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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국가시험에 인문학 평가를 도입한다면?

의사국가시험에 인문학 평가를 도입한다면?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4.09.1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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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건 인하의대 교수, 의대생·의사 문인 대상 인문학 교육 인식조사

 
환자는 의사에게 단순한 질병치료 영역을 넘어 인간적 존엄을 갖춘 전인적 치료를 원한다. 완전한 인격체로서의 의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갈수록 열악해지는 의료현실과는 별도로 더욱 다양하고 깊이 있게 다가온다. 의사가 관련된 각종 사회범죄나 윤리적 일탈행위가 다른 직군 보다 더 큰 비난의 대상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의학계도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의대생들에게 인문사회학적 소양을 길러주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국내 의과대학에는 인문학과 사회의학 영역에 속하는 다양한 과목과 과정이 개설돼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피교육자의 마음가짐이다. 과연 의대생들도 인문학 교육에 대해 공감할까. 그리고 선배의사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황건 인하의대 교수(사진·조윤정 인하대병원 인턴·김영숙 인하대 대학원 석사과정)가 <문학과 의학> 8호에 '의사국가시험에서 인문학 평가가 필요한가'에 대한 의대생과 의사 문인의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설문조사에는 인하의대생 192명과 한국의사수필가협회와 한국의사시인회에 등록된 의사 문인 39명이 참여했다.

설문 결과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의대에서 의료인문학을 가르쳐야 한다'에 대해서는 공감했지만(의대생 59%·의사 문인 100%), '의사국가시험에 인문학 평가를 도입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의사 문인 대부분(87%)이 필요하다는 의견인 반면, 의대생은 절반이상(51%)이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의사국시에서 인문학을 평가할 경우 평가영역으로는 의료윤리가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으며(의대생 59%·의사문인 60%), 평가방법으로는 면접시험이 가장 많았다(의대생 42%·의사문인 32%).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의대생 69%는 현행 의사국시 평가 영역에 의료인문학 평가가 포함돼 있지 않다고 생각했으며, 단 9%만이 평가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의사국시에서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대생 21%만이 찬성해, 학생들은 교육과목과 시험분량 증가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의사문인의 87%가 인문학 평가의 필요성을 인정해, 평가를 통한 학습 유도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인문학 평가 영역으로는 '의료 윤리'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의사 문인군에서는 의학문학(56%)을 평가해야 한다는 비율이 의학철학(53%)·의학역사(20%) 보다 높았다.

평가방법으로는 두 군 모두 면접시험을 선택한 비율이 가장 높았는데, 의대생 군에서는 객관구조화진료시험(OSCE·21%)·필기시험(14%)·논술시험(12%)가 뒤를 이었다. 의사문인군에서는 필기시험(28%)·OSCE(20%)·논술시험(20%) 순이었다.

황건 교수는 "이번 인식조사에서 의대교육에 인문학이 포함되는 것은 의대생이나 의사문인 모두 대체로 공감하고 있었지만, 의사국시에 평가가 도입되는 것은 인식차가 있었다"며 "만약 인문학적 소양평가가 의사국시에 도입된다면 면접시험 등 평가 방법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논문은 2차출판으로 PubMed 등재지인 <Journal of Educational Evaluation for Health Professional>에도 실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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