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 발빠르게 개편...서울대·세브란스·아산은 뒤늦게 대응책 마련
<본지> 직접 병원 홈페이지 서 진료예약 시도...주민번호 입력창 그대로
오늘(7일)부터 진료예약 시 주민등록번호 수집이 금지되지만 대형병원에서는 여전히 인터넷 진료예약을 할 때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도록 하고 있어 혼란이 예상된다.
<의협신문>은 법 시행 하루 전인 6일 오후 2시~3시까지 서울에 있는 빅4병원(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의 홈페이지를 직접 방문, 인터넷 진료예약을 직접 시도해봤다.
그 결과 빅4병원 가운데 삼성서울병원만 제외하고,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은 모두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도록 돼 있었고, 7일부터 개인정보보호법 강화에 따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지 못한다는 공지사항(팝업창)도 없었다.
물론 내년 2월 6일까지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주민등록번호 수집 금지제도에 대한 계도기간이 주어진다고는 하지만, 수많은 환자들이 대형병원을 이용할 때 인터넷과 전화를 통해 진료예약을 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안일한 대응이 아닐 수 없다.
또,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은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7일 이후 진료예약 시스템을 개편해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지 않고 예약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지만 서울아산병원은 내부적으로 논의만 있을 뿐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개인정보보호법 강화에 따른 의료기관들의 발빠른 대처가 요구된다.
먼저, 주민등록번호 보호 강화와 관련 삼성서울병원이 가장 먼저 홈페이지 시스템을 개편했다. <기자>가 직접 삼성서울병원 홈페이지에 접속해 진료예약을 시도한 결과 ▲아이디 ▲비밀번호 ▲이름 ▲휴대폰번호 ▲이메일만 입력하면 회원가입이 되고, 진료예약이 가능했다.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는 창은 없었다.
이와 관련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 진료예약을 하는 환자들은 아이디나 가예약번호를 받기 때문에 주민번호를 몰라도 예약하는데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환자가 진료예약 후 병원을 방문한 이후 필요에 따라 주민등록번호 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서울병원이 주민등록번호 보호 강화 이전부터 이같은 시스템을 운영했다면,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은 좀 뒤쳐진 느낌이다.
서울대병원은 <기자>가 직접 홈페이지를 방문한 결과 ▲이름 ▲주민등록번호 입력창이 그대로 떴다. 즉,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만 진료예약이 가능한 것.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그동안 인터넷 진료예약 시 환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했다"며 "이것을 알아야 환자 입력이 되는 시스템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름과 생년 월 일이 같은 사람이 10만 3000명이나 되는데, 만약 진료·검사·투약을 하다가 오류가 발생하면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의료기관에서는 주민등록번호 수집 금지 적용을 하지 않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요구를 정부측에 했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인터넷 진료예약은 하루 평균 100여명 정도 되는데, 7일 이후부터는 진료예약을 위해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환자들에게는 주민등록번호 입력을 안해도 되게끔하고, 진료예약이 목적이 아닌 사람들이 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할 때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세브란스병원도 현재 인터넷을 통해 진료를 예약할 때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는 시스템이었다. 세브란스병원은 <기자>가 가정의학과 진료예약을 위해 회원가입을 할 때 ▲이름 ▲연락처 ▲이메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 했다.
이에 대해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안행부와 협의를 한 결과 계도기간이 주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분간은 현 상태로 진료예약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계도기간 이후에는 주민등록번호 수집이 불가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진료예약 시스템을 개편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해 좀 늦기는 했지만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이 진료예약 시스템 개편을 하고 있는 것과 달리 서울아산병원은 이렇다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가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를 토해 진료예약을 한 결과 ▲이름 ▲주민등록번호 입력창이 그대로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주민등록번호 수집과 관련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홈페이지 개편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병원에서 논의를 하고 있지만 방침이 확실히 나온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