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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제1수술실
[신간] 제1수술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4.09.2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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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현 지음/에세이스트 펴냄/1만 5000원

 
조광현 백중앙의료원 부의료원장이 장편 수필 <제1수술실>을 펴냈다.

1985년 개심술을 성공한 뒤 '사막위에 찍힌 내 발자국' 처럼 5000례의 심장수술을 집도한 저자는 20여년간 지방 곳곳을 누비며 심장병 무료 검진에 나섰고, 치료비를 마련하지 못한 환자들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결국 700여명의 환자들에게 무료수술을 시행했다. 최근에는 한해 5~20명의 베트남 심장병 어린이들을 초청해 수술해 주고 있다. 그에게 '수술실'은 어떤 의미일까.

저자는 말한다. "과학적으론 모르겠어요. 그러나 수술을 하다보면 생명을 관장하는 분은 따로 있다는 걸 강력히 느낍니다." 기적 같이 많은 환자를 살려낸 그는, 이게 자기의 능력이 아니라 생명을 주관하시는 그 분의 능력이고, 살아나겠다는 환자의 의지라고 말한다.

이 책은 흉부외과 의사로서 살아온 35년간의 기록이다. 저자는 덧붙인다 "능력 없는 한 의사의 부끄러운 고백이기도 합니다. 환자들에게 바치는 감사의 글이면서 속죄의 글입니다. 글을 쓰는 동안 제 마음이 얼마나 고양됐는지 모릅니다. '상처받은 치료사'인 저를 스스로 치료하는 작업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제1수술실' '동행' '그 겨울의 강' '흔들리는 이정표' '은혼일기' 등으로 나눠 38편의 단상을 옮겨 놓았다.그의 수필은 흉부외과를 배경으로 의사들의 일과 사랑을 다룬 드라마 '뉴하트'(2007)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문학평론가 조광현(에세이스트 대표)은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그의 문학보다 그의 삶에 반했다. 결과에 반한 게 아니라 과정에 반했다. 이는 곧 삶을 온전히 문학에 담아낸 문학의 승리이다. 그의 삶에 대한 성실성은 모든 데 최선을 다하는 경건한 삶의 태도로 나타났고, 그것은 차라리 기도였다. 그런 의미에서 기도란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하는 것이란 걸 새삼 깨닫는다."고 말했다.

또 문학평론가 박양근(부경대 교수)은 "저자의 수필은 재밌다. 생사를 좌지우지하는 심장수술을 생각하면 골치 아프지만 그가 눙친 글은 아삭아삭 씹힌다.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의학 지식을 얻는다는 지적 충만감도 적지 않다. 의사로서의 신뢰감에 수필가로서의 진실성이 덧붙여진 이 책은 '읽기 쉽고 재미있고 이로운 글'이다"라고 덧붙인다.

저자는 2006년 <에세이스트>를 통해 수필가로, <미네르바>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2011~2013년 에세이스트 '올해의 작품상'을 받았으며, 2013년에는 한국산문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에세이스트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때론 너무 낯설다>가 있다(☎ 02-764-7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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