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전문 학술지 '란셋 온콜로지' 게재...실험군 환자 1/3 종양 증가없고 증상도 완화
5년 내에 약 30%의 환자가 사망하는 희귀 혈액암인 다발성 캐슬만병(MCD)에 실툭시맙(siltuximab) 주사제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조석구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와 반리 미국 아칸소주립대 교수를 비롯해 미국·중국·유럽 등 19개국 38개 병원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실툭시맙 치료에 대한 국제 3상 임상연구 결과를 암전문 학술지 <란셋 온콜로지>(인용지수 25) 최근호에 발표했다.
림프종 전단계 질환인 MCD는 진단 후 30%의 환자가 5년 내에 사망하는 질환임에도 이렇다할 표준치료법은 물론 임상연구가 없어 난치병의 하나로 손꼽혀 왔다.
국제공동연구팀은 2010∼2012년 18세 이상의 HIV음성인 다발성 캐슬만병 환자 79명(시험군 53명·대조군 26명)을 대상으로 실툭시맙(siltuximab) 주사제에 관한 효과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시험군과 대조군을 2:1의 비율로 나누고 환자와 의사 모두 어느 군에 배정됐는지 모르는 무작위 이중맹검 연구를 진행했다.
실툭시맙 11mg/kg을 3주 간격으로 투여하고 임상적인 호전 정도를 살핀 결과, 34%에서 종양 증가가 없었으며, 증상이 조절되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대조군에서는 종양 변화나 증상 조절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피로감·야간 발한·빈혈 등 정도가 심한 3등급 이상의 부작용은 시험군 47%, 대조군 54%였고, 입원치료가 필요하거나 생명이 위험한 중증부작용은 시험군 23%, 대조군 19%로 조사돼 실툭시맙 치료로 인한 부작용이 크지 않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MCD는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면역작용을 조정하는 일종의 신호물질)이 과다하게 분비되면서 림프절 비대로 이어지는 희귀질환. 체내 임파선이 있는 곳은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다.
전신 권태감·체중 감소·발열·야간 발한증·전신 부종·간이나 비장 등 장기 비대·피부변화·신경병증 등이 있다. 또 빈혈·혈소판 감소증·단백뇨·신증후군을 동반하기도 한다.
단일중심성 MCD는 증상이 나타난 림프절 부위를 수술로 절제해 치료할 수 있지만, 전신으로 퍼져있는 다중심성 MCD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고, 스테로이드·항암제·면역요법제 등을 복합처방해 증상을 완화하는 정도다.
조석구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는 "다발성 캐슬만병은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며 일반적으로 시름시름 앓다가 사망하는 병으로 생존기간 중앙값이 14∼30개월로 짧은 편"이라며 "실툭시맙의 치료효과를 증명한 이번 국제 임상연구가 그 동안 효과적인 치료방법이 없었던 다발성 캐슬만병 환자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