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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전공의들의 절규 "이대로는 안됩니다"

내과 전공의들의 절규 "이대로는 안됩니다"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4.11.0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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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기독병원 1년차 전공의 2일부터 파업 돌입 의료계 '관심'
전공의 지원 미달사태 충격…"촉탁의 고용해 수련 질 높여야"

내과 전공의들이 혹사 근무에 치여 떨어지는 수련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 병원에 반기를 들었다.

당장의 과도한 업무량을 견딜 수 없어 파업을 결의한 게 아니다. 가장 필수적인 진료과로 분류되는 내과가 전공의 지원이 미달되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자, 원활한 인력수급을 목표로 근본적 수련환경 개선 요구에 나선 것이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1년차 내과 전공의 7명은 5일 "이번 파업은 환자를 생각하며 고민하던 중 시작한 우리들의 절박함"이라며 지난 2일 새벽 6시부로 같은 연차 전원이 파업에 돌입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해당 전공의들은 지난 9개월간 밤잠을 지새우며 환자를 봐온 이들이다. 환자에 대한 사명감으로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업무량을 견뎌낼 무렵, '전공의 지원 미달'이라는 소식에 힘이 빠졌다.

'왜 내과에 지원하지 않을까'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에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었다. 병원측에 개선을 요구하기 시작한 게 파업의 발단이 됐다.

병원측은 전공의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태스크포스팀을 꾸리는 등 개선을 모색했으나, 가장 핵심적인 개선책에서 이견이 생기면서 2일을 기점으로 파업을 진행 중이다.

"내과 전문의 고용해 적정수준 일할 수 있는 환경돼야"

전공의들이 제시한 우선 요구안은 내과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을 추가 고용하는 것이다.

이들은 "현재 병원은 전공의 인원 감축 및 임상교수 증가로 각 연차당 업무량이 늘어 1년차뿐 아니라 모든 연차가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기 버거워하고 있다"며 "내과 전문의 고용으로 각 전공의들이 적정수준의 일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촉탁의를 고용하는 대신 병원에서 내건 당직체계 개선이나 술기 교육 등의 부수적인 요소로는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더 이상 제공할 수 없다"고도 선을 그었다. 

이들 전공의는 "더 이상 전공의들의 일방적인 희생은 있을 수 없다. 촉탁의 고용에 따른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다면 병원과 교수, 전공의들이 함께 노력해야 할 일"이라며 "어려움을 근거로 촉탁의 고용 시도 자체를 포기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이번 일의 향방에 대해 많은 분들이 주시하고 있다. 특히 본원 내과에 관심있는 외부 인턴들은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되고, 얼마나 변화될지에 따라 지원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관계자 분들이 과감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시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원주기독병원의 전공의 지원 마감일은 내달 1일이다.

"다른 병원도 비슷한 상황" 성명·시정 요구 '지원 사격'

파업 소식을 접한 전공의들은 "다른 병원의 내과 전공의들도 정도만 다를 뿐 비슷한 상황"이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 내과 4년차 김아무개 전공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1년차로서 파업을 결정하고 행동에 옮기기 어려웠을텐데,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며 "현재 우리나라에 전공의를 제대로 교육하는 '대학'병원이 있는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공의는 "전공의 생활 동안 업무에 짓눌려 제대로 된 수련 기회가 없고, 점점 더 적어지고 있다. 그렇게 내과 전문의가 된다고 해도 이미 현실은 어둡고 미래도 막막하다"면서 "상황이 이런 데도 병원과 교수들은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아 답답한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송명제 대한전공의협의회장(명지병원 응급의학과 2)은 "내과는 의국의 가장 중심에 있다. 생명 최전선의 가장 근본에 있는 과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문제제기에 나선 건 정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지지 성명과 함께 대전협 차원에서 병원측에 시정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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