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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있나요?"
"진심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있나요?"
  •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 승인 2014.11.0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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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_Tribes',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공동체·언어·소통으로 빚어낸 연극, 11월 8일~12월 14일까지
 

예술의전당과 노네임씨어터컴퍼니가 함께 하는 첫 번째 작품, 연극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 : Tribes'. 11월 8일부터 12월 1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선보이는 이 작품은 영국의 극작가 니나 레인(Nina Raine)의 작품으로 2010년 영국 Royal Court Theatre에서 초연되며 작품성뿐만 아니라 흥미로운 주제로 평단의 인정받은 바 있다.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 : Tribes'는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가장 예민할 수 있는 '가족'이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는 작품으로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이야기의 틀로 잡고 그 안에 언어와 소통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극의 매력을 더했다.

이 작품은 '소통의 근본인 언어에 민감한 가족구성원들이 과연 매일 보게 되는 가족들과의 진짜 소통에도 민감할까?'라는 흥미진진한 주제를 관객에게 내던진다. 여기에 '수화'라는 제 3의 언어가 끼어들기 시작하면서 극은 가장 본질적인 주제 안으로 들어서게 된다. 가족이라는 가장 친밀하고도 일상적인 관계, 수많은 가치를 '강제적으로' 공유하는 틀안에서 언어라는 소통 수단이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살펴보는 것. 바로 이 연극을 보는 관전 포인트다.

지식·편견·논리로 무장한 '언어 밝힘증 환자' 아빠, 추리 소설가이자 남다른 공감능력자 엄마, 언어 관련 석사 논문을 준비 중인 우울증 환자 큰 형, '글'을 쓰는 일을 하지 않고 오페라 가수를 택한 누나 그리고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돌아온 청각장애인 막내 빌리 등 만만치 않은 가족이 무대위 주인공이다.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이야기하고, 비난과 비판이 난무하는 논쟁이 끊임없이 펼쳐지는 그들만의 작은 제국. 가족이란 이름아래 누구보다 지적이고, 지나치게 폐쇄적인 가족들이 한 집에 모인다.

 

 

자신들만의 언어와 유머 그리고 규칙들을 가지고 있는 가족 안에서 그들의 방식으로 자라온 빌리는 자신이 청각장애인임을 신경 쓰지 않는 가족들 사이에서 오늘도 침묵하며 이야기를 듣는다. 수화를 배워본 적 없고, 사람들의 입모양을 읽는 것으로 의사소통을 해야만 했던 빌리는 청각을 잃어가고 있는 실비아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녀를 통해서 청각장애인들의 '들을 수 없는 세계'를 접한 빌리는 수화를 배우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실비아를 초대한 저녁식사에서 입모양을 읽지 못하는 실비아와 대화하기 위해 애쓰는 가족들을 본 빌리는 그 동안 가족들이 자신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신이 불편하게 속해있던 '들을 수 있는 세계'와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라고 생각되는 '들을 수 없는 세계' 사이에서 방황하던 빌리. 수화가 아니면 대화하지 않겠다고 가족들에게 선언하기에 이르는데…. 들을 수 없기에 늘 들어줄 수밖에 없었던 빌리, 그가 침묵을 깨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며 이 연극은 정점으로 치 닫는다.

국내 초연인 이번 공연은 '예술하는 습관' '철로'의 박정희 연출을 중심으로 무대디자이너 박동우, 조명디자이너 이동진, 의상디자이너 조상경 등이 함께한다. 또한 배우 남명렬·남기애·김준원·방진의·이재균·정운선 등이 가족으로 분해 열연을 펼친다. 가장 보편적인 주제를 통해 가장 독창적인 이야기를 펼치는 연극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_Tribes', 영국의 최신 연극 트렌드를 눈으로 볼수 있는 기회가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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