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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로 전 인제대 총장 "연구 위한 연구 벗어나길"

이원로 전 인제대 총장 "연구 위한 연구 벗어나길"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4.09.1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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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학 교육과정, 산·학 협력 가능한 현장중심형으로 바껴야
10년 보직 경력 마무리...화합하고 함께 성장해야 좋은 사회

▲ 이원로 전 인제대 총장
"교수업적평가 기준이 SCI에 얼마나 많은 논문을 발표했는지 보다 얼마나 많이 인용이 되는지, 실제 현실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로 바뀌어야 합니다."

2010년 인제대학교 총장에 취임, 무사히 임기를 마치고 다시 일산백병원으로 돌아온 이원로(76) 전 인제대 총장은 대학 발전과 지방 사립대가 자생력 확보 방안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지방대학들 참 어렵습니다. 수도권에는 학생들이 갈 곳이 없을 정도로 넘쳐나지만, 지방대학에서는 신입생들을 찾아보기 힘든 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4년 동안 인제대 김해 캠퍼스에 쏟았던 열정의 순간들이 이 전 총장의 말끝마다 되살아났다.

"2018년을 기점으로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데 신입생을 받지 못하는 상당수 지방대학들이 축소되던지 없어지던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학령인구가 늘어나는 2025년까지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데 그게 간단치 않습니다."

이 전 총장은 "일률적으로 대학을 구조조정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이 지나친 것도 문제지만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수사회부터 바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연구를 위한 연구는 학생들은 물론 사회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특히 지방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학과 기업이 밀접하게 연계할 수 있도록 현장밀착형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해야 합니다."

이 전 총장은 "산·학 협력 시스템이 뿌리를 내리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산업계가 살아나면 과학이나 공학계열은 물론 인문학계열의 인재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릇 인재는 인덕은 바탕으로 전문성과 세계성을 갖춰야 합니다. 지방학생들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거나 위축되지 않길 바랍니다."

"인제의대의 교육 시스템은 WHO에서 추천하는 글로벌 모델을 발전시킨 것"이라고 언급한 이 전 총장은 "글로벌 교육체계가 자리를 잡으면 2025년 경에는 한국 의대 졸업생들이 미국에서 따로 시험을 보지 않고도 면허를 인정받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견해가 서로 다르더라도 함께 얘기하다 보면 추구하는 목표는 별다른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진보건 보수건 다 나라를 잘 만들어 보겠다는 것인데 과정이 다르다고 서로 대립하다 보니 목표는 잊은 채 대결만 하는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전 총장은 "'군자는 서로 다르되 화합하고, 소인은 서로 같되 화합하지 못한다'는 '화이부동(君子 和而不同, 小人 同而不和)'의 지혜가 필요하다"며  "어디서 무엇을 하든 서로 화합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정신으로 모두가 함께 동반성장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국 조지타운 의대 교수와 제퍼슨병원 내과부장을 맡아 승승장구하며 심혈관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가던 그는 1994년 돌연 한국행을 결심했다. 삼성서울병원 개원멤버로 합류, 심혈관센터 소장을 맡아 심장질환자들을 더 살리기 위한 진료체계를 구축하는데 앞장섰다.

심혈관센터가 기틀을 잡자 2002년 일산백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비전21 심장혈관센터 소장을 맡았다. 여기서도 제대로된 심혈관질환 진단과 치료 시스템을 만드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일산백병원장·백중앙의료원장에 이어 2010년 인제대 총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영문교과서 <Essentials of Clinical Cardiology>와 한글 교과서 <임상심장학 2판>을 비롯해 <일반인을 위한 이원로 박사의 최신 의학정보> <병원에서 사용하는 실용회화> 등 전문서와 일반서를 넘나들며 지식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1989년 <월간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그는 1992년 첫 시집 '빛과 소리를 넘어서'를 펴낸 이후 최근 14번째 시집 '信號 추적자'를 선보일 정도로 꾸준한 창작열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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