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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달 세계 각지 누비는 '의사 외교관'
매 달 세계 각지 누비는 '의사 외교관'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4.09.2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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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아 세계여자의사회장,...한국에서 2번째 회장
동남아 중심 회원국 늘릴 것...폭력 근절 앞장

▲ ⓒ의협신문 김선경
세계여자의사회 국제학술대회와 총회가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가운데 박경아 연세의대 교수(해부학교실)가 세계여자의사회장에 취임했다.

세계여자의사회는 세계 여성 인권 향상과 지도자 양성을 목표로 1919년 출범한 여성의료인 단체다. 한국인이 세계여자의사회장을 맡는 것은 1989년 주일억 전 여의사회장 이후 두 번째.

세계 여성 의사들의 중심이 되는 단체 대표가 두 번씩이나 우리나라에서 배출됐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의 여자의사들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취임 1년 동안 세계여자의사회장으로서 바쁜 행보를 해온 박경아 세계여자의사회장을 만나봤다.

박경아 회장은 "지난 1년동안 세계여자의사회장 업무를 위해 한달에 한 번 꼴로 해외를 나가는 일이 많았다. 최근에도 1년에 한번 씩 열리는 세계여자의사회 임원회의를 위해 덴마크 코펜하겐를 다녀왔다"면서 바쁜 일상을 설명했다.

올해는 3월부터 뉴욕에 '세계여성의 주간'과 미국여자의사회 99주년 행사에, 4월에는 세계의사회 이사회, 5월 WHO 회의 등 매달 국제회의에 참석하며 세계여자의사회장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박 회장은 "내년에도 8번의 회의가 예정돼 있다"며 "어느날 돌아보니 의사로서 한국을 알리는 '의사 외교관'이 됐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 할머니가 유명한 역학자한테 사주팔자를 봤다. '비행기 타고 온 세계를 누비고 다니는 사주'라고 나왔대요. 그 당시 외교관이 돼야 하나보다 생각했는데 의사가 됐고, 지금은 결국 세계 각국을 누비는 의사 외교관이 됐네요."

중국여자의사회 회원 가입 업적...회원국 늘려야

▲ ⓒ의협신문 김선경
박 회장이 취임하면서 품은 목표는 2가지다. 세계여자의사회의 회원국을 늘려가고, 폭력 근절에 앞장서는 것.

우선 올해 겨울부터 동남아 중심으로 회원국을 늘려나가기 위해 주력할 예정이다.

그는 "30년 전 2000명에 불과했던 우리 여성 의사 수가 2만명 규모로 늘고 실력이 향상된 데는 세계여자의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한몫했다"며 "미얀마·라오스·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의 단체 가입률을 높여 세계여의사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총회때 중국여자의사회가 가입했는데, 이 역시 박 회장의 노력의 결실이다.

중국여자의사회는 2012년에 설립돼 세계여자의사회에 가입하려 했으나, 대만여자의사회와 동일한 명칭문제로 갈등을 겪어왔다. 그러다 박 회장의 계속된 설득에 대만여자의사회가 양보해 명칭을 변경했으며, 중국이 회원국이 될 수 있었다.

그는 "계속해서 중국여자의사회가 회원국이 될 수 있도록 시도해왔다"며 "앞으로 회장 임기를 하는 동안 동남아를 중심으로 더 많은 나라들이 세계여자의사회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세계 폭력 실태조사 진행...여의사 주도로 해결

세계적으로 만연한 성폭력·가정폭력 해결을 위해서도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선진국을 비롯해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 성폭력과 가정폭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최근에 각 나라별로 폭력에 관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실태조사 결과 현재 34개국으로 부터 응답이 들어왔으며 더 많은 나라의 답변을 취합해  폭력 근절을 위한 매뉴얼을 만들고 대처하기 위해 논의중에 있다고 밝혔다.

의사들은 폭력으로 피해 입은 환자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의사들에게 폭력근절에 대한 메뉴얼을 주고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고민중에 있다. 특히 여의사가 환자들을 상담하고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세계여자의사회에 대해서 모르는 의사들이 많고, 드러난 활동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그런 지적에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박 회장은 "세계여자의사회 뿐만 아니라, 세계의사회 또한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고 해서 굳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홍보를 주력으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의협신문 김선경
세계여자의사회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활동을 하는 것이고,관심이 있는 만큼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회원 모두가 세계여자의사회에 참여 할수도, 모두가 세계여자의사회를 알수도 없기 때문에 나름의 자리에서 묵묵히 활동을 해나가고, 한국을 알려나가는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박경아 회장은 "세계여자의사회장이 한국에서 처음 나왔을 때에는 88올림픽 직후라 한국을 처음 알리는 계기가 됐다"며 "24년만에 한국에서 2번째 회장이 되면서 한국이 더 발전하고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전했다.

이어 박 회장은 "같은 나라에서 세계여자의사회장이 두 차례 나온 것은 미국을 비롯해 일본,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 밖에 없다. 이는 한국 의료가 세계 의료계에서 인정 받은 결과"라며 "남은 임기 동안 회원국을 늘리고 폭력 근절에 앞장 서는 등 여의사들이 주도적으로 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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