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흠 동산병원 로봇수술센터장,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 혜택 강조
최근 단 하나의 절개창을 통해 수술을 하는 로봇 싱글사이트(단일공) 수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주로 담낭절제술과 같은 간담췌외과 수술에서 시행되던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은 최근 산부인과로까지 영역을 넓혀 환자와 의사에게 최소절개로 인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의협신문>은 해외에서 급증하고 있는 부인과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이 국내에서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현황 및 장점을 살펴보고,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이 환자와 의사에게 어떠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국내에서 싱글사이트 수술을 가장 활발히 시행하고 있는 조치흠 교수(계명대 동산병원 산부인과)를 만나봤다.
조치흠 교수는 지난 2월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최초로 난소종양과 자궁근종을 가진 환자에게 '단일공 로봇수술'을 성공했으며, 3월에는 자궁내막암 환자에게 단일공 로봇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조 교수는 현재 동산의료원 로봇수술센터장 및 대한산부인과 내시경학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다.<편집자주>
주로 자궁절제 및 난소종양 수술에서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이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부인암까지 영역을 넓혀 자궁내막암 환자를 싱글사이트를 이용해 성공적으로 수술을 시행했다.
자궁내막암은 싱글사이트 수술을 하면 장점이 많다. 시간이 절약되는 것은 물론 복강경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수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강경 수술을 잘 하는 의료진이 싱글사이트 수술을 잘 할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자궁절제(hysterectomy) 양성난소제거(ovary removal for benign conditions)에 대한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이 허가를 받았다.
Q. 아시아 국가 중에는 한국이 독보적으로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한국의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 수준 및 현황은 어떠한가?
한국 의사들이 워낙 술기가 좋아 전세계적인 표준 로봇수술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은 단일공 복강경 수술에서도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뛰어난 결과를 보였기에 로봇으로 이루어지는 싱글사이트 수술에도 더욱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임상데이터도 다른 나라와 비교해 많은 편이고, 최근 여러 국제학회에서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등록된 다양한 연구기관 분석에 따르면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은 약 1000개 이상의 단일공 케이스 중 13%를 차지했으며, 2009년~2010년 동안의 케이스와 그 이전의 케이스를 비교할 때 증가 추세를 보였다. 관련 논문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Q.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의 장점은 무엇인가? 산부인과에서 사용하던 기존의 복강경 수술법과 비교하면?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은 복강경과 비교했을 때 시각적인 부분이 뛰어나다. 10배까지 확대되는 3D 고화질 입체영상과 같은 최첨단 이미징 기술이 있어 의사들이 수술부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 물론 다빈치Si 로봇수술 장비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Si급 이전의 로봇수술장비는 싱글사이트 수술을 지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복강경 단일공 수술로 자궁적출 수술을 할 경우 의료진의 체력적인 부담이 큰데 반해,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은 훨씬 편한 자세로 수술할 수 있다. 의료진에게 제공하는 혜택은 더 나은 치료 효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복강경 수술법에 비해 배우기가 쉽다는 점도 의료진의 입장에서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연구에 따르면 한 집도의는 싱글사이트 자궁절제술에서 첫 15건의 수술케이스와 이후의 5건을 비교했을 때 평균적으로 29.3%의 수술시간 감소를 보였다.
Q. 자궁경관 무력증 환자에게 복강경으로 자궁경부 상부 봉축술를 시행하는 'Soo' procedure를 개발해(250케이스 보유. 91%의 성공률) 세계 100대 의학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고있다. 복강경 수술 전문가임에도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이라는 새로운 수술법까지 도전하게 된 계기는?
의사의 기본은 끊임없이 환자에게 가장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수술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다. 직접 개발한 수술법에 안주하지 않고 환자를 위한 다양한 수술법을 연구하고 싶었다.
로봇수술은 배우기가 쉽다. 단일공 복강경 수술 대비 확실히 수술법이 쉬워 의사들의 학습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후배 의사들에게 교육시킬 때도 편하다.
줄어드는 산부인과 외과의들을 생각하면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이 갖는 장점이 의료계의 현실적인 문제의 대안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Q. 우리나라 의사들은 술기가 좋아 복강경 수술 실력이 세계적인 수준이다. 그럼에도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이 필요한 이유는?
지금까지 복강경, 복강경 단일공 수술, 로봇수술,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 등 여러 수술의 기술의 변천을 보아왔는데 이러한 발전이 계속되는 이유는 환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은 환자에게는 최소침습수술의 혜택을, 의사에게는 더욱 쉽고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혜택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복강경 단일공 수술과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 중 어느 하나만이 옳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스마트폰 시대에도 2G폰으로 충분히 생활하는 경우가 있듯이, 모든 부인과 질환에서 반드시 싱글사이트 로봇수술을 강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복강경 수술로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복강경으로 불가능한 경우 로봇수술을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하지만 비용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없을 경우에는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을 권하고 싶다. 수술시간 감소는 물론 환자 만족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Q. 산부인과 수술은 여성 환자의 수술 후 삶의 질을 고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이 여성 환자들에게 주는 특별한 혜택이 뭔지 말해달라.
가장 큰 장점은 흉터를 최소화해 젊은 여성들에게 미용적인 혜택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단 하나의 절개창을 통해 모든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몸에 흉터가 남을까 걱정하는 여성들이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을 선호한다. 또 환자의 회복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단점은 비용이 복강경보다 비싸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용도 예전보다 많이 낮아졌다. 환자들이 비용에 대해 큰 부담이 없어지는 것 같다. 그만큼 장점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자궁내막암에도 단일공 수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자궁내막암은 삼성서울에서 1케이스 먼저 성공했지만, 동산병원은 두번째이기는 하지만 4케이스가 있다. 자궁내막암 수술도 앞으로 싱글사이트 수술이 많아질 것으로 본다.
Q.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의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비싼 비용으로 인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의사는 환자 개개인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가장 효율적인 수술을 제안해야 한다. 로봇수술 비용문제 역시 단순한 금액뿐 아니라 수술시간, 입원기간, 사회복귀 등 복합적인 사회경제적인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다만, 기기도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인 발전을 하고 이에 따라 비용이 내려가듯, 미래에는 로봇수술 비용도 저렴해 질것으로 기대한다.
Q. 더 많은 환자들이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을 받기 위해 개선돼야 할 점은? 의료인의 입장에서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이 확장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듣고 싶다.
싱글사이트 로봇을 이용해 더욱 효과적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수술법을 연구한다면 환자에게 더욱 많은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도권으로 들어오면 누구든지 수술을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보편화를 위해서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부인과 쪽에서는 아직 가이드라인은 없다. 현재로서는 미국에서 나온 가이드라인을 참고하고 있다.
Q. 부인과 싱글사이트 로봇수술이 국내에서도 대세가 될 수 있을까?
로봇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수술이다. 그리고 난소암도 부분적으로 할 수 있다. 부인과 영역에서는 암쪽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복강경 등 기존 수술법으로 가능한 것을 하고 어려운 부분을 로봇 싱글사이트로 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하지만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을 해보면 구멍하나로 충분히 효과가 좋게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많이 이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이것들만 조금 보완이 된다면 앞으로는 로봇 싱글사이트 수술이 대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복강경 수술과 비용적인 면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이 먼저 이 수술법을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