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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체제 의전원 남는 건국대, 역사를 말하다
소수 체제 의전원 남는 건국대, 역사를 말하다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4.11.08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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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학이념-역사 알리기 나선 엄기일 건국대의학전문대학원장
▲엄기일 건국대의전원장.

건국대학교 설립자가 의사 출신이라는 사실을 아시는지.

1959년 건국대 초대총장으로 취임한 고 유석창 박사는 1928년 경성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하고 민중병원을 세워 가난한 환자를 치료하는 데 평생을 헌신한 의학자였다. 구료제민(救療濟民)이라는 건국대병원 설립이념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올해 3월 제7대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장으로 취임한 엄기일 교수(건국대병원 성형외과)의 바람은 의전원생들에게 이 같은 역사적 맥락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의사라는 진로를 택한 이들이 좁은 의학공부에 국한하지 않고 보다 넓은 안목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것. 이는 평소 환자를 치료할 때 신체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환자뿐만 아니라 환자가족까지 돌봐야 한다는 그의 진료철학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최근 성형외과 외래진료실에서 만난 엄기일 건국의전원장은 "먼 훗날 졸업생들이 모교를 찾을 때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발점이 필요하다"며 취임 후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학 설립자와 발전기금 기부자 부조 설립의 당위성을 밝혔다.

"의사였던 대학 설립자가 강조한 정신, '성신의(誠信義)'를 새겨야 할 필요가 있어요. 성실과 신의, 정의라는 뜻이죠. 공부하기 바쁜 의전원생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역사를 부조로 새겨 로비에 설치하려고 합니다. 외부인이 왔을 때 의전원을 소개할 수 있는 장소도 되고, 기부에 관심 있는 학부모들에게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계기도 되겠죠."

엄 원장이 건국의전원이 걸어온 역사와 건학이념에 주목하는 이유는 내년부터 달라지는 의학교육 체제에서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

그 동안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를 병행해온 대학 대다수가 내년부터 의대로 복귀함에 따라, 2017년이면 건대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의전원을 운영하는 대학이 된다. 의전원 체제를 유지하는 건대만의 정체성을 확립해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시기라는 얘기다.

엄 원장은 "의대든 의전원이든 각기 장단점이 있다"면서 건국의전원이 갖는 특수성을 설명했다. 건대는 본래 충주캠퍼스에서 운영하던 의대를 2005년 새 병원 개원과 함께 서울로 옮겨오면서 의전원 체제로 전환했다. 건국의전원은 매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건국대병원의 발자취를 오롯이 담고 있는 셈이다.

"다른 전공을 했던 사람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는 거잖습니까. 의전원이 생기면서 뛰어난 학생들이 이공계열의 다양한 과를 선택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분석도 나옵니다. 저희를 예로 들면 충주에서부터 여기까지 올라오는데 많은 기여를 한 것이 의전원 시스템이었다고 생각해요. 가장 먼저 의전원을 시작했기 때문에 전환 과정에서의 과도기도 없어졌고요."

구순구개열 수술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손꼽히는 그는 의전원장을 맡은 이후에도 진료를 줄이지 않고 바쁜 수술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주어진 보직과 찾아오는 환자들, 어느 한 쪽도 소홀히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굳은 다짐에서다.

무엇보다 실력이 우수한 교수진이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을 해줄 수 있고, 건국의전원은 이에 떳떳하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엄 의전원장은 "소수의 대형병원이 블랙홀처럼 환자를 흡수하는 현 상황에서 건대병원이 성장하는 비결은 특화 내지는 전문분야로 승부하는 뛰어난 인재들이 많기 때문"이라며 "우수한 교수진에게 양질의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설립자의 유지를 잘 이어갈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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