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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실 이행' 강조하는 의정협의 아젠다는?

'충실 이행' 강조하는 의정협의 아젠다는?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4.07.1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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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영리 뺀 아젠다 대부분 '진료 환경 개선' 밀접
추무진 의협 회장 "회원들은 의정합의 이행 원해"

▲ 의협 상임이사회 회의 모습. ⓒ의협신문 김선경

의협 회장 교체를 전후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원격의료 시범사업 논의가 서서히 재개되고 있다. 5월 30일 원격의료 시범사업 추진 일정이 공개된 이후 이렇다할 진전이 없었으나, 의협이 새 회장 중심으로 안정화를 찾아가면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는 분위기다.

의협은 9일 상임이사회를 열어 '의협-보건복지부 의정합의 이행추진단' 구성안을 의결했다. 추진단의 의협측 인사는 강청희 상근부회장을 단장으로 △김길수 기획이사(간사) △연준흠 보험이사(위원) △서인석 보험이사(위원) △박종률 의무이사(위원) △임인석 학술이사(위원)로 구성됐다.

보건복지부측은 △권덕철 보건의료정책관(단장) △전병왕 보건의료정책과장(간사) △양윤석 의료제도개선팀장(위원) △손호준 원격의료추진단 기획제도팀장(위원) 등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추진단은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비롯한 39개 의정합의 아젠다에 대한 추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추무진 의협회장과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은 오는 14일 첫 회동을 갖는다. 이 자리에선 원격의료 시범사업 사안이 가장 주된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시범사업의 조속한 실시를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새롭게 제시한 진단·처방을 제외한 '원격 모니터링' 시범사업 추진에 대한 공식 제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원격 모니터링을 포함한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대한 의협 내부의 입장 정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는 점이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제 37대 집행부 때부터 준비해오던 대회원 설문조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비대위에 집행부가 참여하고, 공동비대위원장 체제에 합의한 만큼 설문조사는 비대위-집행부간 조율을 거쳐 실시 여부와 시기, 내용 등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설문조사가 실시될 경우, 그 결과에 따라 의협의 시범사업 참여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관련 추무진 의협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비대위의 논의 과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대위와 집행부가 의협 내부에서 충분한 토론을 거쳐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취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비대위 내부에선 원격 모니터링 시범사업에 대한 반대 기류가 강해 합의점 도출에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의협, 의정합의 아젠다 '강력 추진' 의지

의협의 입장이 명확히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원격의료 시범사업은 여전히 안개속에 휩싸여 있지만, 의협은 나머지 의정합의 사항에 대해선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추무진 회장은 의협회장 선거 출마 당시부터 의정합의 이행은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돌려준다며 '의정합의 충실 이행'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즉 지난 의협회장 선거에서 과반수에 가까운 득표율(49.4%)로 당선된 것은 의정합의 이행 추진에 대한 충분한 명분이 된다는 판단이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

추 회장은 "회원들은 제 2차 의정협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파업을 유보했다. 그리고 나는 회원들의 그 같은 결정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선거공약으로 회장에 당선됐다. 회원들은 의정협의 결과를 충실히 이행하라고 나를 회장으로 뽑아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정합의 결과를 살펴보면 추 회장의 지적대로 일선 의사들의 진료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아젠다들이 포함돼 있다.

원격의료·영리법인을 제외한 총 37개 아젠다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의료계 숙원인 불합리한 수가결정 방식의 합리적 개선이 눈길을 끈다. 수가협상 결렬 시에도 공정한 수가결정이 가능하도록 건정심에서 수가가 결정되기 전에 가입자와 공급자가 참여하는 중립적 조정소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키로 했다.

심사기준 투명화 및 합리적 개선을 위한 합의 내용도 주목된다. 현재 요양급여 심사기준의 잦은 변경, 심사기준 제·개정 과정 및 삭감기준의 불명확한 공개로 의료현장의 혼선 및 심사평가원의 심사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다.

의정은 합의를 통해 심사기준(심사지침 및 사례)을 전면공개하고 이에 대한 홍보를 강화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7월 이내 전문심사 심사사례의 유형을 공개하고 2015년부터 지역심사평가위원회 심의사례 공개를 위해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운영 규정을 개정검토 후 공개한다는 방안이다.

실사 및 심사삭감 등에 대한 이의 신청을 처리하는 보건복지부의 건강보험분쟁조정위원회의 신속한 처리가 가능하도록 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도 올해 안에 강화키로 했다.

정부 일방적 행정 관행 '제어장치' 마련

보건의료 관련 입법예고·고시를 일방적으로 추진해 온 행태도 개선키로 했다. 보건복지부에서 논의되는 각종 입법예고·고시 등에서 발견되는 문제점과 관련해 각 보건의료단체가 정부와 신속히 협의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 산하에 보건의료발전협의회 및 의정협의체를 신설·운영토록 했다.

특히 일차의료 활성화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들이 대폭 마련됐다는 점이 관심을 모은다. 대형병원 외래 쏠림 현상 해소 및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해 의원급 경증질환 확대, 상급종합병원의 재진환자 외래비율 제한 및 예외경로 축소, 지정기준 강화 등 실효성 있는 방안을 공동으로 마련키로 했다.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진료의뢰 및 회송이 강화될 수 있도록 진료의뢰서 서식 및 절차 개선, 가이드라인 제정, 의뢰회송제도 정비 등 개선안도 추진키로 했다.

이밖에 △처방기간 구분 등 일차의료의 기능에 적합한 진찰료체계 개편 등 수가모형을 함께 논의·개발△노인외래정액제 개선방안 착수 △차등수가제로 인한 절감재원을 일차의료 활성화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 △야간전문 의원 활성화를 위한 야간전문 표방 허용, 전문수가 인정 등 제도개선 △의료급여 미지급금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급여지급 기일 명시 등이 의정협의문에 포함돼 있다.

중립적·독립적 수련환경 평가기구 운영, 의사보조인력(PA) 합법화 추진 중단, 전공의 유급 조항 폐지 등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도 담겨 있다.

추 회장 "아젠다 대부분 의사·환자 위한 것"

이와함께 △사무장병원 근절을 위한 법·제도 마련 △의료인폭행방지법 마련 △대진의 고용시 신고일원화 △진단용방사선 발생장치를 설치·운영 2중신고 일원화 △입원환자가 타의료기관에서 외래진료 받을 경우 각각 의료기관의 청구 인정 △물리치료 1일 1부위 제한 및 질환별 횟수제한 등 규제 해제 △30일 이내로 제한된 예방접종비용 상환기간 현실화 △구급차 탑승 의사에 적정비용 보상 등 실질적인 의료현장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들이 대폭 들어있다.

건보공단의 무작위 수진자 조회의 폐해를 막기 위해 공단의 '요양기관 방문확인 표준운영지침(SOP) 개정(안)'을 의협과 마련·공개키로 하고, 리베이트 관련 위법 사실이 입증되지 않은 의사에 대한 행정처분에 신중을 기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허위 및 부당청구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처분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등 의료인의 행정처분 기준 등에 대한 규제를 합리화하기 위한 별도의 논의 단위를 운영한다는데도 합의했다.

추 회장은 지난 선거운동 당시 "아젠다 대부분이 의료계가 줄곧 원했던 규제 완화와 지난 수년간 의정이 함께 고민했던 일차의료활성화 등 의사·정부·환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면서 올바른 의료제도를 확립하여 의료의 질을 올리기 위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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