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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이 달라도 '신장이식' 가능...새로운 희망

혈액형이 달라도 '신장이식' 가능...새로운 희망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4.07.1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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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신장이식 대기자 세 가족 릴레이 신장이식 성공
혈액형 불일치 포함한 교환이식 성공 첫 사례...신장이식 대안 전망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6월 2일과 3일, 양일간에 걸쳐 국내 최초로 혈액형 불일치 조합을 포함한 세 쌍의 가족에게서 릴레이 신장이식 수술을 성공했다.
신장이식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혈액형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교환이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이식 대기자 1만 5000명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신장이식을 할 때 혈액형이 맞지 않는 경우 의료진이나 환자 모두 부담을 느꼈다. 그러나 기증과 이식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끼리 혈액형이 달라도 신장을 주고 받을 수 있게 돼 앞으로 '교환이식' 활성화가 기대된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김성주 교수팀은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혈액형 불일치 조합을 포함한 교환이식에 성공하면서 교환이식 분야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특히 단일병원 최초로 세 쌍의 가족이 연달아 신장을 주고받는 릴레이 방식으로 이번 교환이식이 성공해 의미가 컸다.

교환이식은 가족이 환자에게 신장을 기증하려 해도 혈액형이 맞지 않거나 면역 거부반응 등 이식 실패의 우려가 클 때, 성공 가능성이 높은 다른 환자와 가족을 찾아 신장을 주고받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1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이같은 제도를 도입했지만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장기를 교환하는 행위 자체가 워낙 예민한 문제여서 신장을 주고받는 모든 당사자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또 의학발전으로 ABO 혈액형 불일치 이식수술 역시 널리 알려켰지만 이같은 부담 때문에 교환이식이 한 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이 이번에 ABO 혈액형 불일치 신장이식을 교환이식 수술에 도입함으로써 최소한 의학적 부담감은 일선 현장에서 털어낼 수 있게 됐다. 또 삼성서울병원의 선례를 따라 혈액형 불일치가 더 이상 의학적 한계요소가 아님이 입증됐다.

김성주 교수팀에 따르면 지난 6월 2일과 3일, 이틀에 걸쳐 세 쌍의 이식환자와 가족이 신장을 주고 받았으며, 최근 병원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세 가족은 그동안 혈액형이 맞지 않거나 면역 거부반응 등으로 가족 구성원 내에서는 기증받을 길이 없어 고민이 많았다.

강상덕씨(여·48세)는 지난 2012년 사구체신염 등이 악화돼 신장이식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남편으로부터 신장을 기증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남편에 대한 항체가 형성돼 있었다. 삼성서울병원을 찾기 전부터 B세포 항체 투여, 혈장교환술 및 면역글로불린 투여 등의 조치를 받으며 자체적으로 해결해 보려 했지만 결국 뇌사자 기증만이 답이었다.

또 다른 환자 박인숙씨(여·60세)는 당뇨로 인해 신장 기능이 나빠 2002년부터 투석을 하며 버텨왔다. 신부전으로 상황이 악화되자 2009년 가족으로부터 이식을 받기로 했으나 강 씨와 마찬가지로 항체가 형성돼 있었다. 그녀 역시 뇌사자 기증이 유일한 희망이었지만 가능성은 낮았다. 그러나 3명의 환자 모두 용기를 내어 교환이식을 선택했고,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김성주 장기이식센터장은 "우리나라 장기이식의 경우 대기 환자에 비해 기증자가 현저히 적고, 가족 간에도 교차반응 양성으로 나타나는 등 이식조건을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에 단일병원 내에서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포함하는 적극적인 교환이식이 활성화되면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어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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