다.ⓒ의협신문

 

응급실 문 옆에 붙여진 ‘응급실 폭행에 따른 처벌 문구’. 그러나 실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폭행·협박 범죄 피의자의 경우 대부분 벌금형이 선고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의협신문
응급실 문 옆  ‘응급실 폭행에 따른 처벌 문구’. 그러나 실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폭행·협박 범죄 피의자의 경우 대부분 벌금형이 선고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의협신문

 

자정이 넘어서면 주취 환자들이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많다. 환자와 제일 먼저 대면하는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무방비 상태로 주취자들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의협신문
자정이 넘어서면 주취 환자들이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많다. 환자와 제일 먼저 대면하는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무방비 상태로 주취자들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의협신문

 

새벽 두시가 넘어서는 시간. 응급의학과 의사는 환자 처치가 끝나면 질환군에 따라 퇴원, 경과관찰, 협진, 혹은 타과로 입원 등 거취결정을 내려야 한다.ⓒ의협신문
새벽 두시가 넘어서는 시간. 응급의학과 의사는 환자 처치가 끝나면 질환군에 따라 퇴원, 경과관찰, 협진, 혹은 타과로 입원 등 거취결정을 내려야 한다.ⓒ의협신문

 

응급실에는 정말 위급한 중증 환자뿐만 아니라 다수의 경증환자가 내원한다. 중증도에 따라 처치를 하다보면 몇몇 경증환자들 및 보호자들의 항의를 받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의협신문
응급실에는 정말 위급한 중증 환자뿐만 아니라 다수의 경증환자가 내원한다. 중증도에 따라 처치를 하다보면 몇몇 경증환자들 및 보호자들의 항의를 받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의협신문

 

의료진의 인력은 한정됐지만 새벽이 되도 응급환자는 계속 몰려온다. ⓒ의협신문
의료진의 인력은 한정됐지만 새벽이 되도 응급환자는 계속 몰려온다. ⓒ의협신문

 

중증환자 치료가 마무리됐다고 끝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아직 돌봐야 할 경증환자들이 남아있다. ⓒ의협신문
중증환자 치료가 마무리됐다고 끝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아직 돌봐야 할 경증환자들이 남아있다. ⓒ의협신문

 

새벽 6시. 환자를 돌보느라 12시간 동안 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한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라면을 든 채 당직실로 향하고 있다. 지난 저녁 6시부터 새벽 6시까지 이 병원 응급의학과 당직의 2명과 인턴 2명은 총 80여 명의 환자를 돌봤다.  ⓒ의협신문
새벽 6시. 환자를 돌보느라 12시간 동안 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한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라면을 든 채 당직실로 향하고 있다. 지난 저녁 6시부터 새벽 6시까지 이 병원 응급의학과 당직의 2명과 인턴 2명은 총 80여 명의 환자를 돌봤다.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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