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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근절 분위기 속 제약사들 복잡한 속내

리베이트 근절 분위기 속 제약사들 복잡한 속내

  • 최승원 기자 choisw@doctorsnews.co.kr
  • 승인 2014.07.2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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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차원의 조직적 리베이트 힘들지 않겠나 전망
일부 제약사 리베이트 의존 유혹 더욱 커질수도

국내 제약사들의 대표 단체인 한국제약협회가 23일 리베이트 근절의지 등이 담긴 기업윤리강령을 발표하면서 준법경영(CP)이 제약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제약협회가 회원제명과 윤리기업인증제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안을 발표하고 대형 제약사들 역시 준법경영체제를 갖추고 리베이트 영업방식에서 벗어날 것을 속속 선언하면서 이전 선언들과는 다른 분위기 감지되고 있다.

특히 최근 내수 시장이 위축되고 제약사마다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국내 시장에 대한 과열된 리베이트 의존 영업행태가 변화할 것으로 보여 이같은 시장상황과 근절선언이 맞물리면서 근절효과가 커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국내 대형 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이제는 과거와 같이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영업방식은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제약계 그 어느 누구도 리베이트가 사라질 것이라고는 단언하지 못하고 있다. 리베이트 제공이 쉽지 않아지면서 오히려 리베이트 영업방식의 효과는 더 커지고 그만큼 유혹도 커질 것이라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중소 제약사의 한 임원은 "여러 제네릭이 경쟁하는 시장에서 어느 한 곳이 리베이트를 제공하기로 맘먹으면 다른 경쟁자들이 구경만 할 수 없지 않겠느냐"며 "한순간에 관행적인 영업방식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대형 제약사의 경우 리베이트를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과연 경쟁사가 리베이트를 제공해 자사 제품이 어려움을 겪는다면 이를 회사가 감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일부 제약사들이 벌써부터 'CSO(판매대행업체)'를 활용한 리베이트 제공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CSO의 경우 약사법이나 의료법으로 규제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어서 일부 제약사가 리베이트 제공을 위해 CSO를 악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중소 제약사의 한 임원은 "새로운 룰에 적응을 잘하면 뜻하지 않게 좋은 기회를 잡을 수도 있고 반대로 대형업체라도 적응을 잘하지 못하면 처지기 마련"이라며 "일부 제약사들이 위험이 크더라도 이번 기회가 업계 순위를 몇계단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리베이트 투아웃제 시행과 제약협회의 리베이트 자정선언 등으로 리베이트 근절이 화두가 된 분위기 속에 회사 방침을 묻는 질문에 임직원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중소 제약사의 한 임원은 "리베이트를 없애기는 없애야 할텐데 쉽게 없어질지는 모르겠다"고 말하거나, 또 다른 임원은 "근절선언을 했는데 없애야 하지 않겠느냐"며 대답을 회피했다.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말인 동시에 여차하면 어쩔 수 없이 흙탕물에 뛰어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복잡한 속내가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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