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4 19:44 (수)
청진기 마음을 움직이는 힐링푸드

청진기 마음을 움직이는 힐링푸드

  • Doctorsnews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14.09.21 16:13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향주 박사(세연가정의학과의원/아크로마인드연구소 원장·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겸임교수 )

▲ 송향주 박사(세연가정의학과의원)

몇 해 전 인상 깊었던 TV광고가 있었다. 동창생인 여자 친구 3명이 각자 자신의 남편에게 전화를 건다. "여보 사랑해요" 한 친구의 남편 대응은 "당신 어디 아프냐?" 다른 친구의 남편은 "당신 돈이 얼마가 필요한데?" 마지막 친구의 남편이 멋진 대답이었다.

"명애씨, 나도 당신을 사랑하오." 요즈음 언어로 빵 터지는 대답이었다. 이 광고는 대중에게 가족 간 특히 부부간의 공감, 소통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 독일속담에서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위한 조건으로 대화 할 수 있는 배우자, 좋은 주치의, 좋은 친구들을 들고 있다.

나는 이 몇 가지 덕목들의 연결고리로서 좋은 음식과 함께 하는 깊은 조우를 추가하고자 한다. 좋은 음식과 함께하는 만남과 소통은 우리 인생을 더 없이 풍부하게 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씨앗이 되며 가정과 사회에 건강문화를 전파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일본 오키나와 장수촌의 '배가 80% 찼을 때는 먹지 않는다'라는 생활방식과 미국의 생활습관병 환자의 '배가 100% 찰 때까지 먹는다'라는 생활방식의 차이를 비교해 볼 때 먹는 형태가 질병과 장수에 중요한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화학자들이 일본의 여러 장수촌들을 찾아가서 그들의 장수비결을 비교해 본 결과 공통점을 찾아냈는데 장수의 비결은 의외로 간단했다. 즉, 음식에 욕심내지 않고, 자연 그대로 먹으며, 음식을 가족 및 이웃과 소통하면서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음식이 행복을 만든다는 것, 장수의 비결과 연결된다. 여기에 이들이 자주 먹는 채소와 과일에는 노화와 암을 예방하는 항산화 성분인 여러가지 피토케미컬(Phytochemical)이 다량 함유돼 있었다.

장수촌의 교훈은 우리에게 지혜를 알려준다. 삶이 빠르고 바쁘게 움직이며 가득 차 있는 것만이 좋은 것이 아니라 가끔 무언가 2% 부족한 것이 있어야 삶이 현실감을 잃지 않고 깨어서 삶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도 100%의 행복이 아니라 모나리자 미소의 8:2 법칙처럼 행복과 불행이 적절히 균형을 이뤄야 삶이 깨어있게 되는 것이다. 슬픔과 외로움 등의 부정적인 정서는 현실감을 잃지 않게 하는 유용한 기능으로서 버려야 할 것이 아니라 사실 우리 인생의 보석인 것이다.

우리 몸은 음식을 통해서 영양과 에너지를 섭취하지만 음식이 소화되고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생성된다. 젊은 나이의 신체는 이러한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기전이 활발해서 건강을 유지하지만, 40세가 넘으면 신체의 항산화 방어기전이 약화돼 각종 질병이 생기게 된다.

암·당뇨·심장질환·고혈압·만성위장병·동맥경화증·만성피로증후군·알레르기 질환·두통·신장질환 등 노화와 관련된 질병의 90%는 활성산소와 관련이 있다.

이런 활성산소를 줄이는 습관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한 식생활로 이는 활성산소를 적게 만들고 또한 만들어진 활성산소를 제거해 주는 동시에 대화와 소통의 매개로서 마음의 치유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식생활은 어렸을 때부터 중요하다. 후성유전학 연구에 따르면 아버지의 식생활 정보가 자식에게 유전될 수 있다고 한다. 메사추세츠의대 올리버 란도 교수팀은 쥐 동물모델 실험에서 아빠 쥐의 식생활 습관이 자식의 생리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아빠 쥐의 식생활 습관에 따른 영양정보가 아빠 쥐의 정자를 통해 후손에게 전달돼 자식 쥐의 대사체계가 변한 것으로 설명했다. 아빠가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먹으면 자식에게 이런 정보가 전달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의 식습관이 중요한 환경요인으로서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초래해 자식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어린 시절부터 건강한 식습관을 가정과 사회에서 만들어 주어야 한다.

히포크라테스가 '먹는 것이 우리 자신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우리가 소중한 가족, 이웃들과 함께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은 신체의 건강 뿐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서로를 돌보게 하는 치유의 능력이 있다. 이것은 우리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느림과 여유를 만들어 나가는 건강한 모습이기도 하다.

음식을 함께하면서 자신의 아픔을 꺼내어 오픈하고 더불어 이웃의 아픔과 함께하는 중요한 소통의 기회인 것이다.

삶의 뾰족한 모퉁이에 부딪혀 힘이 들 때 음식이 주는 위로와 음식과 함께 하는 따뜻한 사람들 간의 온기는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풍요로움을 주고, 이런 나와 지역사회의 변화는 궁극적으로 세상의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는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