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CET 최신호 스타틴 합병증 연관 데이터 발표
김대중 아주의대 교수 "합병증 낮출 것이란 전망 힘실어"
고지혈증을 치료하기 위해 처방하는 스타틴 계열의 치료제가 당뇨합병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란셋(Lancet)' 최신호에 발표됐다.
뵈르게 노레스트고르 박사(덴마크 코펜하겐대 임상생화학과장)가 2006년 1월에서 2009년 12월 사이에 당뇨병 진단을 받은 40세 이상 환자 6만2716명의 3년치 진료기록을 분석한 결과다.
김대중 아주의대 교수(내분비대사내과)에게 이번 연구결과의 의미와 과제 등을 들어봤다.
김 교수는 대한당뇨병학회·대한비만학회·대한내분비학회 및 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주요 관심분야는 당뇨병·비만·대사증후군의 역학 및 임상연구 분야다.
노레스트고르 박사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스타틴을 복용하고 있는 1만5679명의 당뇨합병증 발병률이 스타틴을 복용하고 있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틴 복용그룹은 복용하지 않는 그룹에 비해 당뇨합병증인 당뇨병성 망막증 발생률이 4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이 손상되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발생률은 34%, 다리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는 족부궤양 위험이 12% 낮았다. 예전부터 스타틴이 당뇨합병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는데 이번 대규모 분석결과 이런 전망이 더욱 근거를 갖게 됐다.
스타틴이 당뇨병 발생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는 가운데 당뇨 합병증은 줄인다는 묘한(?) 결과가 나왔다.
혈당을 낮추는 것과 합병증을 줄이는 기전은 다를 수 있다. 스타틴이 혈당을 직접 낮추지는 않지만 고지혈을 완화하거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리고 염증을 억제하면서 당뇨병 발병률을 높인다는 부정적인 영향과는 상관없이 합병증을 줄이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당뇨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당뇨진단 초기부터 스타틴을 적극 처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는 말인지?
그렇다. 한국의 경우 당뇨환자에 대한 스타틴의 처방률은 25%에 불과하다. 그나마 최근 5년간 늘어난 정도가 그 정도다. 미국이나 유럽의 추세를 봐도 한국의 경우 스타틴 처방을 늘려야 한다. 당뇨 환자이지만 콜레스테롤 수치 등이 낮아 스타틴을 처방받을 수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 만큼 보험급여 기준으로 당뇨합병증 예방을 위한 스타틴 처방 항목을 만드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하다.
스타틴이 당뇨병 발병률을 올린다는 지적이 있는 가운데 스타틴 제제에 따라 발병률이 다르다는 연구결과들도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당뇨병 발병률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스타틴 제제를 처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나?
일부 스타틴 제제에 따라 당뇨병 발병률에 차이가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정설이라고 보기는 이르다.
올 4월 열린 순환기관련 학회에서 나승운 고려의대 교수(순환기내과)가 3566명의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스타틴의 당뇨병 발생률을 3년간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나 교수에 따르면, 아토르바스타틴은 비스타틴 복용군 대비 당뇨 발생을 유의하게 증가시는 것으로 나온 반면 로수바스타틴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를 흥미롭게 봤다. 의미있는 데이터이지만 아직 스타틴 제제에 따라 당뇨병 발생률에 차이는 있다는 것은 정설은 아니다. 당뇨병 발생률을 높이지 않는다고 지적된 스타틴 제제를 골라 처방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의미가 없다.
이번 연구 이후 과제가 남았다면?
노레스트고르 박사의 말대로 스타틴이 미세혈관질환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지 그렇다면 그 메커니즘은 무엇인지는 연구해야 할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자 진료기록을 추적하는 방식이었다. 앞으로 더욱 정교한 설계에 따른 임상연구를 통해 스타틴이 당뇨병 합병증을 낮춘다는 보다 근거있는 결과를 얻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