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신간]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4.10.29 12:04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종훈 지음/조윤커뮤니케이션 펴냄/1만 3000원

 
가슴이 저리다. 삶보다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라서가 아니다. 누구보다 삶에 대한 의지를 가졌지만 결국 생을 마무리한 이들의 진솔하고 성실했던 마지막 삶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177쪽의 그리 길지 않은 책장을 넘기다보면 암과의 힘겨운 사투를 벌이다 스러져간 이들의 애잔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박종훈 고려의대 교수(고려대안암병원 정형외과)가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를 펴냈다. '못 고친 환자가 많은' 저자는 책 속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최선을 다해도 어찌할 수 없는 어떤 운명같은 것들의 엄습, 그 과정 속에서 환자 자신이 무엇을 잘 못해서 암에 걸렸나 하는 자괴감들에 대해 그게 아니라고 고백한다.

서점가에 즐비하게 차려진 암 관련 책들의 대부분은 '극복'이 화두다. 어떻게 암을 이겨냈고, 어떻게 하면 암을 예방할 수 있고, 암에 걸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 등등. 그러나 암을 이겨내는 경우는 많은 환자 가운데 극히 일부이거나 환자에게는 심각한 암이었지만 비교적 완치가 잘되는 암일 때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암을 이겨내지 못하고 생과 이별한 이들은 어떨까. 그들은 치료를 성실하게 받지 않았고 삶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을까.

골육종 전문가인 저자는 이 책에서 암을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누구보다 성실하게 삶을 마무리한 환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한다. 어쩔 수 없이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들도 암을 이겨낸 이들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성실한 삶을 살다가 갔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들을 지켜보면서 함께 울며 아파했고 안타까웠던 마음을 옮겨 놓는다. 그리고 잡았던 손을 놓을 수 밖에 없었던 이들에게 미안함과 죽음을 의연하게 맞이하는 모습 속에서 전해진 감동을 전한다.

저자는 암을 이겨낸 승리담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삶과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움에 진정한 승리를 부여한다. "성공한 최선과 성공하지 못한 최선은 모두 위대하다"고 덧붙이며….

책 속에서는 일반적으로 잘알려져 있지 않은 골육종에 대한 정보와 함께 무수혈수술에 대한 인식전환도 짚어간다. 또 암과 사투를 벌이는 전사의 모습뿐만 아니라, 환자의 사망소식에 지방까지 빈소를 찾아가 펑펑 울고 환아에게 빼빼로를 선물하며 환자를 걱정해 수시로 SNS를 통해 소통하는 저자의 따뜻한 인간미도 엿볼 수 있다.

책 들머리에는 저자의 벗 두 명의 글이 실려 있다. 먼저 이 책을 기획한 드라마작가이자 자유기고가로 활동중인 김미경의 글이다. 그는 "저자가 얼마나 많은 병을 치료했고, 명성을 갖고 있는지 전혀 모르지만 책 속에는 환자에 대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생각, 단순히 의사라는 직업을 뛰어 넘어 인간을 바라보는 태도가 때로는 소년같고, 때로는 인생을 달관한 어르신 같이 절절히 느껴지면서 눈 앞에 그려졌다"고 옮겼다.

두번째로 김성준 SBS 앵커는 "이 책은 포기하지 않는 삶의 아름다움을 외친다. 싸워야할 상대가 꼭 암이 아니라도 좋다. 암 대신 삶의 궤적을 위협하는 어떤 적을 대입해도 결론은 마찬가지다. 그 적과 싸우든, 친하게 지내든, 결국 적 때문에 세상을 떠나게 되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삶에 저자는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02-730-884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