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6 06:00 (금)
10년된 의학한림원, 법적 근거 마련 '시급'

10년된 의학한림원, 법적 근거 마련 '시급'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4.10.31 05:59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회 포럼서 의·정·학 공감 "전문성·독립성 확보 관건"
추무진 회장 "국민 위한 의료정책 실현 최대한 협조"

▲ 30일 대한민국 의학한림원과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이 공동주최한 보건의료정책포럼에서 의료계, 의학계, 국회의원들이 의학한림원 위상 강화와 보건의료정책 결정 과정의 전문성 제고 방안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했다.
창립된지 10년을 맞은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하 의학한림원)'이 보건의료정책 결정 과정에서 위상에 맡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는 문제제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의학한림원이 명실공히 한국 의료계의 의학분야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의료정책 결정과정에서 전문적이고 합리적인 자문역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며, 독립적 운영이 보장돼야 한다는 의료계, 의학계, 정계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30일 의학한림원과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공동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5회 보건의료정책포럼 '환자중심근거기반의 보건의료정책 결정과정'에 참석한 의료계, 의학계, 정치계 인사들은 한 목소리로 의학한림원의 위상 정립과 역할 강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이번 포럼에는 미국 의학한림원(Institute of Medicine, IOM)의 하베이 파인버그 직전 회장이 연자로 나서, IOM의 운영 목표, 방식, 위상 그리고 역할에 대한 강연을 통해 한국 의학한림원의 미래 청사진을 설정하는 방향을 제시해 이목을 끌었다.

▲ 하베이 파인버그 미국의학한림원 직전회장.
강연에서 파인버그 회장은 먼저 "건강은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으로 안녕한 상태에서의 보편적인 인간의 열망이며, 개인은 물론 가족, 지역사회, 국민 전체가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의 조건으로 만드는 것이 보건의료 정책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IOM은 정책결정기관, 정책집행기관이 아니라 정책적 자문을 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며,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돕는 자문역이다. 비영리기관으로 정부로부터 독립된 입장에서 정부의 보건의료 결정에 중립적이면서 전문적인 자문을 하고 있다. 미션은 사람들의 건강과 관련된 모든 것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의회가 인정한 조직이지만 정부기관에 소속되지 않는 독립기관이며, 건강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다룬다. 정치적으로 중립성을 지닌다. 연방자문위원회법으로 보호받고 있다"면서 독립성을 강조했다.

또한 "IOM의 8가지 역할은 ▲지속되어 온 문제를 위한 새로운 과학의 제기 ▲과학 및 정책의 논쟁적 질문에 대면 ▲관심이 필요한 이슈에 대한 조명 ▲취약집단의 요구에 대한 주의 ▲미래의 사업을 이끄는 평가의 수행 ▲건강보호를 위한 기준의 제안 ▲위해적 건강문제에 대한 혁신적인 접근을 고취 ▲건강 요구 충족을 위한 청사진 수립 등"이라고 소개했다.

더불어 "IOM 활동의 지속적인 성공을 위한 구성요소는 정부와 장기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특히 관련성이 있고, 시의적절하며, 중요한 과제 등에 대한 제언에 있어서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의학한림원 설립·운영 법적 근거 마련 움직임 이미 시작

▲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
현재 한국에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공학한림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등 해당 분야에 최고의 학문적 권위를 자라하는 단체들이 있지만 그 중 유일하게 의학한림원만이 법적 근거가 없다.

이에 따라 최근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은 의학한림원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날 문 의원은 "의학한림원이 한국 의료계의 최고 권위의 학문단체이지만 그 설립과 운영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관련 근거 마련을 위해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를 계기로 의학한림원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고 의학한림원의 연구결과 및 의견이 의료정책 및 제고 결정에 합리적 근거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의학한림원이 의학 및 관련 전문분야의 아카데미로서의 활동을 장려하고, 국내외 교류협력관계 구축을 촉진하고, 지위강화 및 역할증진을 도모해 궁극적으로는 의학발전과 국민건강 증진에 이바지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보건의료정책 관련 법안을 만들기 위해서는 관련단체들의 이해관계를 면밀히 파악하고 첨예한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준비가 안된 상황에서는 아무리 좋은 의도로 법안을 발의해도 의결될 가능성이 낮다"고 조언했다.

"의료정책 결정 과정에 전문가 의견 반영돼야"

▲ 강청희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포럼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강청희 의협 상근부회장은 "지금까지 보건의료정책 결정과정은 경로의존성에 따라 진행됐다고 했도 과언이 아니다. 즉 의료정책 및 제도 결정과정 자체가 보건의료체제의 구조, 다양한 이익집단과 정부 행위자들 사이의 정치적 갈등의 결과, 재정정책 중심의 보건의료, 국가의 역사적 영향력에 의해 이미 형성된 경로에 따라 결정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면서 "의료시스템 개혁과 변화가 어려운 이유도 보건의료제도가 이같은 경로의존성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같은 결과는 정책결정과정 자체에 대한 활발한 이론적 접근과 논의와는 대조적으로 정책평가는 미흡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면서 "최근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의료영리화 정책이나 원격의료 정책 등 보건의료정책이 정부의 일방향적 정책결정에 따라 과거 보건의료정책이 결정됐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건의료정책은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정책이다. 과거 정책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의협 등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수련과 의학한림원 등 보건의료 학자들의 활발한 정책평가를 통해 바람직한 보건의료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국민 위한 의료정책 실현 위해 최대한 협조"

▲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
한편 이날 포럼에 초청된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축사를 통해, 정부와 국회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 국민을 위한 보건의료정책이 결정되고 집행되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추무진 의협회장은 "보건의료정책을 결정함에 있어 환자를 중심에 두고 문제에 접근하는 관점은 매우 중요하다. 또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해결방안을 논의함에 있어 근거에 기반한 의사결정과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는 주지의 사실이다. 미국의학한림원 전임 회장의 발표를 통해 그들의 경험에 대해 공유하고 시사점에 주목할 수 있는 기회는 결코 흔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에는 과학, 공학 및 의학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분야별 전문인들이 모인 최고 학술단체로 과학기술한림원, 공학한림원, 의학한림원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의학한림원만 법적 설립 근거가 없다. 최근 의학한림원의 설립근거를 법으로 인정하는 의료법 개정안의 발의된 바, 의협에서 법령 개정을 통해 의학한림원이 다른 한림원들과 같이 법적 지위를 갖게 돼 위상이 높아질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을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와 정책을 집행하는 정부와도 긴밀히 소통해 진정 국민을 위한 보건의료정책이 결정되고 집행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국민에게는 건강한 삶을, 그리고 의사에게는 행복한 진료를 되돌려주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